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책에 질린 엄마에게 추천해요, 나, 꽃으로 태어났어

시리즈 지브라 7 | 글, 그림 엠마 줄리아니 | 옮김 이세진
연령 5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4년 7월 31일 | 정가 16,000원
수상/추천 볼로냐 라가치상 외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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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책에 질린 엄마에게 추천해요,

나, 꽃으로 태어났어

(글 그림 엠마 줄리아니 / 비룡소)

 

 

 

 

 

 

예전에는 아이들 책이건, 어른들 책이건

그 형태가 비슷비슷했는데요.

갈수록 책이라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한정된 공간에서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자유롭게 풀어내는 작가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 중 한 가지 기법이 바로 ‘팝업 pop-up’입니다.

가장 단순하게는 흥미를 유발하기 위한 목적에서부터

오늘 소개하는 책처럼 팝업이 아니면

작가의 생각을 완벽히 표현할 수 없기에 선택한 목적까지

그 깊이와 폭이 다양해진 요즘입니다.

 

 

 

 

 

 

가장 처음에 접한 팝업북은

팝업북의 거장이라 불리우는 ‘로버트 사부다’의 ‘오즈의 마법사’였습니다.

10년 쯤 전에 구입했는데

당시에는 번역본이 없었는지 어쨌는지

좌우간에 원서로 구입을 했지요.

 

 

 

 

 

 

우리 반 학생들에게 보여주겠다고

나름 비싼 돈 주고 구입을 하고는 얼마나 뿌듯했는지.

책을 받은 다음 날, 아이들 앞에 서서 한장 한장 넘겨주며

이야기를 해주는데 초롱초롱한 아이들의 눈이라니.

그리고 입에서 계속계속 나오는 “우와-”소리라니.

 

 

 

 

 

 

아, 거금 들여 구입한 보람이 있구나. 싶었던 책.

아이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은 책이었습니다.

아, 지금은 율이가 하도 넘겨봐서 너덜너덜할 지경이지요.

 

 

 

 

 

 

요즘은 간단한 놀이북들 중에도 팝업의 형태를 취한 것들이 많아서

흔하디 흔한 표현의 방식이 되었지만,

여전히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쉽게 책을 접하게 하는 훌륭한 형태의 표현양식이라 생각합니다.

 

 

 

 

 

 

그 동안은 율이의 책을 골라 함께 보느라

엄마인 나를 위한 그림책은 잠시 접어두었는데

오랜만에 어머나, 이건 율이 책이 아니라 내 책이네. 싶었답니다.

 

 

 

 

 

 

제목은, 어떻게 더 이상 사랑스러울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곱습니다.

‘나, 꽃으로 태어났어’

원제는 무엇인지 알 수 없으나

제목만으로도 누군가에게 선물할 가치가 충분한 느낌입니다.

 

 

 

 

 

 

 

‘나, 꽃으로 태어났어’는

2014 볼로냐 라가치 상 오페라 프리마 부문 우수상 수상작입니다.

사실 표지만으로도 ‘과연 상을 받을만 하구나.’싶지만

한장 한장 넘길수록 이것은 작품이라는 결론에 이릅니다.

 

 

 

 

펼치면 병풍의 형태를 취할 수 있지만

한 페이지씩 넘겨가며 보아도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사진을 워낙에 발로 찍는 사람이라

아름답고 고운, 그래서 살랑살랑 대는 듯한 색감을

잡아내지 못하여 몹시 미안할 지경이네요.

 

 

 

 

 

 

‘나, 꽃으로 태어났어요.’

글은 그림을 방해하지 않도록,

그리고 간결함을 잃지 않도록,

맨 아래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글보다는 그림에 집중하게 되며

그림을 먼저 보고 이리저리 팝업을 넘겨본 후,

아래에 있는 문장을 읽으면 ’감각적이네.’라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따스한 햇살을 받고 따듯한 기운을 나누며 살아가요.’

온통 흑백의 간결한 선과 이미지들.

사진상으로는 찾기 힘들지만

땅 위를 느릿느릿 걷는 무당벌레의 붉은색은

과하지 않아 차분합니다. 

 

 

 

 

 

각각의 꽃잎을 펼치면 같은 페이지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차갑다 싶을 정도로 간결하던 분위기에

몇 가지의 색이 더해지니 순간 생동감 있는 풍경이 됩니다.

이런 점 때문에 팝업북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수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난 사람들을 가깝게 이어 주고 사랑을 전해 주기도 해요.’

이 페이지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자

이 책에서 클라이맥스를 말하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곱다고 밖에 할 수 없는 여자의 옆선과

꽃을 건네는 사람의 손.

위로받는 느낌이다. 라고 말하면 너무 과할까요.

그런데 다른 페이지들에 비해

유난히 함축적이라 마음이 두근거리는 부분입니다.

 

 

 

 

 

노란꽃.

빨간꽃.

더 이상의 말이 필요없는.

최고의 페이지.

 

 

 

 

 

 

‘세상과 나누는 마지막 인사에도 함께하고요.’

생의 마지막까지 꽃과 함께 한다는 점을

앞부분과 매끄럽게 연결한 글이 돋보입니다.

 

 

 

 

 

 

*

 

 

중간에 제가 클라이맥스라 표현한 페이지 때문에

이 책을 다른 사람들(특히, 아이 엄마들)에게 선물해도

참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우리 같은 애엄마들은 남들이 겉으로 보면

이런 감성적인 부분이

다 메말라빠져 죽어버린 것 같아도(아, 슬프네요.)

막상 이런 책 한 권으로 가슴 두근거릴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거든요.

아이 낳고 감성이 충만해진 부분이 분명히 있으니까 말이지요.

 

 

 

 

 

만원이면 커피 두어 잔 값에 불과한데

그것을 포기하면 수중에 넣을 수 있는.

아주 어여쁜 위안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