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더 야만적인가?

연령 14세 이상 | 출판사 까멜레옹 | 출간일 2013년 3월 29일 | 정가 13,500원

미래사회를 그린 소설은 솔직히 흔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소설이 암울하고 인간과 기계의 대결적인 구도를 그린 작품이기에 그렇게 그린 현실은 참담하기 그지없다.

점점 지능화되어가는 기계들..그리고 그런 기계에 의존해서 생명을 유지하고 연장해가다 드디어는 자신의 몸속에다 이식하는 지경에 까지..참으로 다양한 소재로 소개되었기에 이제는 점점 식상한 감이 없지않다.

그런 소설들 가운데 본 트릴로지시리즈로 혜성같이 나타난 피아더르 오 길린…

그 첫번재 이야기가 인피리어로 일단 소재가 상당히 독특하고 색다르게 다가왔다.

분명 미래사회를 그린듯한데 마치 우리가 익히 알던 원시시대의 모습이 아닌가?

처음부터 줄곧 사냥을 하고 문명이란 없는듯 할뿐 아니라 기계나 전기와 같은 너무나 익숙하고 흔한것들이 전무한 세계이기에 당연히 원시시대인듯했지만 주인공과 주변 등장인물들의 대화에서 낯설고 이질적인 단어가 등장하면서 이 시대가 미래사회라는걸 알수있었다.

그렇게 독특하게 시작한 본 트리로지 시리즈의 두번째 이야기는 그들을 구하러 루프로 떠난 인드라니를 만나기 위해 스톱마우스가 떠난 여정에서 벌어진 이야기이기에 전편과는 확실히 다른 배경과 다른 느낌의 이야기였다.

 

부족을 구하기 위해 무기를 찾아 떠난 인드라니..그런 인드라니가 돌아오지않고 가공할만한 적인 디거가 바로 코앞까지 들이닥친 상황이기에 더 이상 그녀를 기다릴수 없는 스톱마우스는 직접 루프로 들어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적들과의 싸움에서 져서 정신을 잃은 사이 루프안에서 정신을 차린다.

그리고 그가 바로본 루프안은 신기한 세상…

사람들이 너무나 많고 이상한 냄새가 코를 찔러 숨쉬기도 힘든 상황인데다 인드라니는 어디에도 없다.

그런 그녀를 찾기 위해 길을 나서고 그런 스톱마우스를 돕는 사람들이 등장하지만 이곳에서 그녀는 마녀라고 불리며 적대시하는 적들이 많은걸 알게 된다.그리고 마침내 루프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부족에게 어떤 짓을 했는지 깨닫고 경악하게 되지만

이곳은 모두가 진실을 말하지않고 속이는 세상..도대체 인드라니는 어디에 있는걸까?

 

발달된 문명속에서 사람들에게 최대의 편의를 제공하고 더 이상은 신경쓸일조차 없이 모든걸 여신인 루프가 제공하는 세상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더 이상 스스로 결정하지도 생각하지도 않는다.

과연 그런 세상이 환상적인 세계인걸까?

안락하고 덥지도 춥지도 않고 맛있는 음식에 모든 병을 즉석으로 고쳐주고 더 이상 늙지도 않는 세계..

이런 단어들만 본다면 우리가 꿈꿔왔던 세상이 맞는듯 하지만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행복한듯 보이지않는다.

모든걸 하나의 중앙장치인 루프에 의존하는 세상에선 그 루프에 조그만한 이상이 생겨도 더 이상은 스스로 어떻게 해볼수도

해 볼 능력도 없고 속절없이 무너져내리는 모습을 보면 마치 우리는 의식하지못하고 있지만 지금의 모습과 닮아있어 섬뜩하기도 하다.

디지털문명의 발달로 더 이상 사람들은 기억을 할려고 하지않고 모든 의문에 바로바로 답을 알수있기에 책을 읽거나 찾아보지도 않고 땀흘리며 뭔가를 공부할 생각조차 않는다.

게다가 지구의 다른곳에선 굶주리는 사람들이 속출하는데 비해 또 다른곳에선 너무 풍족한 음식으로 비만이나 각종 성인병으로 고생중인 지금의 모습은 책속에서 그려지는 미래사회에 닮아있지않은가?

그리고는 온갖 즐거움에 만성이 되어 더 이상은 즐거울것이 없기에 같은 종족인 인간들을 한곳에 몰아놓고 그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 마치 실험실의 모르모트처럼 지켜보고 구경하고 흥분하는 사람들..그들은 문명이라는 탈을 쓰고 자기보다 못하고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한치의 동정심도 보이지않는 잔혹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그저 자신과 달리 고기를 먹는 다는 이유로 지상의 사람들을 야만인이라 칭하며 경멸한다.

둘 중 누가 더 야만적인가?

 

전편에 비해 조금은 늘어진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이 시리즈가 갖는 매력은 충분히 발휘되었기에 다음 편에 대한 기대가 크다.

우리의 스톱 마우스는 기대하던 대로 자신의 부족을 구하고 자신의 사랑을 지킬수 있을지…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