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책 큰이야기- 빅피쉬

시리즈 비룡소 창작 그림책 47 | 글, 그림 이기훈
연령 6~13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4년 1월 3일 | 정가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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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훈 지음. 비룡소

글자 없는 그림책의 재미를 이미 많이 경험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글자없는 그림책을 처음 마주할 땐 여전히 조금의 부담감이 따른다. 이 그림책에 실린 그림이 190컷이라니 이제껏 보아왔던 그 어느 그림책과 비교해도 그림장수로는 단연 으뜸일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보기 전에 혼자서 여러 번을 읽어 보았다. 처음엔 대체 이게 뭐지? 하는 부분이 여러 장면이었다가 두 번째 볼 때는 처음에 보이지 않았던 이야기가 보여 신났다가 어느 정도 이야기를 연결하고 보니 입이 쩍 벌어졌다. 동화책으로 엮는다면 너끈히 장편동화 쯤 될 것 같다.

 

일곱 살이 되는 작은 아이는 책커버를 성가셔한다. 여느 때처럼 책을 보자마자 “엄마 이거 버려도 돼?”묻기에 커버그림과 표지 그림을 살펴보니 책커버 이미지를 흑백으로 찍어내어 연필로 스케치한 듯 보이면서 점묘 느낌을 주는데다 제목과 작가, 출판사 이름 등이 생략되어 있었다. 이제껏 보아왔던 앞뒤표지를 그대로 복사하여 덧대었던 그림책 자켓과는 분명 다름이 있어 손상되지 않게 잘 보자고 주의를 주었다.

그런데 그림을 훑어보던 아이는 그림책보기를 거부했다. 웅장하고 멋지지만 어두운 그림이 시선을 끌지 못하는 듯 했다 . 그런데도 일단 그림책을 시작(?)하고 보니 아이는 종알종알 말이 많아지고 책에서 한번도 눈을 떼지 않았다.

 

표지 그림 빅피쉬를 가리키며 이게 뭘까 물으니 열 살 큰아이는 큰 물고기, 작은 아이는 물개 같다고 한다.

 

아이들과 함께 읽어내린 내용은 이렇다.

 

가뭄이 깊다. 쩍쩍 갈라진 땅은 죽음의 땅으로 변해가고 있다. 가축들은 죽어 가고 죽음의 땅엔 독수리떼가 들끓는다. 기우제를 지내지만 소용이 없다. 부족회의를 한 끝에 물을 뿜어내는 전설 속의 물고기를 잡아 올 전사를 뽑기로 한다. 뽑힌 네 명의 건장한 전사는 씻고, 먹고, 제사 등의 의식을 치룬 후에 한 동굴을 찾아가 벽화를 본다. 벽화엔 지도가 그려져 있고 물을 뿜어대고 있는 물고기가 그려져 있다. 네 명의 전사는 먼 길을 떠난다. 가는 길에 네 사람은 커다란 배를 만들고 있는 노파(개미보다 더 작게 그려져 못알아보겠지만 왠지 노파일 것 같은 느낌) 만난다. 이 가뭄에 배를 만들다니…비웃음을 보내고 가던 길을 재촉한다. 먼 길 끝에 도착한 곳에서는 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지고 있었고 그 위에 전설속의 물고기가 있었다. 전사는 활로 물고기의 지느러미를 맞추어 떨어뜨리고는 마른풀로 짠 그물로 물고기를 거두어 돌아온다. 하지만 물고기를 잡은 기쁨도 잠시, 또 다른 전쟁이 기다리고 있다. 동물들 역시 물이 없인 생명을 이어나갈 수 없기에 물고기를 뺏길 수는 없다. 사투 끝에 마을에 도착하자 마을 사람들은 축제 분위기에 쌓이고 네 전사는 영웅이 된다. 사람들은 거대한 물고기를 가두어 지키고, 또 한쪽에서는 동물들과 전쟁을 벌이느라 죽어 나간다. 그런데 좀처럼 끝나지 않았던 전쟁은 동물 무리들이 갑자기 방향을 돌려 돌아가는 것으로 끝이 난다. 하지만 사람들의 승리의 기쁨은 그리 길지 않았다. 물고기와 장맛비로 마을은 대홍수를 맞는다.

(다음에 다시 보면 또 새로운 이야기가 나올거라 생각한다)

 

아이는 빅피쉬가 있는 곳에서 사람들, 동물들 모두 모여 살면 될텐데 왜 싸우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모든 전쟁은 욕심으로부터 비롯된다. 아이들은 배우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배를 짓는다고 비웃었던 그 사람들이 배에 태워달라고 간절하게 바라보는 장면에서 아이들에게 그 뒷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아이들은 배에 태워 주었을거라 한다. 배는 아주 크고 배를 짓는 노인은 착한 사람일거라 한다. 하지만 동물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아이들 생각이 다르다. 큰 아이는 사람들의 욕심이 얄미워서 다시 물로 퐁당 빠뜨릴 것 같다고 하고, 작은 아이는 모두 어울려 잘 살아갈 거라고 한다.

 

우리에게 신비한 물고기가 생긴다면 그 물고기 입에서 무엇이 나왔으면 좋겠느냐 물으니 큰 아이는 먹을 게 끊임없이 쏟아졌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런데 로봇이라고 말하겠지 예상했던 작은 아이의 대답이 놀라웠다.

 

<우리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추억들>

 

 

빅 피쉬.

책 크기만큼이나 큰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