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유쾌한 괴짜탐정의 사건파일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3년 4월 30일 | 정가 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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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탐정의 두 번째 사건 노트 1 (보기) 판매가 8,550 (정가 9,5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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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식과 예의는 빵점, 건망증에 식탐대장인 괴짜 탐정과 생기발랄 세쌍둥이가 펼치는 좌충우돌 코믹 사건 파일, 비룡소 <괴짜 탐정의 사건노트>의 첫번째 시리즈가 끝나고 다시 두번째 시리즈가 시작. 지금으로부터 50년 전 시대를 재현한 가공의 도시에서 펼쳐지는 수수께끼같은 사건의 비밀을 파헤쳐요. 

 새까만 망토를 걸치고 하얀 가면을 쓰고 커다란 낫을 들고 다니며 어린아이를 납치한다는 괴이한 소문만 무성. 대체 어떤 이유에서 이런 밑도 끝도 없는 소문이 생겨난 걸까 학교에서는 얌전한 여자아이인 척 내숭을 떨고 있지만 그건 단지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한 거라 자신을 소개하는 미래의 명탐정, 이오에게는 초특급 사건이 아닐 수 없어요.  

 덩달아 신기한 주변 사건에 관심이 많은 동생이 보기에도 의욕만 앞서 만날 계획없이 헛고생하는 언니가 생각이 없달까 못마땅하지만, 이오 자신이 생각하는 명탐정의 조건은 사건이 먼저 명탐정을 알아보고 찾아온다는 거라 이번 사건에도 무작정 집을 나섰다 수상한 사람을 발견. 그가 바로 변장술에 능한 환영사라면 공원에 모여든 아이들에게 큰북을 울려 종이연극을 보여주는 건 그 중 최면에 걸려든 아이를 납치하려는 속셈인 듯..  

 

  미래의 명탐정을 꿈꾸는 이오에게 정체가 들통 난 것도 모르고 혼자 오두방정을 떠는 환영사 뒤를 미행하는데 성공. 시꺼먼 구름 사이로 우뚝 서 있는 낡은 양옥집 안으로 흐릿한 손전등 빛에 의지해서 조심스럽게 집 안으로 들어가논데 끼-익, 끼-익 복도가 삐걱거릴때마다 이오의 심장은 터질 것만 같아요. 그때 환영사가 노린 건, 다름아닌 미오의 비상식량? 그러고도 제대로 된 식사타령이나 하는 배고픈 환영사라 아무래도 이오의 추리가 헛다리를 제대로 짚은 모양이에요.

  그럼에도 그가 웃옷 주머니에서 꺼내든 명함에서 명탐정이라는 글자가 빛이 날만큼 상대를 분석하는 판단력은 탁월. 이오는 상식제로인 괴짜탐정, 유메미즈씨를 교수님으로 깍듯이 모시기로 결심하는데요. 거기에 교수님 집에는 이오가 좋아할 만한 옛날 추리소설 책이 엄청 많아 표정관리가 안될 지경. 아직은 교수님이 진짜 명탐정인지 뭔지 잘 몰라도 이오는 교수님과 함께 있으면 이오의 꿈이 꼭 이루어질 거 같은 기분이 들어요. 

 그나저나 명색이 명탐정인데 먹고 살기가 그리 녹록하지 않은 형편에 낡은 양옥집에 사는 수수께끼 생물이란 별난 비디오 광고를 찍는다 야단법석이던 때, 드디어 사건의뢰가 들어오는데요. 줄곧 방안에서 뒹굴뒹굴 거리던 교수님이 깜짝할 사이에 손님맞을 준비에 걸린 시간이 불과 0.3초. 갈수록 괴짜탐정의 사건노트는 흥미진진하네요. 다름아닌 사건 의뢰인이 레트로시티란 가상도시를 만든 인물이라 바로 레트로시티에서 펼쳐지는 악당과 명탐정의 대결을 무척이나 기대하는 눈치예요. 

 

  거대한 반원형 튜브로 둘러싸인 레트로시티에 원칙적으로 시데에 맞지 않는 소지품은 차단. 이를테면 그 시대에 없었던 휴대전화나 MP3는 가지고 들어 갈 수 없더러 오래전 없어진 도시의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한 도시답게 이곳에서 사람들이 쓰는 단어 규제도 매우 엄격하지요. 그만큼 단순히 50여년 전 당시의 도시를 재현한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레트로시티 안에서 사람이 살고 있어 주민이 되기 위한 심사도 까다롭네요. 또한 아이들도 아동 극단에서 활약하는 아역 배우들이 50년 전 생활을 공부하고 기술을 익혀 살고 있다니 놀랍죠. 

  더군다나 평범한 주민인 척 레트토시티 안에서 살고 있는 환영사가 뭔가 일을 벌이려는 예고장이 접수된 위기에 레트로시티 경찰 예비대까지 총출동하는 비상사태가 돼고 이는 유명 백화점 「특별전시 Q왕국 보물전」의  값비싼 사파이어 보석을 훔쳐 갈 생각인 듯. 무엇보다 전시관람을 위해 모여든 많은 레트로시티 시민의 안전이 가장 걱정인 가운데 백화점 주변 지도와 매장도면을 펼쳐 어떻게 경비를 설지 의논이 한창. 아무리 장래 희망이 명탐정이라고 해도 지금 이오는 그냥 일개 초등학생일 뿐, 이런 긴박한 사건에 끼지 못하는 게 당연한 일이겠죠.

  그렇지만 명탐정을 꿈꾸는 사람의 감으로 환영사가 예고한 곳은 비록 유명 백화점이지만 일단 대책없이 혼자 탐정조사에 나서는 이오, 그의 최대 관심사는 오직 수수께끼를 푸는 것이에요. 점점 예고한 시간이 다가오자 아니라 다를까 하얀 가면에 검은 망토를 휘날리는 환영사가 모습을 드러내는데요. 그것도 백화점 안 여기저기서 여러 명의 환영사가 한꺼번에 등장하며 모두가 환영사에게 고용된 아르바이트생으로 밝혀져 혼란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네요. 

  끝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안도감과 실망도 잠시, 경비원이 적외선 센서 스위치를 끄고 불루문을 확인하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진짜와 가짜를 바꿔치기할 계획도 무산. 도대체 진짜 환영사는 어디에 숨은 걸까요? 그러나 환영사에게 도둑맞을 뻔한 진짜 보석을 미리 사탕보석으로 바꿔치기 한 유메미즈 탐정의 작전도 그가 확실히 환영사보다 한 수 위라는 걸 증명해 보일 수 있는 멋진 기회였는데 어딜봐서 그가 명탐정이냐고요. 눈 앞에서 사탕과 보석을 착각하는 사람이!  

 그리고 누군가의 흔적이 하룻밤 사이에 사라진 중대한 이유,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결하려는 의지를 불태워 사건해결에 중요한 단서를 찾는 두사람. 결국 명탐정 능력이 발휘되는 때는 폐쇄된 공간 안에서 한정된 인원을 상대하는 거라 자기 변명을 늘어놓는가 싶더니 블루문의 도난사건과 전염병 환자로 의심되는 한 소녀를 일부러 격리시키는 시스템 문제, 진짜 환영사가 누구인지도 완벽하게 추리해내는 능력은 술술 막힘이 없어요. 단, Q왕국의 블루문에 숨겨진 수수께끼 하나만 빼면요. 

  기존 선과 악의 명확한 구별없이 저마다 개성강한 주인공들은 서로가 같은 꿈을 향해 용기를 북돋아주는 든든한 조력자로 유난히 어른들 세계에 관심이 많은 십대들에게 분명 어른들이 모르는 재밌는 얘깃거리. 작가가 다시 ‘괴짜 탐정의 사건 노트’ 두번째 시리즈를 쓰지 않고는 못배겼던 이유나 앞으로의 명탐정 콤비의 활약이 더 기대되는 이유역시 앞뒤 재는 거 없이, 좋은 걸 좋다고, 싫은 걸 싫다고 솔직하게 인정하고 표현하는 십대의 감성이 밉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