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저택 그린 노위]톨리와 아이들의 비밀스러운 이야기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4년 6월 20일 | 정가 9,000원

단순해 보이지만 표지가 눈길을 끈다. 저택의 내부는 알수 없고 오로지 문 밖의 세상이 보일 뿐이다. ‘비밀’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만으로도 호기심을 가지게 한다. 비밀의 저택이라고 하니 이  안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흥미로운 비밀이 담겨 있을거라 생각한다. 활짝 열린 문 밖의 세상은 달라보인다. 다른 곳에는 눈 위에 어느 흔적도 보이지 않지만 문과 멀리 보이는 나무 사이에는 길처럼 누군가 많이 다녀간 흔적이 보인다. 자세히 보면 나무 근처에는 세 사람이 서 있다. 서로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저 나무에는 무슨 비밀이 숨겨져있는 것일까? 다른 곳에는 누구도 다녀간 흔적이 없지만 나무로 간 흔적이 보이니 말이다.

이야기를 읽기 전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살펴보니 역시나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이 이야기의 배경이 된다. 결혼 후 캠브리지 근처의 아름다운 장원으로 이주했는데 그 곳이 ‘그린 노위’의 배경이라고 한다. 책을 읽다보면 이야기가 주는 재미만큼이나 풍경이 주는 아름다움에 감탄하게 된다. 이렇듯 작가의 경험이 중요한가보다. 상상으로 가능한 일이겠지만 현실속에서 어떤 일들을 경험하고 살고 있는지에 이야기의 색깔은 조금씩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또 한가지 놀라운 것은 예순의 나이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종종 우리들은 마흔의 나이에 등단한 박완서 작가를 이야기하며 뭔가를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다고 말한다. 글을 쓰는 시기도 따로 정해진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예순이라는 나이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이 놀랍니다.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나는 작가이기에 책 내용만큼이나 작가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조그만 한 아이가 열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다. 아직 어린 아이인데 보호자도 없이 어디를 가고 있는 것일까.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인가보다. 홍수에 잠긴 평야를 천천히 가는 기차안에서 이게 대홍수이고 자신이 노아의 방주로 가는 중이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온갖 동물들과 함께 타고 가는 상상을 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아이의 이름은 ‘토즐랜드’이다. 지금 ’그린 노아’ 저택에 사는 올드노 증조 할머니를 찾아 가는 길이다. 엄마는 돌아가시고 아빠는 먼 곳에 있다. 새 어머니가 있긴 하지만 만난 적이 거의없다. 토즐랜드는 자신에게도 가족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한다. 계속 기숙사에서 살면서 다른 친구들과 달리 방학때도 기숙사에 남아 스포드 교장 선생님과 선생님의 연로한 아버지와 함께 보내야만 했다. 이제는 기숙사에 남아 외롭게 지내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올드노 증조 할머니에게 함께 살자는 편지가 온 것이다. 가족이 생겼다는 즐거움도 있지만 두려움도 크다. 아직 한 번도 만나보지 증조 할머니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나이가 많아 무섭게 보이지 않을까하는 걱정을 하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증조할머니를 만나러 간다.

 

걱정과 달리 온화한 미소로 반기는 증조할머니. 집안 곳곳은 신기하기만 하다. 증조할머니는 토즐랜드에게 이제부터 ‘톨리’라고 부르겠다고 말한다. 톨리라는 이름은 엄마가 불러주었던 이름이였다. 무서울 거라 생각했던 증조할머니인데 이제는 다른 생각이 든다. 앞으로 이 저택에서 톨리는 할머니와 어떻게 보내게 될까.

 

“혹시 증조할머니가 마녀라면 어떡하지?” - 본문 19쪽

 

처음 만났는데 톨리에게 돌아왔구나라고 말한 증조할머니의 말은 실수였을까. 오래 전부터 이 집에서 살고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을 받는 톨리. 이것의 비밀들은 이야기가 흘러가며 하나씩 밝혀진다. 증조할머니 혼자 살고 있을거라 생각했던 그린 노위. 하지만 그 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은 증조할머니 뿐만이 아니였다. 그들이 누구인지는 책을 보며 알아가는 것이 재미있을듯 하다.

 

‘그린 노위’라는 이름을 가진 비밀스러운 저택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일들. 그 저택에 있는 것들중 신기하지 않은 것은 없다. 톨리와 다른 아이들의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이 여름의 더위를 잠시나마 식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