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못지기 12기도 어언 종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연못지기 활동을 하면서 좋은 책들도 정말 많이 만났고, 

전집이 아닌 단행본 읽기에 대해서도 여러모로 생각하게 된 터라

개인적으로는 참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요.

 

여튼… 이 책은 제목만으로도 제 마음을 확 잡아당긴 감동적인(!) 책이랍니다.

 

저희 집 꼬맹이님께서는 참 인색하게도 ‘우리 엄마가 제일 좋아, 우리 엄마가 가장 예뻐.’류의 말을 잘 하지 않는데요.

정말 구걸하듯 이 말을 한 번씩 듣고 나면, 그래도 좋다고 헤벌쭉 웃는 그런 엄마인 저는

제목부터 딱 하니 저런 문구가 박혀 있는 이 책을 보며

꽁알이랑 함께 읽으면서 이 참에 오랜만에 좋은 말 좀 듣겠다고 기대하고 있었다지요.

역시나… 책을 읽으며 책 덕분에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답니다.

 

아이와 좀 소원하게 지냈던 엄마라면…. 이 책을 읽으며 아이와 함께 서로의 소중함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실 수 있을 듯해요.

 

표지랍니다.

한 눈에 봐도 꽁알이가 좋아하는 마리안느 바르실롱 작가의 그림이군요.

연못지기 활동을 하며 꽁알이는요

마리안느 바르실롱 작가의 그림책을 몇 번 만나보았답니다.

이 작가의 그림이 담긴 그림책은, 난 공주답게 먹을 거야, 너무 부끄러워를 읽어보았으니 이번이 세 번째고요.

이 작가가 쓴 그림책은 이번이 처음이군요.

후딱 맨 뒤 목록을 뒤져보니, 이 작가의 그림책이 한 권 더 있군요. 

난 드레스 입을 거야.

풉. 느낌이 확 오는 책이라 조만간 따로 구입해서 읽어볼까 싶어요.

 

꽁알이는 예쁜 꼬맹이가 나와 있는 것도 좋고, 제목도 마음에 들고 뭐 그랬나봐요.

제목을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읽어나가더군요.

 

아. 그림 딱 좋습니다.

여자아이들이 참 좋아할만한 그림이죠?

 

-옛날에 파푸차라는 여자아이가 살았어.

호기심이 넘치고, 즐겁고, 발랄한 햇살처럼 환한 아이였지.

바로 이 아이야.

 

정말 발랄하고 환한 아이인 것 같아요.

 

파푸차는 엄마와 함께 시장에 가고픈가 봅니다.

 

“제발. 엄마, 제발, 제발!”

 

정말 정말 가고픈가봐요.

왼편 페이지에는 애교를 부리는 모습이, 오른편 페이지에는 떼를 쓰는 모습이 나온답니다.

 

시침 뚝 떼며 읽고 있지만, 우리 꼬맹이도 이런 모습을 더러더러 보여주지요.

 

아이의 즐거운 표정이 참 실감나게 그려졌지요?

 

네. 드디어 파푸차는 엄마와 함께 시장에 가기로 했답니다.

 

그림이 정말 마음에 드는 책이예요. 이 책은요.

 

호기심 많은 파푸차에게는 시장이 정말 즐거운 곳입니다.

과자 가게에도 가고, 새를 파는 가게에도 가고, 염소와 닭들이 있는 곳에도 갑니다.

 

그. 런. 데!

 

파푸차의 표정이 잘 보이시나요?

 

뭔가 이상한 걸 알아차린 꼬맹이 파푸차. 도대체 이 아이에게 어떤 일이 생긴 걸까요?

 

어른들이야 쉽게 알아차리겠지만, 꼬맹이는 아직 감이 오지 않았나봅니다.

함께 책장을 넘겨 보기로 했어요.

 

파푸차가 큰 소리로 울자 염소 아저씨가 달려왔답니다.

염소 아저씨에게 파푸차는 엄마가 안 보인다고 이야기를 하지요.

 

-”아, 그래? 엄마가 어떻게 생기셨지?”

“우리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예뻐요.”

“그렇다면 걱정할 거 없어. 금방 찾겠네!”

 

아이와 어른의 대화. 잘 통했을까요?

 

염소 장수 아저씨는 시장을 한참 동안이나  헤매다가 가장 예쁜, 과일 파는 수지 아주머니를 찾아냈답니다.

그런데 우리의 꼬맹이 파푸차. 수지 아주머니가 이쁘지만 엄마보다는 덜 예쁘고, 덜 날씬하답니다.

음….

 

꼬맹이뿐만 아니라 저도 파푸차의 엄마가 누구인지 기대가 확 되었답니다.

(왜… 저는 미리 읽고 아이와 함께 보기가 안 되는걸까요? 반성. 반성. 또 반성 중입니다.)

 

아유. 다들 지쳤나봅니다.

하긴 여러 사람을 만났거든요.

엄마를 찾기가 쉽지 않은가 봐요.

파푸차의 엄마가 정말 궁금해집니다.

 

너무나 지친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지요.

 

 

-그런데 갑자기 파푸차가 누군가를 향해 마구 달려가기 시작했어.

거기엔 자그마하고 통통한 웬 아주머니가

주름살 가득한 얼굴로 활짝 웃으며 서 있었지.

 

-”봐요! 우리 엄마예요! 내 말 맞죠? 우리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예쁘다니까요!”

 

 

꽁알과 저는 이 순간, 멋쩍어하며 아주 잠깐 조용히 생각에 잠겼답니다. 저에게도 이유가 있었듯, 꽁알에게도 이유가 있었겠지요.

 

 

아이의 시선에서 보면 엄마만큼 예쁘고 아름다운 사람은 없습니다.

설령 그 엄마가 모자라고 부족하다고 할 지라도 아이에게는 그 엄마가 최고로 예쁘고 멋지고 뭐, 그런 존재죠.

아이의 순수한 시선, 아이다운 시선을 느낄 수 있는 예쁜 책이었어요.

 

덤으로, 아이와 함께 외출할 때의 주의사항에 대해서도 차근히 이야기해 볼 수 있었답니다.

파푸차처럼 엄마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까. 꽁알이와 이야기를 나눴답니다.

사실 꽁알이는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요즘은 그게 잘 되지 않더라구요.

안 그래도 아이 때문에 외출이 신경 쓰이는 요즘 적절하게 이 책을 만나서 좋았어요.

 

그리고 마지막… 요건… 저의 느낌이예요.

이렇게 순수한 아이를 내가 키우고 있구나라는 짠한 느낌.

마지막 페이지를 읽으며 그런 느낌을 받았답니다. 다만 우리 꽁알이는 요렇게 표현하지 않을 뿐이겠지요.

이렇게 순수한 아이를 키우고 있으면서 요즘 피곤하고 힘들다는 이유로 아이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말을 하지나 않았는지 생각해 봅니다.

우리 꼬맹이, 처음 만났을 땐 정말 소중하고 귀하게 생각했던 녀석이었잖아요.

아이에게 엄마가 이런 존재이듯, 엄마에게 아이도 이런 존재였다는 것을, 아니 이런 존재라는 것을 다시금 생각게 한 책이었답니다.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이 글은 연못지기로 선정되어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난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