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가 확실한 영유아용 시리즈물, 개구쟁이 아치, 메롱 놀이는 재밌어

시리즈 개구쟁이 아치 3 | 글, 그림 기요노 사치코 | 옮김 고향옥
연령 2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0년 3월 31일 | 정가 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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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가 확실한 영유아용 시리즈물, 개구쟁이 아치, 메롱 놀이는 재밌어

(글, 그림 기요노 사치코 / 비룡소)

예전부터 눈여겨 보았던 영유아용 시리즈 중 하나가

‘개구쟁이 아치’입니다.

‘아기물고기 하양이’나 ‘추피 생활동화’도 하나의 캐릭터가 반복등장하여

아이들이 쉽게 책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데요.

이와 마찬가지로 개구쟁이 아치도 같은 류의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책은 흥미 위주로 흘러갈 수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책에서는

오히려 ‘흥미 위주로 간다’라는 것이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책을 읽는 행위’ 그 자체에 목적을 두는 저 같은 엄마에게는

행위의 지속을 위해 흥미는 필수라 생각하는데요.

책을 골라 읽으며 어느 정도 자신의 독서력을 갖춘 어른들이 아닌 이상,

아이들은 무조건 재미가 있어야 행위가 뒤따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런 시리즈물은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는 독서의 기폭제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어쨌거나, 하나의 주캐릭터가 책 전권을 이끌어가는,

그래서 아이들이 쉽게 정을 붙이고

즐겁게 꺼내오는 책.

개구쟁이 아치 시리즈 중

‘메롱 놀이는 재미있어’를 소개합니다.

개구쟁이 아치 시리즈는 30년 정도 된.

나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책입니다.

그 동안 일본에서만 2800만부 이상 판매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알고 있는 부모님들이 많은 책입니다.

페이지수가 그리 많지는 않으나,

아직 프뢰벨 영테나 페이지 당 글밥이 2~3문장 정도 되는

그림책을 소화하는 수준인 율이가

아직 전권을 집중해 듣기란 다소 무리입니다.

아이들의 생활에 밀접한 주제들로 구성되어 있고,

제가 받은 이 책 또한 ‘장난’을 소재로 하여

그리 어렵지 않건만,

율이는 2/3부분에 이르렀을 때

다소 집중력을 잃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반응은 프랑스 캐릭터가 등장하는 ‘추피 시리즈’와 같기에

시간을 두고 차츰차츰 접하도록 유도할 생각입니다.

처음에 율이는 ‘추피 시리즈’도 집중해 듣지 못했었거든요.

그러더니 순간 익숙함을 즐기게 되었는지

“엄마, 추피 읽어주세요.”를 간간이 말하게 되었고

지금은 전권까진 아니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의 추피 시리즈를

끝까지 집중해서 듣는 것에까지 발전했습니다.

‘아치 시리즈’는 ‘추피 시리즈’에 비해

장수가 좀 많은 편이지만

배경이 워낙 간결하여 오히려 그림을 인식함에 있어서는

더 쉬운 경향을 보입니다.

단조로울만큼 깔끔한 배경 덕에

주인공 아치와 등장인물들이 매우 돋보입니다.

일단 내용을 듣지 않아도

대략적인 상황이 짐작되지요.

아치는 밖에서 놀기 위해 집을 나섭니다.

여기서부터 아치의 장난기가 발동하는데요.

일단 글을 읽기 전에 그림부터 보면

풉-하고 웃음이 터집니다.

율이도 신기하다는 듯 씨익 웃으며 한참을 바라본 페이지입니다.

외할머니랑 맨날 도깨비 흉내를 낸다며 눈을 찌익 올리고 내리기를 반복했는데

아치가 비슷한 행동을 하니 일단은 흥미가 생겼겠지요.

아치는 달팽이에게 “메-롱”을 외치며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보여줍니다.

당연히 달팽이는 깜짝 놀라지요.

아치는 또 다시 길을 걷다가 새들을 발견하고는

“메-롱!”을 외칩니다.

예의 우스꽝스러운 표정은 여전하게 말이지요.

뻐꾸기 시계를 좋아하는 율이가

아주 마음에 들어한 장면입니다.

뻐꾸기의 집에는 시계가 달려있는데

실제 자연속에서는 볼 수 없지만,

아이들의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라는 점에서

자연과 생활용품을 연결지은 작가의 아이디어에 감탄을 보냅니다.

단순히 새둥지 형태가 아니라 시계 모양의 집.

위트가 넘치는 표현이 아닐 수 없네요.

길을 가는 아치는 만나는 친구들 모두에게 “메-롱!”을 합니다.

친구들은 그 때마다 깜짝 놀라지요.

책의 맨 뒤에 보면 ‘친구를 놀리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기’라는

약간의 도덕 교과서 같은 주제를 담은 글(생각거리 제시)이 있는데요.

내용과 일러스트로만 봐서는

어떠한 교훈을 얻기보다는 일단 재미있는 놀이와 장난으로

이 책 전반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의도적으로 생각해볼 거리를 부모가 던져주지 않아도

다음 페이지를 보면 아이 스스로 반전을 간접경험 할 수 있게 되는데요.

사실 여기에서 아이가 스스로 뭔가를 깨달아서

‘친구를 놀리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는 것도 좋겠지만

단순히 ‘푸하하, 아치도 해님한테 놀림 당했네. 웃기다!’라고만 생각해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겁없는 아치는 이제 해님에게까지 메-롱 놀이를 합니다.

그런데 아이쿠야.

이번에는 커어다란 해님에게 아치가 당하고 맙니다.

놀리는 행위의 주체가 되었던 아치가

반대의 위치에 놓이게 되는 상황은

아이들로 하여금 쉽게 웃음을 유발하는 장치가 됩니다.

실제로 율이에게 이 부분을 읽어주었을 때,

아주 집중하더라구요.

푸하하 하고 웃지는 않지만 예측하지 못한 상황임에는 틀림없으니까요.

이 뒤로도 몇 페이지의 내용이 더 이어집니다만

여기까지만 소개하고자 합니다.

남은 뒷부분도 상당히 재미있거든요.

개구쟁이 아치 시리즈는 현재 22권까지 출간되었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주인공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시리즈물은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하기 쉽습니다.

그만큼 책을 읽으며 즐거움을 느끼기도 쉽겠지요.

율이는 현재 만 38개월이지만

언어능력이 한창 성장하는 중이라

살짝 페이지가 많은 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율이가 좀 느린편이어서

여느 네 살 아이들의 언어발달을 생각해본다면

서너 살 때부터도 충분히 즐겁게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