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바굼바!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4년 4월 5일 | 정가 13,000원

율리시스! 다람쥐! 처음보았을 때 이처럼 굉장히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있나 싶었던 이름이였다.
다람쥐를 율리시스 하고 부르는 장면은 더욱 상상이 되지 않았다. 책은 그렇게 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책은 굉장히 쉽게읽혔는데, 처음 읽었을 때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나 읽지 않을까, 하는 느낌였건만
나는 어느샌가 책에 깊이 몰두해 있었다. 적당한 만화와 전지적 작가 관점에서 쓴 글이 적당히 어우러져 굉장한 흡입력을 만들어냈다.

책의 시작은 평범한 다람쥐가 진공청소기에 빨려들어가다가 플로라라는 소녀에게 구해지며 시작된다.
플로라는 자칭 천성이 냉소적 이라는 열살의 소녀인데, 그녀는 다람쥐가 초능력을 갖게된 것을 보고 그녀가 즐겨있는 만화책의 히어로를 떠올린다.
이 다람쥐가 초능력을 가지고 악을 물리치며 정의롭게 사람들을 지키는 초능력 히어로가 되리라고 소녀는 생각했다.
하지만 다람쥐는 정의를 지키고 악을 물리치는 것 보단, 도토리를 지키고 고양이를 물리치는 것을 뿌듯히 여겼다.

그렇게 서로를 굉장히 좋아하지만 무언가 어긋나 있는 다람쥐와 소녀의 이야기가 이 책이다.
놀라운건, 이 책은 그냥 이야기만 담고있는 것이아니라 우리가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말도 써져있다는 것이다.
책 중 미이스챔 박사의 대화 중

“파스칼은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증명할 수 없기 때문에 신의 존재를 믿을 수 도 있다고,
그렇게믿으면 온갖 것을 얻을 수 있는 반면 잃을 것은 없기에 믿어야 한다고 했어.(중략)
내가 믿는 쪽을 선택했을때 잃는게 뭐니? 아무것도 없어!(중략)
그런게 가능하다고 믿는다면 세상에는 더 많은 아름다운 것들이 존재하게 되거든.”

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나는 처음 이 부분을 읽었을 때 굉장히 감명받았었다. 물론 이것은 철학적으로 의견이 갈리는 말이지만,
그래도 굉장히 좋은 말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예를 들어서, 산타클로스가 있다 라고 믿는 아이들의 크리스마스가
산타클로스는 없다 라고 믿는 어른들의 크리스마스 보다 행복한 것처럼 말이다.

이야기에서 율리시스와 플로라는 나름대로의 굉장한 모험들을 겪게된다.
슈퍼맨처럼 악당들의 테러를 초능력으로 막고, 아이언맨 처럼 악당을 해치우는 일 같은 모험은 아니지만.
우리의 멋진 다람쥐 영웅 율리시스는 멋지게 고난을 이겨내고 행복을 쟁취한다.

굉장히 만족스럽게 읽었던 책이였다.

ps. 홀리 바굼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