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 창작 그림책 47

 

이름만큼이나 커다란 책 한 권을 만나봤어요

 바로 ‘빅 피쉬’ 랍니다~

 

<빅 피쉬>는 커다란 책 크기만큼이나 웅장한 내용들이 무려 190장의 크고 작은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어요

보이는 것 처럼 이 책은 글자 없이 그림으로만 이루어진 책이에요

하지만 섬세하게 표현된 그림들과 어두운 톤의 색감만으로도 이 책의 분위기와 내용을 이해하기에 충분하네요

 

옛날, 아주 먼 옛날…

땅에는 비 한방울 오지 않고 모든 것이 메말라 갈때…

사람들은 물을 얻기 위해 전사들을 뽑아 동굴 속 벽화에 그려진 물을 뿜어내는 신비한 물고기를 잡아 오게 합니다

 

신비의 물고기를 잡음으로써 물을 얻게 된 사람들…

그걸 지켜보는 목마른 동물들…

목마른 동물들의 간절한 눈빛을 바라 보는 사람들…

과연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불행하게도….사람들은 동물들을 외면한채 자기들의 살 길만을 찾아

신비의 물고기를 들고 도망칩니다

커다란 물고기를 독차지하려는 사람들…

그걸 막으려는 동물들….

둘 다 물에 대한 절박함 때문이겠죠…

결국 동물들이 떠나고 커다란 물고기를 차지하게 된 사람들….

과연 물을 얻게 되어 행복해졌을까요?

이 작품은 2010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2013 BIB 어린이 심사위원상을 받으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기훈 작가님의 두 번째 그림책이에요

그림책이지만 방대한 스케일이 느껴지는게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노아의 방주’ 란 성경의 이야기도 떠오르고, 동굴 속 벽화의 신비한 물고기를 찾아 떠난다는 설정이

마치 전설의 한 부분인 것도 같아 읽는 내내 그림에서 눈을 떼지를 못했답니다

이 이야기는 거대한 물고기를 들고 사막을 뛰어가는 사람들을 그린 한 장의 그림에서 시작이 되었다고 하는데

그림 한장에 더해진 기가 막힌 스토리와 그림들로 인간의 탐욕을 그려 냈다는 점이 참 인상적이네요

어른의 눈으로는 커다란 물고기를 소유하려는 사람들의 탐욕이 눈에 보이는데

 아이의 눈으로 보기엔 이 책은 어떤 느낌일까요?

8살 아들과 이 책을 함께 읽어 보았어요

 

이 책은 그 상황에서 나라면 어땠을까? 라는 이야기도 해보며 읽어보았어요

 비 한방울 오지 않고 모든 것이 메말라 버린 땅…

그 상황에서 사람들이 간절히 원하는 게 어떤 것일지 생각해 보게했어요

당연히 물!! 이라고 하네요

그림 속 사람들의 표정을 보며 이들이 얼마나 간절히 물을 원하는지 느껴봤어요

물을 얻기 위해 신비한 물고기를 잡아 오게 하는 사람들…

과연 그 물고기를 잡아 와도 될까? 라고 물으니

사람들이 죽어가면 안되기 때문에 그 물고기가 필요하다고 하네요

사람들에게 물이 간절한 만큼….목이 마르긴 동물들도 마찬가지 일텐데…

그런 동물들을 외면하고 도망치는 사람들은 아이 눈으론 이해가 되지가 않나 봐요

물을 조금만 떨어뜨리고 가면 되지….

그러기엔 동물들이 너무 많다고 하니

이 신비한 물고기는 물을 계속 내뿜기 때문에 오아시스를 하나 만들어 주면 된다네요

아이 앞에서 어른들의 탐욕이 참 부끄러워지네요 ㅎㅎ

 

물고기를 독차지하려는 사람들과 동물들의 싸움은 계속 되고…

많은 동물들이 다치고 죽는 상황을 보며

아이는 계속  ”그냥 물 좀 나눠주지…. 물은 계속 나올텐데 한 입씩 먹게 해주지…”  이러네요

전설대로라면 이 신비한 물고기 입에선 물이 계속 나올텐데…나누어 주어도 모자라지 않을텐데 말이죠…

 결국 사람들의 욕심때문에 대홍수가 일어나고…사람들은 모두 물에 잠겨 죽게 되지요

노아의 방주처럼 동물들만 거대한 배를 타고….동물들도 인간을 외면한채…

울 아들은 이 마지막 장면이 마음에 안든다고 하네요

왜 살려달라고 하는데 배에 안태워 주냐며…

사람이 먼저 동물들을 외면해서 동물들도 화가 나서 그랬을거라고 하니 동물들이 용서해주었으면

사람들도 살 수 있었을거라고 말하네요

 

그래서 마음에 안드는 마지막 장면을 원하는 장면으로 그려보게끔 했어요

동물들 대신 사람들이 배에 올라타는 장면을 그렸네요

동물들은 어디에 있냐고 하니 먼저 다른 곳에 가서 기다리고 배를 다시 보내주었다네요 ㅎㅎ

아이의 마음으론 사람과 동물들이 화해했으면 좋겠나봐요

<빅 피쉬>는 글자는 없지만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작품이였어요

아이가 원하는 결말처럼 아이가 어른이 된 후에도 이 세상은 사람 혼자만이 사는 세상이 아니라

자연과 동물 모두가 공존하는 곳이라는 걸 잊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