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안에는 굼벵이마법이 자라요

연령 8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4년 5월 30일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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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보다 먼저 책을 읽은 아이가 마지막 장을 덮으며 “으아~~악!”하고 소리를 지릅니다. 재밌다며 두 번째 읽었을 때도 또 “으악~!”. 공만이가 찬 공이 들어갔는지 안들어 갔는지 왜 안알려주느냐고 말이에요. 딸아이의 비명소리로 축구왕 차공만과의 첫인상이 좀 강렬했습니다.^^

명색이 축구왕인 차공만의 모습은 이렇습니다.

축구가 인생의 전부라 할만큼 축구를 좋아하고 축구에 대해 모르는게 없을만큼 축구박사이지만 ‘헛발왕’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도 갖고 있지요.

반대항 축구대회에서 자책골까지 넣은 차공만은 친구로부터 앞으로 축구를 함께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듣습니다. 세상이 끝난 것처럼 울던 차공만은 일요일 아침,  뒷산 약수터로 갔어요. 솟대가 자신의 소원도 들어줄 거라 굳게 믿었지요. 차공만은 솟대 오리를 귀찮게 하고 괴롭힌 끝에 ‘메시의 그림자 양말’을 선물로 받았어요.

공만이가 메시의 그림자 양말을 신자 정말로 마법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메시의 그림자양말을 신자 정말로 다리에 불끈 힘이 솟고, 스프링이 달린 듯 높이 뛰어 오를 수도 있게 되었거든요. 이후로 차공만은 축구스타로 아주 유명해졌어요. 10:2로 대파하는데 큰 공을 세우고, 6학년 형들과의 경기에서도 지는 법이 없었지요. 공만이에게 축구는 아주 쉬운 일이 되어 버렸어요. 그렇게되자 친구들은 이제 전과는 다른 이유로 차공만을 축구 경기에 끼워 주지 않으려 했어요.

발은 메시의 발인데 심장이 따라주지 못해 차공만은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게 됩니다.

그리고 생각했어요.

‘이 발이 정말 내 발일까?’

차공만은 메시의 그림자 양말을 솟대 오리에게 돌려주기로 합니다. 솟대오리는 차공만의 발에서 ‘굼벵이마법’이 자란다는 이야기를 들려 줍니다.

“그게 왜 굼벵이마법이냐면 말이야.

워낙 더디게 자라서 그래.

더뎌도 너무 더디지.

하지만 어마어마한 마법이야.“

 

“그냥 사라지는 법은 절대 없어.

언젠가는 어마어마한 마법을 꼭 부리지.

잃어버리거나 닳지도 않고 말이야.“

 

망설임 끝에 양말을 돌려주고 온 차공만은 다시 예전처럼 헛발왕이 되어 버렸어요. 3학년 반별 마지막 시합 날 승부차기, 한 점 뒤져 있을 때 공만이의 순서가 되었어요. 공만이가 찬 국구공이 바람을 가르며 힘차게 날아올랐습니다.

아이를 소리 지르게 했던 그 장면이에요.ㅎ 과연 골인이 되었을까요?

어떻게 되었을까 물으니 아이는 들어갔을 거래요. 공만이 눈에 굼벵이양말이 보였기 때문이래요. 굼벵이 양말은 땀 한 방울 한 방울이 모여 만들어지는 거니까 저도 아이의 말이 맞을 것 같습니다. ^^

 

외할머니 마당에서 축구공 차며 놀았어요. 외할아버지가 이불빨래를 널으라고 빨랫대를 세웠는데 외할머니는 쓸데없는 일을 했다 하시고 아이들은 축구골대로 딱 좋다고 했어요.ㅎㅎ 두 아이 공차는 모습을 보니 헛발왕 차공만 저리가라입니다.

만약에 우리에게 메시의 그림자양말과 같은 것이 주어졌을 때 공만이처럼 그것을 포기할 수 있을까 잠깐 생각해보았어요. 철없는 어린 아이 같지만 공만이는 자신의 노력으로가 아닌 거저 얻어진 것으로 누릴 수 있는 행복이 크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을 거에요.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무엇을 하든 땀과 노력의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또한 엄마의 입장에서 아이의 굼벵이마법을 믿고 기다려줘야겠어요. 엄마가 원하는 속도로 따라오지 않는다고 해도 아이는 제 자리에 있지 않음을, 지금 이 순간에도 아이들은 쉬임없이 성장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