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랑팔랑 버들잎 여행]을 읽고 왕관을 만들어봤어요

시리즈 과학 그림동화 34 | 글, 그림 안네 묄러 | 옮김 김영진
연령 5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4월 29일 | 정가 12,000원

 

[팔랑팔랑 버들잎 여행]

 

 

작년에 사실적이고 설명적인 과학동화보다 좀 더 서정적인 내용의 그림동화책을 찾아해매던 기억이 납니다.

찾을 땐 그렇게도 맘에 드는게 없었는데…

1년만 일찍 만났더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 만난 것도 기뻤습니다.

 

책 마지막 장에는 독후활동이 제시되어 있었어요.

그것도 기뻤습니다.

저는 다른 엄마들이 블로그에 올려놓는 독후활동이나 놀이활동들을 보면

기가 죽는 게으른 엄마거든요.

ㅎㅎ

 

그래도 모처럼 마음 먹었으니,

책에 나온대로 집에 없는 안 깐 호두도 마트 가서 구해 보고

동네에 없는 버들잎도 먼 공원에 나가서 구해 보고

 

그리고 책에 없는 다른 재료까지 활용해서

여러가지 모양의 나뭇잎 돛단배를 만들어 봐야지.

뭐.. 그런… 거창한 생각을…

저와 어울리지 않게… 나름 혼자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생각과는 다르게…

아이는 바로 왕관을 만들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 순간…

여러가지 형태의 배를 만들자고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진정한 독후활동이라는게

엄마의 주도대로 엄마가 원하는 활동을 하는게

아닐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을 꾹 참았어요.

 

 

 

 

“가을도 아닌데 낙엽은 어디서 구할까?”

“그래도 나가 보자 엄마”

“우리 동네에… 책에 나온 버들잎은 아마 없을꺼야”

“괜찮아 엄마. 그냥 다른 잎으로 하면 되거든”

“그런데 나뭇잎을 똑 꺾으면 나무가 아파할텐데…”

“바닥에서 찾아보자”

 

그래서 나뭇잎을 주우러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녔습니다.

비가 많이 내린 후라 그런지

바닥에 떨어진 나뭇잎들을 제법 구할 수 있었습니다.

 

나뭇잎을 구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와의 대화 속에서 나의 생각이 얼마나 부정적인가…

그런데 다행히 아이는 또 얼마나 긍정적인가…

 

좀 더 저의 생각과 습관이 달라져야겠습니다.

 

 

 

“엄마, 저건 무슨 잎이야?”

“감나무인가???……  산 좋아하시는 할아버지 보여드리면 대번에 아실텐데….”

도시에서만 나고 자란 저의 무식이… 하늘을 찌르는 순간입니다.

도대체 깊은 산 속의 이상야릇한 나무도 아니고…

아파트 단지 내에 흔하게 심겨진 나무의 잎을 보고도 구별을 할 수가 없다니…

참… 아이에게 또 미안한 순간입니다.

ㅎㅎ

 

 

집에 돌아와서 이런 저런 잎들을 펼쳐보았습니다.

그래도 다양하게 주워왔네요.

^___^

 

 

어떻게 만들까… 구상중인 것 같아 기특해 보였습니다.

“어떻게 만들까 생각중이었구나?”

“아닌데”

“그럼 뭐 한거야?”

“몰라. 그냥”

저의 착각이었나봅니다.

잠시 멍때린 20여초의 순간인가봅니다.

ㅡ,ㅡ;;

 

 

그래도 엄마의 말을 조금 생각한 건지… 혼자 생각한 건지…

이걸루 갈매기도 만들고, 저걸루 지렁이도 만들거라고 합니다. ㅋ

 

 

양면테이프는 꼬옥 자기가 뗄 수 있으니 엄마는 절대로 떼지 말라고 합니다.

 

 

‘야.. 야.. 좀 더 예쁘게 만들어봐.’, ‘여기 빈 공간도 많은 것 같아.’,

‘왕관이니까 반짝이풀 가져와서 반짝거리게 만들어볼까?’ 등등등등

하고싶은 말은 아주아주 많지만,

머… 그런 말들 꾹 참고 있습니다. 헤헤헤

머… 그런 말들이 아이의 창의성과 주도성을 해친다고 들은 것 같아서 말이죠.

역시… 힘 빼고, 버리고, 기다려주고…

그런 엄마의 역할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헤헤… 배시시 웃는 모습보니 저도 기분이 좋네요.

그리 멋지거나 훌륭한 작품은 아닐지 모르지만,

엄마 눈에는 그냥 최고로 보입니다.

  1. 쇼앤슈
    2012.3.13 10:02 오전

    아이디어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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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강은옥
    2011.7.16 2:54 오전

    정말 다양한 나뭇잎이 있네요. 숲 속 왕자님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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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이수진
    2011.7.15 11:10 오전

    이야… 버들잎 왕자님인가요?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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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김은지
    2011.7.15 9:13 오전

    집 주변에 정말 다양한 나뭇잎이 있네요. 아이들은 책을 보면 아이디어가 샘솟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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