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괴물, 프랑켄슈타인의 피조물을 만나다

시리즈 비룡소 클래식 37 | 메리 셸리 | 그림 배리 모저 | 옮김 황소연
연령 12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4년 4월 28일 | 정가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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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을 이야기할 때 흔히 거론되는 프랑켄슈타인. 이 이야기를 이제야 완본으로 읽게 되었다. 1818년에 출간된 이 작품이 얼마나 큰 반향을 남겨왔나는 그동안 수없이 반복해서 제작된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이야기는 한 부선장으로 북극해를 누비고 있는 탐험대장 윌턴이 누나에게 쓴 편지글로 시작된다. 그가 망망한 얼음바다에서 도망친 자를 쫓는다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옮긴다. 인간의 능력을 시험하는 얼음바다에서 출발하는 그 이야기는 그 시작부터 써늘하다.

이야기의 서두는 자연의 신비에 도전하는 젊은 과학자의 열정에 바쳐진다. 진리를 탐구하는 희열은 조금씩 변모하여 생명의 신비에 대한 호기심으로 바뀌고 이내 이 젊은이는 오만하게도 창조주를 꿈꾼다. 광기어린 젊은 과학자의 무모하고 불경스러운 도전은 아름다운 자연의 변화와 결실들이 이루어내는 아름다움과 신비함과 대조를 이루면서 자연스럽게 끔찍한 불행을 예고한다.

젊은이의 오만한 목표에 대한 열정은 광기어린 노예의 삶을 가져다주고 마침내 성공하지만,  ‘그 피조물’을 본 순간 창조주인 젊은이는 ‘공포와 혐오감’을 느낀다. 자신의 실험실에서 도망쳐 잊고자하지만, 자신의 행동에 대한 자책감으로 그는 병들고 만다. 겨우 병을 이겨내지만 ‘그 피조물’이 자신이 사랑하는 주변사람들을 하나씩 앗아가며 숨통을 조여온다는 것을 알고 야위어간다. 작가는 마치 오만한 영역에 도전한 젊은 과학자에게 벌주듯 잠시도 안도할 수 없는 그의 일상을 꽤 오랜 시간 그려낸다.

그 다음은 역시 독자가 궁금해야 ‘그 피조물’의 삶을 그린다. 마치 인류가 수렵채집생활에서 출발해 불을 사용하고 이어 문명을 일구며 발전했듯이 그도 그렇게, 그러나 아주 빠르게 문화를 익힌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인간보다 우월한 자신의 능력을 갖게 창조되었음을 깨닫고 오만해지기도 한다. 그 피조물은 인간의 사랑과 공감을 갈망하게 되고 자신의 창조주를 찾아와 번민하는 자신의 심정을 털어놓는다.

자신의 창조주 빅터 프랑켄슈타인에게 설득과 협박을 번갈아가며 이어가는 피조물의 변론은 깊은 울림이 있다. 그가 실수로 혹은 질투에 사로잡혀 저지른 살인에 대하여 창조주만큼이나 번민하고 있으며, 자신의 독특한 모습으로 인하여 생겨나는 고독에 대하여 괴로워하는데 이는 우리 인간에게 대입시킬만한 철학적 사고로 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짝을 만들어달라고 떼쓰는 피조물의 행복을 보장하기 위해 다시 한번 불경스러운 창조주가 될 것인가 아니면 이 불미스러운 창조물을 없앨 것인가에 대한 빅터의 번민 또한 심오하다.  작가는 그의 잘못을 벌하듯이 차가운 북극해의 선실에서 죽게하고, 그 피조물도 북극해의 얼음바다에 빠져 사라지는 것으로 결말을 맺는다. 죽은 자신의 창조주를 찾아와 눈물을 흘리는 ‘그 피조물’을 그린 장면은 생명과학이 발전하며 새로운 가능성들을 예고하는 이 시대에 다시 새로운 의미의 경종을 울리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