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풍선이 남작의 모험 – 더 보태거나 빼지 않을게!

연령 12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3년 4월 10일 | 정가 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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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도 따라올 자 없는 히에로니무스 폰 뮌히하우젠 남작님께 바칩니다 

 

대포나 오리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사람을 본 적이 있나?

몸에서 월계수 나무가 자란 말이나 늑대가 끄는 썰매를 타는 사람은?

그렇다면 비너스가 한눈에 반할 정도로 매혹적인 사람도 본 적이 없다고?

 

 아직 뮌히하우젠 남작을 만나지 못한 것이 틀림없다.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니까. 아니,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과연 그가 사람이 맞는지 의심을 해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은 지고지순한 믿음을 가지고 그의 이야기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 그를 믿고 귀를 기울인다면 여느 판타지 영화 못지 않은 경험담들에 시간 가는 줄 모를 것이다.  그러나 별볼일 없는 허풍선이 따위로 그를 생각한다면 당신은 그런 값진 기회를 제 발로 걷어차는 것이다.

 

  남작의 엄청난 경험담들보다도 날 가장 놀라게 한 것은 그가 실존 인물 이었다는 것이다. 1720년에 태어나서 1797년에 죽은 중부 독일의 군인이자 수렵가이자 여행가인 그의 명성은 당대에도 널리 퍼졌다고 한다. 사실 그의 경험담들에 조금씩 이야기를 덧붙여 간 것이 책의 내용이기에 더욱더 믿기 어려워 진 것 같다. 그가 어찌나 유명했는지 <바론의 대모험>이라는 영화까지 나왔으며, 그의 이름을 딴 증후군도 있단다. 과학이 덜 발달했던 옛날이기에 더욱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이야기에 열광하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요즘에는 어린 아이들도 이런 이야길 들려주면 코웃음 치며 그런 걸 믿을 만큼 어려보이냐고 하니 말이다.

 사실 고백하자면 책을 펼친 내 입에서 처음으로 터져나온 소리는 바로 ‘허!’ 였다.  남작의 경험이 꼬투리를 잡을 필요도 없이 터무니 없었기 때문이다. 글을 써서 읽지도 않았을 텐데 이런 생각들을 바로 해내는 것도 놀라웠다. 그러나 책장을 넘겨가면서 내 입가는 점점 올라가 나도 모르게 미소를 띄게 되었고, 피식 웃기도 일수였다. 순식간에 책을 읽은 나는 비로소 재밌는 책을 읽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은 다른 독자분들의 리뷰들을 일전에 읽어 보았다. 모두 하나같이 ‘유치하고 재미가 없었다’ ‘수준이 너무 낮다’ ‘어린애들한테나 어울리겠다’ 라는 말뿐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비웃던, 감격하던, 놀라던 간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나오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성적에 지쳐가고 피튀기는 경쟁을 해야만 살아남는 요즘 사회에서 이런 책이 우리에게 조금이나마 ‘힐링’ 이 될 수 있다고 말이다. 남작의 경험담을 들으면서 숙제 검사하는 선생님처럼 하나하나 꼬집으며 ‘이런 건 불가능한 일이야’ 라고 생각하지 말자. 마음 놓고, 그의 이야기에 귀기울여 보자. 그러면 어느덧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 이 글은 존경하는 칼 프리드리히 히에로니무스 폰 뮌히하우젠 남작님의 입담을 본받아 백 퍼센트 사실 뿐이라서 재미가 조금 없는 것을 사죄드리는 바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