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습관 들이기 ‘마인드 스쿨 4-정리 정돈은 어려워’

시리즈 마인드 스쿨 4 | 기획 천근아 | 남지은 | 그림 김인호
출판사 고릴라박스 | 출간일 2014년 1월 24일 | 정가 9,500원

요즘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가정 교육이 무엇일지를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아이가 한둘밖에 없다보니 아이들 몫까지 엄마가 해주게 되고, 그래선지 정작 집안에서 배워야 할 것들을 아이들이 제때 배우지 못하는 경우가 꽤 되는 것 같다. 그런 바람직하지 못한 습관은 엄마 자신을 뒤치다꺼리나 하는 사람으로 만들게 되고, 아이에게도 알아서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하는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엄마가 하는 말은 잔소리가 되고 아이는 그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스스로 자신의 옷가지나 책장 정도는 정리 정돈하도록 습관을 잡아줘야 하는데, 초등 중학년이 되어도 엄마에게 미루는 아이들이 있다. 이런 아이들에게 맞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 이런 엄마들의 고민을 담은 마인드 스쿨 시리즈 4편이 나왔다. 연대 소아정신과 천근아 교수가 기획하고, 부부작가 남지은과 김인호의 글과 그림으로 아이들 눈높이게 맞게 꾸며졌다. 자존감과 학교폭력, 왕따를 다룬 1, 2, 3편에 이어 이번이 4번째다.

 

희안하게도 사람 심리는 집안이 깨끗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너저분하면 기분이 언짢아진다. 아이들도 무언가를 펴놓고 재미있게는 놀아도, 그 상태로 계속 널려 있는 집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문제는 어지럽히기는 쉬워도 치우기는 힘들다는 데 있다.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아무리 엄마라도 한계가 있다. 꾸짖는 것도 한두번이지 아이가 달라지지 않으면 엄마도 스트레스를 받고, 아이에게도 그런 습관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럴 때 이런 학습만화를 슬쩍 던져 두는 것도 좋운 방법일 수 있겠다.

 

이 책의 주인공은 어지르기 대장 오서준이다. 서준이는 집을 어지럽히기만 하고 도대체 치우질 않는다. 준비물도 학교 가기 직전에서야 허둥지둥 준비하고, 자신의 바르지 못한 습관에 대해 한번도 진지하게 생각하질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집열쇠를 찾지 못해 결국 잠그지 못하고 학교에 갔다가, 집에 도둑이 들어 엄마아빠의 결혼식 예물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않아 서준이네는 새아파트로 이사 가게 되는데, 거기서도 서준이는 집정리는 나몰라라 하고 게임만 한다.

 

 

게임을 하던 중 서준이는 건너편에 블록으로 지은 집을 보게되고, 궁금증을 참지 못해 찾아가게 된다. 그곳에서 누루와 비루라는 개구쟁이 형제를 만나게 되는데, 그 아이들은 서준이보다 더한 게으름뱅이다. 치우며 놀자고 서준이가 몇 번을 말해도 괜찮다는 아이들을 보며 서준이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비록 한바탕 꿈으로 끝나고 말았지만 꿈속에서 서준이는 지저분한 일상이 얼마나 겁나는 일인지를 뼈저리게 깨닫게 된다.

 

 

이야기가 끝나면 책의 맨 뒷부분에 천근아 교수의 임상경험을 만화로 소개한 지침이 들어있다. 서준이와 같은 아이들은 처음부터 알아서 하기에 쉽지 않으므로, 처음에는 부모가 도와주워야 한단다. 그리고 ‘넌 항상 이런 식이지?’ ‘대체 누나랑 넌 왜 이렇게 다르니?’와 같은 말은 절대 해서는 안되며, 대신 ‘너도 잘할 수 있어.’ ‘네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알아.’와 같은 말을 하란다. ‘아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주는 특별한 만화책’ 이라는 문구대로 이 책이 우리의 미래이자 기쁨인 아이들에게 적절한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스스로 해법을 찾는 멋진 어린이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