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세다 날 샌 앙괭이가 아니랍니다.

연령 5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6월 3일 | 정가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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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귀신 앙괭이의 설날 (보기) 판매가 10,800 (정가 12,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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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귀신 앙괭이는 내가 어렸을 때 설날이 되면 어김없이 어른들이 들려주었던 이야기이다. 지금의 기억으로는 그게 앙괭이라는 이름은 아니었던 것 같고, 그냥 신발귀신이 온다 혹은 야광귀신이 온다고 들었던 것 같다. 어찌되었건, 내가 어렸을 때는 신발귀신의 존재를 완벽하게 믿고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신발을 꽁꽁 숨겨두었고, 혹시나 내 신발을 가져가면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도 했다. 그리고 섣달 그믐날 밤에는 잠을 자면 눈썹이 희게 센다고 했던 기억도 있다. 설날 아침에 눈썹을 하얗게 칠해 놓아 깜짝 놀랐던 적도 있는 데, 요즘 아이들도 그런 걸 믿는지는 모르겠다.

소원이는 새해아침에 설빔을 곱게 차려입고, 차례를 지내고, 세배를 하고, 할아버지께 덕담도 듣고 떡국도 먹는다. 예전이나 요즘이나 별반 다를 것 없는 새해 아침이다. 설빔에 대한 인식이 좀 달라졌고, 세뱃돈의 액수가 커진 것 정도가 달라졌을까?

정월 초하룻날 밤에 와서 신발을 신고 가버린다는 앙괭이의 이야기를 들은 소원이는 울상이 되지만, 할아버지는 체를 걸어두면 밤새 앙괭이가 그 구멍을 세다가 그냥 간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신다. 소원이는 체를 걸어두고도 안심이 되지 않아 뒤척인다. 새로 산 예쁜 신발을 앙괭이가 훔쳐 갈까봐 걱정을 하던 소원이는 멋진 생각을 해내는데…

바로 앙괭이에게 편지를 쓰는 것이다. 편지 내용을 보니 정말 아이답다. 이 편지를 보니 우리집 아이가 크리스마스 전날 산타할아버지와 루돌프에게 꼭 쓰는 편지가 있는데 그것이 생각난다. 산타와 루돌프의 존재를 아직 믿고 있는 우리집 아이도 앙괭이 이야기를 믿을 것 같다. 이번 설날이 오기 전에 이 책을 함께 읽고 우리도 앙괭이한테 편지를 한통 써야할 것 같다.

앙괭이는 신발을 가지러 왔다가 할아버지가 걸어놓은 체의 구멍을 세기 시작한다. 옛날 이야기에서는 밤새 이 구멍을 세다가 앙괭이가 돌아가는데, 이 그림책 속 앙괭이는 구멍세기를 포기한다. 이유는 바로, “새해에는 못하는 일 하지 않기로”했기 때문이다. 예전 같으면 “안되면 되게 하라, 혹은 도리 때까지 하라”고 하겠지만, 역시 시대가 변하니 생각도 달라진다. 요즘은 “못하는 일에 매달리기 보다는 잘하는 일을 더욱 잘하게” 노력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어찌되었건 앙괭이는 숫자 세기를 포기하고 바로 소원이의 신발을 신고 달아난다.
똥 밟았다는, 구린내난다는 신발을 신고 신나게 세배를 다닌 앙괭이. 그래도 마지막에는 소원이의 신발을 돌려주는데, 앙큼한 나뭇잎 답장을 하나 남긴다. 옛날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야기를 확장시킨 그림책이다. 전통의(?) 야광귀신과는 다른 행동을 하는 앙괭이지만, 아이들에게는 기억에 남을 앙괭이이다.
끝에는 설말과 관련있는 정보가 들어있다. 설차례, 세배, 덕담, 떡국, 설빔, 그리고 설날의 놀이와 풍속까지. 아이와 함께 설날이 되기 전에 함께 읽어 볼만한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