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나는 힘이 세 ‘으랏차차 뚱보클럽’

연령 12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3년 4월 29일 | 정가 12,000원
수상/추천 황금도깨비상 외 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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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면서 2가지가 생각났다.

동화작가의 그림책 중에 최숙희님의 작품 ‘괜찮아’라는 그림책이 있다. 개미는 작지만 힘이 세고, 타조는 날지 못하지만 빠르게 달린다는 보기에는 약점만 있고 보잘것없지만 큰 장점을 가지고 있는 동물들의 당당한 모습이 참 좋은 책이다. 마침 1학년 교과에서 이 책이 나와서 작은아이와 다시 읽었는데, 느낀 점에 ‘나는 키가 작아. 괜찮아, 나는 그림을 잘 그려’ 라고 한다. 기특한 녀석.

또 하나. 여자 역도선수의 일화를 그린 영화 이범수 조안 주연의 ‘킹콩을 들다’ 장미란 선수가 많이 생각나면서 스포츠는 감동을 주지만 메달을 위해서 정말 피와 살을 깎는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는 걸 느꼈다.

고은찬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역기를 드는 모습과 뚱보클럽이라는 제목이 무척 대조적이다. 은찬이라는 아이가 역도부에서 고통을 이겨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반면 설마 역도부가 뚱보클럽?이라는 엉뚱한 생각마저 들었다.

우리 아이들이 지금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계기가 되어 주면 좋겠다.

심사평 중에서

보람초등학교 5학년2반 고은찬. 키159 센티미터, 몸무게 79 킬로그램, 별명은 십인분, 특징은 먹어도 배고픔, 좀 통통해도 마음은 여린 남자. 주인공 은찬이에 대한 설명이다. 개그콘서트의 네 가지 중 김준현이 말하는 ‘그래 나 뚱뚱하다’도 많이 생각났다. 키 크고 늘씬했던 은찬 엄마가 뱃살 빼는 광고에서 뱃살을 흔드는 뱃살만 나오는 홈쇼핑 광고모델을 하는데 그 뱃살을 유지하기 위해서 하는 그녀만의 노하우는 정말 눈물 없이는 읽을 수 없다. 자신이 뚱뚱하기에 아들만은 뚱보로 만들고 싶지 않은 은찬 엄마는 아들에게 비만교실에 등록했으니 가라고 한다. 세상의 모든 운동은 다 시키고 공포의 단식까지 하는 그곳이 정말 가고 싶지 않은 은찬에게 어느 날 역도부 코치 선생님이 찾아와서 역도할 체질이라며 역도부로 들어오라고 한다. 마음껏 먹으면서도 살 찌우는 게 가장 힘들었다는 장미란 선수의 말에 엄마의 강경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비만교실 대신 역도부를 선택한다.

격투기 선수 아빠의 죽음 이후 소중한 추억인 냉면을 싫어하고, 친구 영대가 아빠와 같이 목욕탕에 오는 걸 부러워하고, 삐딱한 주장 형의 잔소리에도 열심히 연습을 하고, 편지 사건으로 예슬이와 서먹한 관계가 되고 뱃살을 유지하기 위한 엄마의 모습에 배신감을 느꼈다가 또 다른 비밀을 알게 된다.

역도는 정말 보통 운동이 아니다. 장미란 선수와 다른 역도선수들이 바벨을 들 때의 표정은 그 무게가 상상 초월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저렇게 힘든 걸 왜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생각을 했다는 사실이 부끄럽다. 무거운 바벨을 들기 위해 기초체력을 쌓기 위한 엄청난 운동량에 놀랐는데 땀에 미끄러지지 말라고 손과 어깨에 묻히는 탄산마그네슘 가루로 손바닥은 쩍쩍 갈라지고 바벨 무게 때문에 눈의 실핏줄이 터지고 온몸 구석구석 안 아픈 곳이 없어 똑바로 누워서 잠도 못 잔다는 주장의 이야기를 읽으며 이 정도일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

작은 책에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남들이 뚱뚱하다 놀려도 나도 뭔가 잘 하는 게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은찬, 올림픽에 나가 메달을 따고 싶은 육상 선수였지만 사고로 다리를 절게 된 예슬, 뱃살만 나오는 모델이지만 패션 모델이 꿈이었던 엄마, 당뇨로 눈이 안 보여 점차 단 음식을 찾고 어딘가에 부딪쳐 온몸이 멍 투성이가 된 할머니. 엄마가 선생님이라고 힘을 주며 애들을 괴롭히는 반장 준영, 초등부에서 잘 나가는 역도선수였지만 허리 부상으로 꿈이 살짝 꺽인 주장 형. 모두 하나 이상의 부족함이 있지만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감동도 주고 희망도 준다. 뚱뚱해도 다리를 절어도 눈이 안 보여도 부상을 입었어도 그들에겐 꿈이 있는 거다.

엄마와 나는 여전히 뚱보 엄마와 뚱보 아들이다. 하지만 난 뚱보가 좋다. 앞으로도 쭉 행복한 뚱보로 살고 싶다.

은찬이의 이야기를 읽고 큰아이는 ‘누구나 약점을 가지고 있지만 그 약점이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맞아, 넌 지금 행동이 느리지만 꾸준히 하는 습관은 칭찬받을만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