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간의 세계 일주

연령 13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3년 1월 30일 | 정가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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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간의 세계일주

깊고 깊은 심해는 어떤 곳일까? 자유롭게 바닷속을 다닐 수 없을까? 한 작가의 상상은 소설 ‘해저 2만리’ 를 통해 인간이 바닷속을 흥미진진하게 여행하게 해 주었다. 그리고 바닷속을 유영할 수 있는 물체는 상상의 세계를 넘어 잠수함이란 이름으로 그 꿈이 실현되었다.

인간의 상상이 얼마나 세상을 변화시키는 큰 원동력이 되었는지 그 증거가 되는 작가가 바로 쥘 베른이다. 쥘 베른의 또 다른 대표작 ‘80일간의 세계일주’를 다시 한 번 만나게 되었을 때 세계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은 인간의 세상을 더 가까이 만들고 있다. 단 며칠이면 비행기를 타고 세계 어느 곳이든 갈 수 있는 시대이지만 쥘 베른은 그의 작품 ‘80일간의 세계일주’를 통해 80일간의 세계 일주 속도에 대한 도전이 아니라 그 도전 안에 펼쳐지는 진지한 여행의 의미도 담아내고 있다.

책을 펼쳤을 때는 10월 2일 수요일 출발하여 80일 안에, 시간으로는 1,920시간, 분으로는 115,200분 안에 지구를 돌아 12월 21일 토요일 저녁 8시 45분에 세계 일주를 마쳐야 하는 도전이 무모해 보였다. 필리어스 포그의 판단이 너무 성급하지나 않았는지, 그를 따라나선 하인 파스파르투는 겨우 채용 하루도 못되어 필리어스 포그를 수행하게 되니 그 둘의 여행은 순탄할 것 같지 않았다. 2만 파운드까지 걸고 도전을 시작하는 그들의 여행을, 큰 소리 뻥뻥 치는 남자들 세계의 자존심 싸움으로 시작되었다고 여긴 생각은 책을 읽어 나가면서 성급한 판단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런던에서 출발하여 수에즈 운하를 지나 인도의 봄베이와 캘커타, 일본의 요코하마를 건너 미국을 횡단하고 다시 런던으로 돌아오기까지 배와 기차, 코끼리 등 갖가지 이동 수단을 동원하여 펼쳐지는 한 편의 서사가 그림처럼 그려진다. 기차 시간과 배 시간을 맞춰야 하고 태풍과 파도와 같은 자연과도 맞서야 하는 포그와 파스파르투, 그리고 필리어스 포그를 은행 절도범으로 오인하고 뒤쫓는 픽스 형사의 투철한 직업 정신이 맞물리면서 재미있게 전개되었다.

필리어스 포그의 도전 정신과 용기는 짧은 시간 내려진 결단이었다면 포그의 수첩에 적힌 철저한 일정표는 준비된 도전이기에 성공했다고 판단된다. 여행은 낯선 세상과의 만남, 자신과의 만남, 사람과의 만남이라고 한다. 필리어스 포그는 일정에 쫓기기에 남는 여유 시간을 관광하는 데에 할애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여행 중 만나는 누군가의 불행도 외면할 수밖에 없었을 터인데 인도의 사티에 희생되는 한 여인의 불행은 간과하지 않았다. 기지를 발휘하여 가족의 묵인하에 자행되는 여성의 비자발적 희생을 강요하는 악습 사티에 처한 아우다 부인을 구출하는 대목에선 멋진 박수를 보낼 수 있었다. 또한 파스파르투가 신을 신은 채 사원에 들어갔다가 봉변 당하는 장면에서는 타문화를 존중해야 함을 배울 수 있었다. 80일간의 세계일주는 문화주의에 대한 여러 측면을 자연스럽게 배우는 시간이었다.

미국 대륙횡단열차에서 벌이지는 인디언의 습격에 여행자들이 힘을 합쳐 대항하고, 픽스 형사도 포그에 대한 오해도 풀고 무사히 여행을 마치게 된다. 포그는 우연한 때에 벌어진 하나의 내기로 세계일주에 도전했다면, ‘80일간의 세계일주’를 읽은 독자들은 자신의 버킷리스트의 하나로 세계여행을 당당히 추가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