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대 골목의 비밀

시리즈 일공일삼 시리즈 92 | 조경숙 | 그림 전금하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4년 2월 25일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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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숙 지음

전금하 그림

비룡소 펴냄

 

영국 옥스퍼드, 천문대, 그리고 별…

모던한 느낌의 일러스트가 담긴 표지를 보고 이 책을 무척 읽어보고 싶었다.

두툼한 두께로 이국적인 정취가 느껴지는데다 천문대에 숨겨진 비밀이 있다고 하니,

미스테리할 것같은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졌다!

 

테두리가 살아있는 심플한 그림에, 톤다운된 컬러의 느낌이 모던하면서도 천문대의 신비로움을 잘 표현해주는 것 같다.

매력적인 일러스트가 이야기와 정말 잘 맞아 떨어진다는 느낌이 든다.

 

 

주인공인 혜성이는 한국나이로는 12살.

아빠가 영국 주재원으로 발령이 나서 가족들 모두 영국으로 오게 되었다.

낯설기만한 환경에서 뭔가 내 생각을 표현하려면 머리 속에서 영어로 말을 배.열.해.내.야.하는 어려움을

꿋꿋하게 이겨나가는 모습이 너무나 대견했다!

딸아이 또래인 혜성이의 이야기였기에 더욱 실감나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헬렌이라는 촌스런 이름에다, 영국에서는 만 나이로 얘기한다는 걸 모른 채 10살이라고 말해버린 상황에서

반 친구들의 우스꽝스럽다는 듯한 시선을 피할 길이 없다…

한국말을 할 줄 안다는 세라라는 친구가 진정 천사처럼 느껴졌으나, 선생님 앞에서만 친절하게 대해줄 뿐

혜성이의 줄 이은 질문에 귀찮다는 듯 쌩~하게만 구는데…

 

역시 정답은 가장 ‘나’ 다운 모습에 있었던 걸까?

혜성이의 호주머니 속에 있던, 한국에서 가져온 시리얼 장난감.

그리고 반의 리더격인 줄리아나가 가지고 놀던 영국 시리얼 장난감인 동물인형.

둘은 말이 잘 통하진 않았지만 마음의 코드는 완벽히 맞았다!

 

혜성이의 방에서 천문대가 보인다.

우연히 천문대에 들어가 보게 되면서 비밀스럽고 미스테리한 상상을 하게 되는데…

 

혜성이는 눈을 감아 보았다.

오래전 왕과 귀족과 농민들이 있고 기사들이 말을 타고 다니던 때를 상상했다.

그러고는 빙글빙글 돌았다.

“나는 까마득히 먼 동양에서 온 신비로운 소녀야. 이곳과는 어울리지 않는 외롭고 슬픈 까만 머리 소녀지.”

혜성이는 연극 속 주인공처럼 슬픈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 머쓱해져 눈을 뜨는 순간, 창밖으로 검은 물체가 소리엇이 스윽 스쳐 지나갔다.

혜성이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숨이 막혔다. 꼼짝할 수가 없었다.

​700년 전 옥스포드에 남겨진 단 두 사람, 제임스와 메리.

신앙과 학문으로 성역이 되었던 옥스퍼드는 법이 적용되지 않았고, 영주와 성직자들의 보호를 받았다.

그러나 점점 그런 점들을 악용하는 학생들이 생겨나기 시작하고, 학생들은 시민들과 시비가 붙게 된다.

더 이상 옥스퍼드에 머무는 것이 어려진 상황이 되자 모든 사제들은 케임브리지로 떠나게 되고,

젊은 사제였던 제임스​가 홀로 남아 필사본의 책들을 지키게 된다!

그런데 제임스 말고 한 명이 더 옥스포드에 남아있었는데, 그것은 옥스포드 성의 하녀였던 메리였다.

성 안에서 외롭게 지냈던 두 사람은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게 정말 행복했고,

메리는 제임스에게서 별들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러나 점점 시민들이 점점 성 안으로 들어오고 약탈이 시작되어 제임스와 메리 마저 이 성에 머물기 어려운 상황이 되는데…

그 옛날 외롭게 옥스포드를 지켰던 동양인 소녀 메리,

​그리고 현재 낯설기만한 옥스포드에 와있는 혜성이가 오버 랩이 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혜성이는 그 옛날 옥스포드의 비밀에 한걸음한걸음 다가가게 된다.

긴장감 속에서 미스테리한 이야기를 좇아가지만 그 옛날 메리를 지켜줬던 옥스포드의 바람과 별들에게 묘하게 이끌린다.

낯선 곳에서 비밀스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모험을 하면서 혜성이는 멘토와 우정을 얻는다.

밤하늘 별들의 이야기인 천문학이라는 소재가 주는 광활함 속에서 혜성이는 훌쩍 성장해 간다.

더이상 친구들에게 웃음거리가 되는 동양의 소녀가 아니다.

‘동양의 작은 소녀가 옥스포드의 비밀을 밝혀냈다는 것을… 메리가 알까?​’

라는 마지막 그녀의 독백에서 뿌듯한 성취감이 느껴진다!

​한국의 작은 소녀가 역사적인 배경을 밟아가며 낯선 환경에서 맞딱뜨린 일들을 꿋꿋하게 헤쳐나가는

글로벌한 긴박감에 나도 같은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던… 그런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