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주다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

연령 10~18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9년 2월 27일 | 정가 15,000원
수상/추천 보스턴 글로브 혼 북상 외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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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드라마를 안 본다. 사실 못 보는 거지만 간혹 보고 싶을 때도 있긴 한데 이상하게 집중이 안 된다. 영화는 보는데 드라마는 안 보게 된다. 결혼 전에는 그 시간에 집에 없었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나선 아이들을 재우는 시간이라 못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또 하나는 어쩌면 이게 가장 중요한 이유인데, 자꾸 보고 싶어져서.. 한번 보면 다음 회가 궁금해서 또 보게 되고 그렇게 되는 게 좀 싫다. 인터넷 검색으로 줄거리만 알면 된다. 사실 줄기보다 가지가 더 재미난 경우가 많음에도 난 드라마에 대해서는 좀 비겁하게 살고 있다. 그런데 우연히 도둑들에 나온 김수현과 전지연 주연의 드라마에 이 책이 소개되었다고 해서 드라마보다 이 책이 더 궁금해졌다. 그렇게 만난 신기한 여행. 출발~

이집트에 도자기로 된 토끼 인형이 있다. 온 몸이 도자기로 만들어졌고 팔다리에는 철사로 이어져서 쉽게 구부러지고 움직일 수 있다. 귀는 진짜 토끼털로 만들어졌지만 철사가 들어있어서 토끼 귀의 모양으로 기분을 나타낼 수있고 꼬리도 진짜 토끼털로 만들어졌다. 거의 1미터에 가까운 키에 파란 눈을 가진 도자기 토끼 인형 에드워드 툴레인.

열살인 애빌린 툴레인은 에드워드를 끔찍이 생각하여 학교에 가기 전에 옷을 갈아입고 에드워드에게도 옷을 입혀준다. 에드워드의 특별한 옷장엔 다양한 옷들이 들어있다. 애빌린은 금 회중시계의 태엽을 감아주며 ‘큰 바늘이 12에, 작은 바늘이 3에 있으면 내가 집으로 돌아올 거야. 너에게 말이야’라고 말한다. 에드워드는 엄마, 아빠 그리고 할머니 펠리그리나, 애빌린과 함께 식탁에 앉는다. 에드워드는 할머니의 고향인 프랑스 장인에게 특별하게 주문하여 애빌린의 일곱 번째 생일날 선물로 주셨다. 그때부터 식구처럼 지내는 에드워드는 애빌린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

‘에드워드, 사랑해. 날 절대로 떠나지 마’

런던으로의 여행이 계획되고 떠나기 전 할머니가 들려준 흑멧돼지로 변한 아름다운 공주 이야기를 듣고 나서 애빌린은 아무도 행복하게 살지 않고 끝나는 이야기가 어디있냐고 하자,

‘사랑이 없는데 어떻게 이야기가 행복하게 끝날 수 있겠니?’ 라고 말한다.

그러더니 에드워드에게 넌 날 실망시키는구나’ 라고 속삭인다. 에드워드가 어떻게 했길래 그러시지?

드디어 퀸 메리호를 타고 영국으로의 여행이 시작되지만 에드워드를 장난감으로 생각한 아이들의  장난으로 배 밖으로 던져져서 가라앉고 가라앉고 또 가라앉았다. 그리고 에드워드의 신기한 여행이 시작된다. 고통스럽고 무한한 시간이 흐르는 여행.

폭풍이 불어 여기저기 내동댕이쳐대다가 그물 속으로 들어가고 늙은 어부 로렌스와 아내 넬리를 만난다. 수컷 토끼 에드워드는 ‘수잔나’가 되어 드레스를 입는다. 애빌린이 이야기할 때는 지루하고 쓸모없이 느껴졌는데 넬리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에드워드. 하지만 반갑지 않은 딸 롤리의 방문으로 에드워드는 쓰레기통에 버려지고 결국 쓰레기장에 버려진다. 그리고 필리그리나 할머니의 이야기가 계속 생각난다.

쓰레기 더미에서 토끼고기를 좋아하는 개가 에드워드를 물고 주인에게 가고 에드워드는 새로운 친구를 만난다. 떠돌이 불과 개 루시와 같이 여행을 하게 된 ‘말론’이 된 에드워드. 부랑자들과 어울리면서 사람들의 이야기에 온전히 귀를 기울이게 되었고, 불의 친구들은 에드워드의 귀에 자신의 아이들의 이름을 속삭인다. 하지만 화물칸에서 몰래 잠들다 들키는데 에드워드만 기차 밖으로 던져진다. 그리고 나이 많은 여자가 에드워드를 줍는데 참새를 쫓는 허수아비가 된다. 가엾은..

폭군 아버지가 간혹 찾아오는 아픈 여동생이 있는 브라이스는 돈을 벌기 위해 여자를 도와 잡초를 뽑는다. 밤에 몰래 에드워드를 풀어 집으로 데려가고 아픈 여동생 사라 루스는 ‘쟁글스’라 부르며 아기 다루듯이 에드워드를 가만히 안아준다. 사라 루스는 에드워드를 앞뒤로 흔들고 브라이스는 하모니카를 꺼내서 비와 같은 리듬의 음악을 연주하고, 맑은 날 밤에 별똥별에게 소원을 빈다. 하지만 사라 루스는..

브라이스는 돈을 벌기 위해 떠나고 줄로 연결하여 에드워드가 춤을 추는 공연을 한다. 춤을 추는 에드워드는 할머니를 만나는데, 필리그리나 할머니라 생각하고 할머니에게 자신의 말을 한다. ‘할머니가 소원을 빌었잖아요. 난 사랑하는 법을 배웠어요. 그건 끔찍한 일이었어요. 아파요. 마음이 아프다고요. 날 도와줘요.’ 춤추는 토끼 공연이 끝나고 저녁을 먹으러 가지만 음식값이 모자라자 화가 난 식당 주인 닐은 에드워드의 발을 잡고 휙!

브라이스는 인형 수선공을 찾아가 스물한 조각으로 부서진 머리를 붙여달라고 한다. 하지만 돈이 없어 에드워드를 포기하고 에드워드를 바라보기만 한 후 떠난다. 붙여지고 고쳐져서 우아한 정장을 입고 선반에 진열된 에드워드는 모두가 떠나버려 슬픔에 잠기고 누가 데리러 오든 신경쓰지 않는다고 하자 백 살이 넘었다는 아기 인형은 누군가가 항상 오니까 궁금하다며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며 에드워드를 나무란다. 자신을 실망시킨다며 차라리 선반에서 뛰어내려 수백만 조각으로 부서지는 게 낫겠다고 한다. 새로운 주인을 만나 떠나는 백살 인형은 에드워드에게 한 마디 한다.

‘마음을 열어. 누군가 올 거야. 누군가 널 위해 올 거라고. 하지만 먼저 네가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해.’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사랑을 주는 걸 알게 된 에드워드는 이제 마음의 문을 열고 누군가를 기다린다. 그리고 이젠 그 누군가를 실망시키지도 않을 거다. 사랑을 받는 인형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사랑을 받고 이별을 겪으면서 서서히 변한 에드워드. 사랑은 받기를 바라기보다 주는 게 더 마음이 편하다. 그리고 그 사랑은 같이 있는 사람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우리가 다시 사랑할 그 무언가를 찾는 건 슬프고 외로운 자신을 견디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다 라는 옮긴이의 말이 마음에 남는다. 아이들에게 더 마음을 열고 상처주지 않을 거고 절대 실망시키지 않는 엄마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