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팅게일과 만나다 ‘마법의 시간여행 51′

연령 8~13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4년 3월 5일 | 정가 7,500원

지나가는 말처럼 아주 쉽게 나는 아이에게 상상력을 가지라고 했다. 그래놓고는 상상력이 없게 느껴질라 치면 답답해 하곤 했다. 그러던 차 도대체 상상력이 뭔지를 알고 싶어 사전을 찾아봤더니 함부로 쓸 수 있는 말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실제로 경험하지 않은 현상이나 사물에 대하여 마음속으로 그려는 보는 힘’이 상상력이 가진 뜻이었다. 실제로 경험한 것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든데, 하물며 겪어보지 못하고 체험하지 못한 것을 안다는 게 과연 쉬운 일일까? 아이니까 떠오르는 것들을 무작위로 연결하는 게 쉬울 거라는 내 짧은 생각이 부끄워졌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아이의 상상력을 키울 수 있을까?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쉽고도 부담 없는 방법의 하나로 시간여행을 다루는 책을 읽으면 좋지 싶었다. 사실 시간 여행만큼 흥미진진한 소재가 어디 있으랴. 생각만으로도 들뜨게 하는 마력이 있지 않는가. 여러 책을 찾다 만나게 된 책 중의 하나가 ‘마법의 시간여행-나이팅게일의 이집트 여행편’이다. 벌써 51편이나 나왔다는데 아이와 나는 이제서야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잭과 애니 남매가 시간 여행을 하며 위대한 인물들의 위대함의 비결을 배워오는 것인데, 이번에 만날 사람은 나이팅게일이란다.

 

 

하지만 잭과 애니가 만난 나이팅게일은 우리가 알고 있는 훌륭한 간호사가 아닌, 자신의 진로를 놓고 진지하게 고민중인 아가씨 플로렌스다. 부모의 반대와 주변 사람들의 편견으로 마음이 힘든 플로렌스는 지금 다른 누군가에게 마음을 쓸 여유가 없다. 스물 아홉 당시의 나이팅게일은 이집트에 와서 병원 시설을 견학하고 있었는데, 잭과 애니는 그때의 나이팅게일을 만나고 있는 것이다.

 

 

잭과 애니는 나이팅게일과 이야기 하고 싶지만 나이팅게일은 곁을 주지 않는다. 그런 나이팅게일을 따라가다 잠시 맡게 된 개코원숭이 코쿠가 쟈칼 떼에 놀라 절벽으로 올라가면서 일이 벌어졌다. 코쿠를 구하기 위해 잭과 애니는 마법의 안개를 마시고 암벽을 올라가지만 내려오다 잭은 어깨와 팔을, 애니는 다리를 다치게 된다. 타고온 당나귀도 사라지고 난감하던 차, 나이팅게일이 찾아와 잭과 애니를 구조한 후 배로 데려와 돌봐준다. 나이팅게일은 최선을 다해 돌봐주고 자신의 속 마음을 잭과 애니에게 전한다. 나이팅게일의 위대함의 비결이 삶의 의미와 목적이었음을 잭과 애니는 깨닫는다.

 

 

잭과 애니의 시간여행이 무사히 끝났다. 잭과 애니는 이 여행으로 위대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삶의 의미와 목적을 깨닫고 그 길을 향해 꾸준히 가는 것임을 배우게 된다. 그런데 잭과 애니만이 아니라 나도 커다란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지금까지 나이팅게일의 업적에만 주목했지 그녀가 자신의 바람을 이루기 위해 갈등했던 시간들을 놓치고 있었다. 마치 훌륭한 사람은 저절로 되는 양 생각했던 치기어린 내 생각을 이 책을 점검하게 되었다.

 

 

과거의 인물을 현재로 불러오고 또 현재에서 과거를 만나는 시간여행이야말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연스레 자극하는데 최고이지 싶다. 시공간을 넘나들며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만남을 통해 위인들도 자신들과 똑같은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었음을 깨닫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또한 그들의 위대함이 생각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안다는 것은 얼마나 엄청난 일인가. 인간이 하늘을 나는 상상을 통해 비행기가 발명됐고, 말보다 더 빨리 달리는 상상이 기차와 자동차를 만들었다. 마법의 시간여행의 다음편은 어떤 인물과의 만남이 될지 나도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