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매, 사실은 정말로 미워하는 게 아니었다?

시리즈 블루픽션 62 | 제리 스피넬리 | 옮김 이원경
연령 14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3월 20일 | 정가 11,000원

아무리 육아에 전념중인 엄마라 하더라도 엄마 개인의 관심사와 관련된 책을 읽는 것도 나름 기분 전환에 도움을 받기 마련이예요.

비룡소 모니터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저는 매달 비룡소의 새 책을 한 권씩 만나보고 있답니다.

늘 그렇듯, 책이 담긴 봉투를 받을 때만 해도 음. 이번 달엔 어떤 책이 와서 아이랑 어떻게 놀아볼까를 생각하며 설레여 하는데요.

 

네. 이번 책은 반전이 있더군요. 

봉투의 두께도 심상치 않은 것이 개봉하니 두둥. 엄마가 읽기 딱 좋은 책인 겁니다.

정확히 말하면 엄마의 관심사를 다루고 있는 책이죠. 

저는 성장소설 혹은 청소년 문고를 즐겨 읽는 편이예요.

한동안은 사** 출판사의 청소년 문고를 읽고 수집하듯 모으기도 했죠.

그런데 어느날 돌아보니 여러 출판사에서 성장 소설 혹은 청소년 문고를 발간하더라구요.

개인적으로 비룡소의 청소년 문고들 중에서도 재미있게 본 책이 몇 있는지라 이번에도 기대치 상승.

 

이번에 도착한 책은 누가 내 칫솔에 머리카락 끼웠어?

블루픽션 62.

아, 벌써 블루픽션 시리즈가 62권이나 나왔군요.

아주 인상깊게 읽었던 전갈의 아이가 11번째 책이니 벌써 시간이 꽤나 흘렀나봅니다.

반가웠어요. 정말!

 

하지만. 두 꼬맹이들 덕분에 한 번에 쭈욱- 쉼없이 읽지는 못했어요.

사실 그게 제일 아쉬웠다는요.

청소년 소설을 한 번에 쉬지 않고 쭈욱 읽어야 재미난데 말이죠.

 

아무리 다시 봐도 제목 참 독특합니다.

도대체 제목으로는 내용을 상상할 수가 없어요. 표지 삽화로도요.

이야기를 읽다보니 그제서야 슬슬 제목이 이해가 됩니다.

   

왕재수(그레그)와 왕수다쟁이(메그) 남매의 갈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내는

이 책은 참 독특하게 두 아이의 입장이 교차되며 이야기가 서술되고 있어요.

메그의 시점에서 한 챕터의 이야기가 진행되면 다음 챕터에서는 그레그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진행되지요.

그러니 당연히 어떤 사건에 대해 느끼는 그 아이들의 감정을 잘 이해할 수 있어요.  

 

미국 아이들이라고 뭐 별반 다르겠어요?

십대니까 느끼는 이성에 대한 감정, 형제끼리의 소소한 다툼. 뭐 우리네 아이들과 비슷하기 마련이죠.

그런 이야기들이 소설 곳곳에 담겨 있답니다.

 

왕재수는 메그가 오빠를 지칭하는 말이고, 왕수다쟁이는 그레그가 동생 메그를 지칭하는 말이랍니다.

이 말에서 그들의 상대에 대한 감정을 잘 읽을 수 있어요.

그레그와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해가 잘 안 되던 남동생이 있었던 저로서는

뭐랄까 두 녀석의 입장이 정말 이해되고 공감되더라구요.

그리고 어쩌면 우리 꼬맹이들도 상대에 대해 저런 감정을 느낄 수 있겠다 싶기도 했고요.

 

소소한 일들이 모여 상대에 대한 감정을 만들어내고,

때때로 내가 생각한 것이 상대를 오해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것을

몇몇의 계기가 되는 사건을 겪으며 아이들은 자라납니다.

 

서로를 못 잡아 먹어 으르렁거리던 메그와 그레그도 사실은 서로를 엄청 아끼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위기의 과정을 거치면서 말입니다.

사실 어른도 그렇잖아요. 뭔가를 깨닫는 건 꼭 무슨 일을 겪어야지만 되니까요.

 

메그는 요양원에 계신 할머니를 만나며 가족이 아니어도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을 

조와 친해지는 과정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법을 깨닫습니다.

그레그는 제니퍼와 새러 사이에서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진심으로 깨닫게 되고 사랑하는 사람의 소중함을 알게 되지요.

 

이런 만남과 헤어짐의 과정을 통해 성장한 두 아이들은 결국 상대에 대한 감정이 진심이 아니었음을 깨닫고

형제간의 우애를 되찾는 것으로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요.

 

십대 아이들은 책을 통해 마치 자신의 이야기를 보는 것과 같은 친밀감을 느끼는 와중에

가족의 소중함, 사랑하는 이에 대한 배려나 소중함을 배울 수 있을테고요.

어른들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거나 아니면 아이들의 심리를 좀 더 이해할 수 있을 듯해요.

저는 우리 두 꼬맹이들의 감정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답니다.

 

이번 달에도 좋은 책을 접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난 후 직접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