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치 상 · 에즈라 잭 키츠 상 수상 작가

쌍둥이는 너무 좋아

염해원 글 · 그림
 

알록달록 색동저고리가 절로 생각나는 이쁜 책을 만났어요.

엄마 배 속에서부터 붙어 지내면서 한날한시에 태어나 비슷하게 자란다는 쌍둥이.

태어날 때부터 뭐든지 함께 하는 이들은 자라면서 서로의 다른 점을 인정하며 각자 온전한 인격체로 성장한다는데요.

이들은 가장 좋은 친구이자, 어쩌면 태어나는 순간부터 경쟁을 해야 하는 관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답니다.

실제로도 쌍둥이기도 한 작가가 쓴 글이라고 하는데 어떤 이쁜 이야기가 있을지 아몽이랑 함께 보아요.

우리 아몽이는 요즘 조금씩 한글 공부를 하고 있어요.

얼마 전에 ㄱ~ㅂ까지 쓰는 법을 익혔는데 아직 완벽한 수준은 아니지만,

이렇게 또박또박 손으로 쓴 글씨같은 표지의 제목에서 ㄱ, ㄴ, ㄷ을 가리키며 아는 척을 하더라구요.^^

 

 

우리는 쌍둥이야.

우리는 뭐든 같이 쓰지.

 

각자 색상은 다르지만 똑같은 옷을 입은 여자 아이 둘이 마주 보고 웃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해요.

이 친구들은 둘이 무척 닮은 걸 보니 일란성 쌍둥이인가 봐요.

엄마는 친구 중에 쌍둥이 동생을 둔 친구가 있어서 그 친구네에 놀러갈 때마다 동생들 이름을 헷갈려하기도 했었는데요.

우리 아몽이 주변에는 아직 쌍둥이 친구가 없어요.

그래서 이렇게 똑같이 생긴 쌍둥이 자매가 아몽이에게는 많이 생소해 보이는 듯 했어요.

장난감도 옷도 방도 같이 써.

우리가 태어나기 전에는 엄마 배 속에서도 같이 있었대.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같은 이불을 썼어.

하지만 이제 우리는 다 컸어.

난 벌써 다섯 살이거든.

나도 다섯 살이야. 우린 쌍둥이니까!

같이 덮기엔 이불이 너무 작아져 버렸어. 어쩌지?

 

자기와 나이가 똑같은 친구들의 이야기라고 하니 아몽이가 다섯개의 손가락까지 펼치고서 씨익 웃더라구요.

쌍둥이 자매가 함께 덮고 자기에는 이제 너무 작아져 버린 이불.

사건의 발단이 되기도 합니다.

이 책의 내지에 보면 쌍둥이 언니와의 어릴 적 추억을 위하여라는 작가의 멘트가 있는데

이 분들이 직접 겪은 이야기이겠지요.^^

아고, 결국엔 이렇게 쌍둥이 자매가 이불자락을 맞잡고 서로 자기 꺼라고 다투고 마네요.

서로에 대해 화가 난다며 등돌리고 있는 자매.

그림도 간결하면서 글밥도 아주 간결한 이야기이지만 그 모든 함축적 분위기가 절로 탐색이 되기도 하지요.

쌍둥이 자매가 다투는 모습을 보며 우리 아몽이가 싸우면 안된다고 말하고 있어요.

아몽이는 혼자 자라서인지 좀 온화한 품성인 듯 해요.

그래서 맨날 한 살 어린 사촌동생한테 치이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요즘 전투력 게이지가 좀 상승하고 있긴 하지만요.^^

다행히 엄마가 새 이불을 만들어 주신다고 하셨대요.

시장에 가서 이불 만들 새 천을 골라온 쌍둥이 자매.

 

“난 노란색 꽃무늬 천! 난 노란색이 가장 좋아!”

“난 새랑 꽃이 그려진 분홍색 천! 난 분홍색이 가장 좋아!”

 

우와. 그래도 좋아하는 색상은 달라요.

아마도 이 부분이 서로가 다 똑같지는 않다는 걸 인식하는 순간이 아닐까 싶으네요.

그러면서 하나 둘 서로 다른 것을 인식하고 인정해 가는 거겠지요.

엄마가 이불을 만드는 순간에도 서로 자기 것을 먼저 만들어 달라고 말다툼을 하기도 했지만,

이불이 완성되고 나서는 서로 자기 이불이 이쁘다며 완전 만족한 표정들인데요.

막상 따로 이불을 덮고 잠이 드려니 밤이 깜깜한데도 눈이 말똥말똥해진 쌍둥이 자매.

둘은 팔을 뻗어 서로의 손을 꼭 잡고서야 잠이 들 수 있었답니다.

많이 다투기도 하지만, 서로에게 가장 든든한 가족이자 친구이기도 한 쌍둥이 자매의 참 이쁜 이야기이지요.

 

 

 

아몽이가 색동 이불을 넘 이쁜 듯 바라보고 있어서

우리도 쌍둥이자매처럼 이쁜 색동이불을 만들어 보기로 했어요.

색종이 넓이의 흰 종이와 유성매직을 사용했는데요.

아몽이가 색칠하고 싶은 색깔의 매직을 고르면

엄마가 종이 위에 시작점과 끝점을 찍어주고 아몽이가 선을 긋고 그 안을 색칠하는 방식으로 했어요.

미리 자 등으로 선을 그을 수도 있겠지만 자연미나 이런 부분에서는 요렇게 해 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

최근에 한글쓰기에 들어가기 전에 선긋기 연습을 폭풍으로 한 적이 있는데다

이젠 다섯살이어서인지 선긋기를 제법 잘 하더라구요.

한글쓰기 들어가는 순간 선긋기가 잘 안되고 있는 게 눈에 보여서 내심 좀 걱정했었거든요.

엄마도 마주보며 색칠하는데 아무래도 아몽이보다는 속도가 빠르겠지요.

처음에는 풀을 이용할까 생각했었는데 색종이를 꺼내는데 마침 양면테이프가 보여서

이번에는 양면테이프를 활용했어요.

색종이 끝라인에 양면테이프를 한 줄씩 붙여주고, 

알록달록 예쁘게 색칠한 종이를 세로로 길게 반으로 잘라서 

색종이 위에 붙여주면 끝!!

아주 간단한 책놀이로 아몽이의 선긋기 실력도 볼 수 있었고,

알록달록 이쁜 색동이불을 만들어 보았어요.

 

엄마 것도 완성하자 아몽이가 엄마 게 더 이쁘다고 하길래

“난 아몽이 게 더 이쁜데.. 그럼 바꿀까? “

했더니 “아니아니요!” 하는 거 있죠.^^

그리고 유성매직을 사용해 얼룩덜룩해진 책상은

이렇게 물파스로 덧칠하고 물티슈로 지우면 깨끗해진답니다.

단, 물파스 냄새가 많이 나니 잠깐 방에서 나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