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브 2 – 그들의 미래는, 푸르다

시리즈 다이브 2 | 모리 에토 | 옮김 오유리
연령 15세 이상 | 출판사 까멜레옹 | 출간일 2009년 10월 15일 | 정가 8,500원

얼마 전, 교회에 한 목사님이 오셨다. 설교는 지루하다는 편견을 확 깨는 시간. 유쾌한 입담과 욕도 서슴치 않으시는 솔직담백한 모습에 우리 모두가 말씀에 빠져들었었다. 청소년들이 모인 예배인지라 꿈, 비전에 대한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그중 나의 귀에 확 꽂히는 말이 있었다. ‘꿈이 안 변하는 애들이 제일 멋있는 거야.’ 두근거렸다. 사실 나도 유치원 때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꿈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사님이 예를 들어 들려주신 사람들의 이야기는 나와는 아득하게 멀었다. 그들은 죽기살기로 노력했단다. 아무리 현실이 어려워도 계속 노력하고 허황된 꿈도 게속 소망했단다. 그 말에 도리어 떠오르는 사람은 바로 다이브의 소년들이었다.

 

 1권에서 엄청난 열정으로 나를 감탄하게 한 그들은 더 큰 세상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1권의 책장을 덮자마자 너무나도 뒷이야기가 궁금해 두근두근, 달아오른 내게 2권은 첫장부터 찬 물을 확 부어버렸다. 대표 선수 내정이라니! 그들 앞에 펼쳐진 장및빛 미래에 풍선처럼 부풀어오른 기대를 바늘로 콕 터트려버린 것이다! 갇혀있던 좁은 틀에서 나오니 현실에 부딪히게 된 것이다. 더 많이 노력한 이가 더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이 아니던가. 요이치는 선수정신에 어긋나는 행동은 용납할 수 없고, 동료들에게 떳떳하지 못해서 대표 선수 자릴 내놓는다. 정말 무모하고 아쉬운데, 멋있다. 그런데 이번엔 슬럼프를 겪는다. 알고있었던 다이빙의 세계가 눈앞에서 추악한 본모습을 보이니, 그 악취에 물들어갈 것만 같다. 하지만 실망한 만큼 여태껏 바라온 다이빙의 참모습을 찾아 다시 일어나 도전한다. 

 

 1권을 깊이있게 읽은 이들이라면 2권에서 뭔가 허전함을 느끼진 않았는가? 나는 그랬다. 1권에서 그들을 밀어 주던 아사키 코치의 비중이 줄어들었다. 그 말은 즉슨 그들이 홀로 뛸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는 것이다. 도모키는 코치의 말에 의존하지 않는다. 스스로 자신의 틀을 만들기에 더 쉽게 깰 수 있다. 틀을 깨는 것에 열중하며 또 틀을 만드는 것에 열심이다. 나라면 틀을 깬 기쁨에 자만하느라, 노력한 것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기에 더 노력하기 두려워 그만둘 것이다. 그러나 더 큰 한계에 끊임없이 도전한다. 정말 멋있다. 시부키는 할아버지의 그림자를 벗어난다. 요이치는 남들이 쥐어준 기회를 내려놓는다. 충분히 무모하다, 하지만 그만큼 용기있다. 그래서 또 멋있다. 너무 훌쩍 성장해서 1권을 다시 읽어보니 왠걸, 똑같은 사람들 맞는지, 못 알아보겠다.

 

 이 책의 마지막 글귀를 읽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여느 책들처럼 교훈적인 말이나 다짐이 아니라 도모키의 간단한 자기소개로 끝나기 때문이다. 사실 도모키는 초반의 어리숙한 모습은 눈 비비고도 찾아볼 수 없이 성장했다. 그 과정에서 꿈만 쫓기엔 현실이 너무 가혹하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하지만 다이빙을 향한 그 맹목적인 사랑은 변하지 않았다. 저돌적이고 무모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도박일수도 있다.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뛰어든다. 세상에 물들여지지 않고 자신의 꿈을 지켜나가는 것이 참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는 이 한마디가 두 권의 책을 통틀어서 가장 인상깊었다. 그냥 인상깊은 게 아니라,  도모키의 꿈이 너무 맑고 푸르러서 읽는 순간 나도 덩달아 물들여진 것 같았다.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건, 다.이.빙!!

 

P.S.

꿈이 있다면, 그 꿈을 꿀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