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드디어 날아오르다

연령 14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3년 4월 30일 | 정가 11,000원

이 작가의 책을 몇권 읽었었는데..좋았던것 같다.특히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소설은 더욱 좋았었는데..

오래전에 읽은 초록눈 프리키는 알고 있다도 너무 인상적으로 읽은 기억이 있다.

조이스 캐롤 오츠는 여성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쓴것 같은데 특히 상처받은 여성들의 파괴적인 삶이나 고통받는 내면에 대한 글이 인상적으로 와닿는다

이 책은 제목에서부터 벌써 상처받고 좌절하는 주인공이 결국 날아오르는 과정을 담은 글이라는 걸 알려주고 있는데..예상과 같이 사고로 엄마를 잃고 그 상처를 치유해가는 소녀의 아픈 이야기를 소녀가 화자가 되어 독백처럼 이야기하듯이 풀어나간다.

 

제나가 정신차린곳은 소독약냄새가 많이 나는 병원의 중환자실..

모두가 그녀를 보면서 어쩔줄 모르는듯 애처롭게 동정하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지만 그녀는 자신이 아닌듯 파란나라속에서 그들을 관찰한다.모르고 있었지만 파란나라는 그녀의 아픔을 줄이기위한 진통제의 일종인 마약성 진통제로 인한 환각속에서만 있는 나라

그 사고롤 사랑하는 엄마를 잃고 몇년전에 집을 나가 새로운 가정을 꾸린 아빠가 같이 살것을 종용하지만 자신과 엄마를 버린 아빠를 용서할수 없었던 제나는 아빠 대신 이모와 사는것을 선택한다.

이모가 사는곳은 조용하고 한적하지만 사립학교가 아니어서인지 문제가 있는 아이도,약을 하는 아이도 섞여있는곳..

그곳에서의 생활은 순탄하지않다.제나가 그들을 거부하고 있는데다 고통속에서 맛본 환각을 잊지못하고 있었던 제나는 이곳에서도 약을 찾고 자신에게 사랑과 관심을 쏟는 이모부부가 부담스럽기만 한데…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혼자 살아남은것에 대한 죄책감을 가진다고 한다.

마치 자신때문에 그들이 죽은것 같고 자신이 살아남은것에 대해 남들에게는 말못할 정도의 무거운 생존의 짐을 지고 고통스러워하는데..그 고통에서 평생 벗어나지못하고 불우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주인공 제나 역시 사고가 일어나기전 자신이 한지도 모르는 어떤 행동으로 인해 엄마가 죽은건 아닌지 의심을 하고 그 의심을 누구에게도 말 못한채 스스로를 좀먹어 들어가고 있는 상태.

주변에 자신을 사랑하며 걱정하는 사람들이 보이지만 그들의 관심과 애정조차 버거운 그녀가 스스로를 벌주듯이 하는 행동은 결국 자신은 물론 주변사람들에게도 상처가 된다.그리고 그런 그녀의 행동으로 인해 오해를 사게 되지만 스스로 제어할기 힘든 사춘기소녀의 심리적 갈등이 마치 일기처럼 써내려가는 독백에서 잘 나타나있다.

엄마를 잃은 엄청난 상실감과 사고로 인한 육체의 고통 그리고 모든것이 자신의 잘못인것 같은 죄책감이 섞여 스스로를 한계로 몰아대고 있는 소녀 제나의 방황과 고통이 절절하게 잘 와닿는다.

자신의 상처를 주변에 대한 성벽을 쌓는걸로 표현했던 제나의 마음의 벽 허물기…

스스로를 가둔 곳에서 조금씩걸어나오는 제나의 모습에서 마치 새끼새가 날아오르기 위해 날개를 퍼득이는 힘겨운 모습이 떠오르는걸 보면 참으로 잘 지은 제목인것 같다

상처받은 소녀들의 마음속 갈등을 정말 실감나게 표현 한 책이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