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모모’

연령 12~2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1999년 2월 9일 | 정가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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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짐에 따라 하루가 달라진다고 해서 아이들을 채근하면서도 마음의 여유를 찾고자 하지만 아침은 늘 분주하다.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면서 오늘은 무슨 일을 해야 하나 생각을 한다. 시간 조절을 하면서 준비를 끝내고 조금 여유를 갖다가 아이들이 일어나면 그때부터 마음이 조급해진다. 아침 먹이고 등교 준비를 하고 아이들과 문을 나서기까지 아이들이 각자 알아서 하면 조금 여유가 있지만 잠이 안 깬다고 의자에 앉아서 졸거나 밥 먹으면서 조금 여유라도 부리면 나만 더 급해진다. 마음 한쪽에서는 ‘오늘 니 마음대로 해라’ 놔 두고 싶다가도 ‘이러면 안 되지’ 하는 생각에 채근하기도 한다. 거의 서두르는 아침을 맞이하고 후다닥 집을 나서고 등교 길에는 오늘 무슨 일을 하고 아이들의 방과후 시간을 일러준다. 출근하면 오늘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수첩에 적고 한 일은 표시하고 할 일을 더 찾게 된다. 일상적인 일도 있고 급한 일도 있고. 일 끝나면 저녁을 먹고 아이들과 오늘을 이야기하고 잠이 들고..

시간에 얽매이기보다 내가 주도해서 내 시간을 갖고자 하지만 사정이 달라질 때는 마음이 급해진다. 그러다 만난 모모는 다시 내게 시간과 가족에 대해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오래 전에 읽어 기억이 가물거렸는데 다시 만나니 처음에 읽었던 느낌과 또 다르게 다가온다. 나 혼자 지낼 때와 아이들이 있을 때는 아침과 하루의 일과가 참 다르다. 사실 나 혼자 지낼 때보다 마음은 급하지만 내가 이기적인 사람이 되지 않게 나를 돌아볼 수 있게 만들어주니 이게 내리사랑이구나 싶고, 이게 사는 거구나 싶다.

1999년에 처음 나와서 2013년까지 근 18년 동안 꾸준히 나온 모모. 내가 구매한 책은 현재 1판 106쇄다. 와우. 모처럼 포스트잇을 사용하지 않고 밑줄 그으면서 편히 읽었다. 모모와 만나면서 나는 얼마나 듣고 살고 있나 생각해보았다. 생각해 보니 난 주로 듣는 편이다. 말하는 것보다 듣기를 더 좋아하는데 가끔은 나도 말을 마구 하고 싶을 때가 있다. 책이나 영화, 아이들에 대해서. 그래서 리뷰를 쓰고 혼자 중얼거리나 보다.

모모와 친구들, 회색신사들, 시간의 꽃 3부로 나누어 진행되는데 시간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공연을 했을 작은 원형극장에 어디서 왔는지 부모가 누구인지 몇 살인지 알 수 없는 옷도 허름한 모모가 산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주는 재주를 가져 결정을 내리지 못하거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문득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게끔 귀기울여 들을 줄 아는 모모를 사람들이 찾게 된다. ‘아무튼 모모에게 가 보게!’ 어른들은 푸념을 함으로서 자신을 돌아보고 아이들은 모모와 놀면서 끝없는 상상력을 키워간다.

시간의 중요성을 알려주며 노는 시간을 줄여서 일을 하고 남는 시간은 저축하면 제대로 된 인생을 살 수 있다고 사람들을 설득하는 시간 저축은행의 회색신사들. 시간은 돈이라며 사람의 인생을 초로 계산하여 마치 노는 시간이 돈을 낭비하는 것처럼 말한다. 자유 시간도 사유의 시간도 모두 인생 낭비라는 이론. 회색신사들이 자신의 정체를 숨기며 사람들을 설득시키고 사람들은 그들을 만났다는 사실도 잊은 채 일에 전념하고 시간에 쫓겨 산다. 회색신사를 잊듯이, 바쁘다고 시간이 없다며 점차 모모도 잊게 된다. 어른들의 시간을 뺏고 점차 아이들의 시간도 빼앗고 모모의 절친 관광안내원 기기와 도로 청소부 베포까지. 드디어 회색신사가 모모를 찾아오고 모모는 그들이 왜 그렇게 시간을 빼앗으려 하는지 이해를 못한다. 모모가 사라지고 회색신사들은 ‘그 자’가 모모를 데려갔다며 추적하고, 회색신사들에게 시간을 빼앗겨 유명인사가 된 기기는 그런 모모를 잊어버리고 유일하게 모모를 기억하는 베포는 엉뚱한 일에 휘말리고 회색신사들이 모모를 납치했다고 생각한다.

 

그 후…

 

같은 시간이라도 누구에겐 긴 시간이 될 수도 있고 누구에겐 짧게 느껴지기도 한다. 관심있고 재미난 일이라면 시간은 휘리릭 가버리고 지루한 일이나 하기 싫은 일을 할 때는 시간은 붙들어놓은듯 천천히 간다. 지루함을 못 견디는 건 회색신사들이 시간을 빼앗아갔기 때문이라는 걸 읽으며 나도 뭔가에 쫓기고 있구나 라는 걸 느끼자 머리카락이 쭈삣 선다. 사람들이 회색신사들을 만났을 때 느꼈던 찬 기운마저 느껴진다. 모모가 본 시간의 꽃은 정말 황홀하다. 누구나 모모가 본 시간의 꽃을 피울 수 있다. 시간은 자기가 관리하기 나름이니까. 내 꽃도 아름답게 피길 바라며 책을 읽고 생각하며 살아야겠다. 모모야 다시 만나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