열다섯, 아빠가 되기엔 너무 일러!

시리즈 일공일삼 시리즈 9 | 앤 파인 | 옮김 노은정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3년 2월 7일 | 정가 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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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쯤 되면 갑작스러운 신체 변화가 주는 호기심으로 자칫 실수를 저지르게 되는 아이들이 있다. 십대의 아이들이 한 아기의 아빠와 엄마가 되어 정말 아무것도 모른채 아기를 키우는 이야기를 들을때면 아직 학창시절 친구들과 십대의 추억을 만들어가야 하는 아이들에게는 너무 이르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책은 지금 열다섯 아이들에게 밀가루 아기를 돌보게하는 과제를 통해 아기에 대한 책임감이 무엇이고 자신들을 지금껏 키워오고 있는 엄마 아빠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다.

 

특히 늘 문제의 중심에 있는 사이먼이라는 아이의 이야기를 통해 말도 안될거 같은 밀가루 아기 키우기 프로젝트는 청소년 성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어른이 되는 과정을 극적이고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어 무척 흥미진진하다. 그렇게 하루가 멀다하고 말썽을 피워 교무실을 제 집 드나들듯 하던 사이먼의 우연한 행동으로 시작된 문제아반의 밀가루 아기 키우기 프로젝트는 담임조차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어 그 결말이 내내 기다려지기까지 한다.

 

밀가루 아기 키우기라니 밀가루로 아기를 반죽해서 키운다는 이야기인걸까? 문제아반의 담임이나 친구들만큼 궁금했는데 그건 다름 아닌 밀가루 푸대를 아기처럼 돌봐줘야 하는 프로젝트로 더러워져서도 안되고 무게가 줄어도 안되고 결코 혼자둬서도 안되며 만약 밀가루 아기를 떠나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누군가에게 대신 맡겨야 하는 책임을 수행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과제을 통해 이 아이들이 얻게 되는건 무엇이고 어떤 것을 목적으로 하는것인지 참 알다가도 모르겟다 싶지만 사이먼이 점점 밀가루 아기에게 빠져들어가는 과정을 들여다 보면 참 괜찮은 과제라는 생각이 든다.

 

사이먼은 밀가루 아기를 돌보며 자신의 어린시절을 진지하게 묻게 되고 자기를 떠나간 아빠에 대한 이야기를 알고 싶어 한다. 똥도 싸지 않으니 기저귀를 갈아야하거나 울지도 않으니 우유를 주는 불편함이 없는데도 어디든 데리고 다녀야하고 깨끗함을 유지해야 하고 또 구멍이 나서 무게가 줄어들지 않게 잘 돌봐야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참 힘겨움을 느낀다. 그러면서 자신처럼 말썽만 피우는 아기를 키워야했던 엄마를 소중하게 여기게 되고 떠나야 했던 아빠를 이해하기까지 이르는데 물론 그런 과정을 통해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은 참 좋지만 아빠를 느끼고 싶어하는 모습에서는 가슴이 싸해지기도 한다.

 

그리고 육아일기를 쓰듯 매일 쓰는 아이들의 일기를 통해 그 성장이 어느만큼 진행되고 있는지를 들여다 볼수도 있다. 물론 진지하게 과제에 임하기 보다 점 점 왜 이런 귀찮은 일을 왜 해야하는지 반항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모두는 분명 아직 한 아기를 책임지지 못하는 나이에 아기를 가지는 일을 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기는 한다. 책임감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아기를 낳지 않겠다는 아이도 있지만 사이먼의 경우는 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하고 지금 정이 푹 들어버린 밀가루 아기는 진짜 아기가 아니며 아직은 자신이 아기를 책임질 나이가 아님을 밀가루 푸대자루를 하나둘 터뜨려 하얀 가루를 뒤집어 쓰면서 깨닫게 되는 장면은 그야말로 클라이막스다.

 

우리 청소년들에게 제대로된 성교육을 하지 못할 바에는 자신이 하지 말아야할 행동이 무엇인지 깨닫게 하는데는 이런 과제를 수행하게 하거나 이런 책을 함께 읽어보고 토론해 보는 시간을 갖는게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