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구두에게 생긴 일』by 황선미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4년 9월 19일 | 정가 12,000원
수상/추천 소천아동문학상 외 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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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시절의 기억이 평생을 좌지우지할때가 있다.  좋은 기억이라면 한평생 행복한 기억으로 따라다닐테지만 그렇지 못한 기억들도 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초등학교는 인생에 가장 큰 부분일테고, 중.고등학생들은 그 시기가 전부로 다가온다.  내 어린시절을 떠올려보면 신나게 놀던 기억이 나고, 쉬는 시간마다 운동장으로 뛰쳐나갔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그 시절엔 한반에 아이들이 70명이 넘었을때였고 그 많은 인원을 감당하지 못해 오전.오후반으로 나누어서 수업을 했을때였지만 왕따라는 문화는 없었다.  왕따라는 말을 요즘에는 어린 학생들 뿐 아니라 다 큰 어른들 사이에서도 들려오고 있으니 어린시절에 깍뚜기가 참 그리운 단어다.  어렸을때 고무줄 놀이와 공기를 굉장히 못했었는데, 놀이에서 빠진 기억은 없다. 언제나 나는 깍뚜기로 한자리를 차지 했었었다.  어느 순간부터 놀이문화도 급속도로 바끼면서 아이들은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고, 옳고 그름의 문제를 떠나서 어떤 아이든 가슴 아픈 일을 겪게 된다면 그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어느날 구두에게 생긴 일’은 구두를 이야기 하고 있지만, 화자는 구두가 아니다.  눈 꼭 감고 어쩔 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낭떠러지 끝에서 구두를 들고 있는 소녀가 보인다.  소녀의 심리상태를 나타내는지 겉 표지는 비가 오는 것처럼 보여지고 아이의 속마음은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를 외치지만 결코 괜찮아 보이진 않는다.  표지 속 아이는 초등학교 4학년, 주경이다. 주경인 같은 반, 같은 학원에 다니는 혜수로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괴롭힘을 당한다. ‘주경 M2′라는 문자가 초코렛을 의미하는 줄 엄마는 알지 못한다. 왜 주경이가 영어학원을 가기 싫어 하는지도 엄마는 모른다. 학교에서는 반장으로, 늘 톡톡 활발하게 친구들을 이끌고 다니는 혜수. 혜수와 함께있으면 주경인 불편하고 두렵다.  그리고 그 불편하고 어려움은 주경이 전에 정아라는 친구가 혜수에게 받았었다.  이제 정아는 혜수편에서 주경일 보고 주경인 학교도 영어학원도 다니기가 싫다.

 

혜수랑 미진이는 단짝이다. 공부도 잘하고 얼굴도 예쁜 단짝. 그리고 다른 애들을 우습게 아는 애들. 저 애들 눈에 거슬리면 편하게 지내기 어렵다. 그래서 눈깔이라는 거다. 대들지 못할 것 같은 애들을 잘도 찾아내는 눈깔. (p.14)

  전학 온 명인이가 헤수눈에 들어왔을 때 주경인 지금의 상황에서 벗어 날 줄 알았다.  자신이 당했던 걸 명인이가 당하면 편해 질것 같았으니까 말이다.  명인이의 신발을 혜수의 명령에 의해 주경이가 던져버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괜찮아. 나혼자서 저지른 일 아냐.  괜찮아. 난 이보다 더 심하게 당한 적도 있어.  괜찮아.  신발이 그것뿐이겠어.  다른 거 신으면 되지.  괜찮아.  명인이랑은 죽을 때까지 알은 척 안 하면 돼.’.(p.41)  괜챃다고 속으로 되새기지만 왜 이렇게 힘이드는지, 왜 명인이 할머니는 주경이 엄마 가계에서 일을 하시고, 명인이의 신발이 명인이에게 그렇게 소중한 신발이였는지 주경이에겐 이제 혜수도 명인이도 어렵고 힘든 상대가 되어버렸다.  구두 사건 이후 주경이는 자의든 타의든 가해자가 되고 만다.  또 다른 자신과 같은 아이를 만들어 버린 것이다.

 

  이야기는 주경이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또 다른 가해자가 되었다고 해도 책에서 만난 주경인 혜수와는 다른 아이로 보인다.  끝임없이 자신의 잘못을 말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결국엔 엄마에게 이야기를 하게 된다.  아이들에게 친구가 세상의 전부일때가 있다. 초등 4학년 무렵부터 시작되는 친구 관계는 중.고등학교에 다달으면서 극을 향해 가지만, 그 전까지 아이는 부모의 말보다 친구의 말에 좌지우지하게 된다.  너무나 이상하리 만친 어처구니 없다고 생각이 들어도, 아이들 입장에서는 다른 모든것이 불가능하게 보인다.  작은 아이들의 온 세상은 친구이니 얼마나 크게 다가오겠는가?  공주같은 혜수의 눈에 나기 싫어 애쓰는 아이.  그럼에도 벗어나기 위한 몸무림이 아리기만 한 아이.

 

  감사하게도 황선미 작가는 아이들 스스로 해결할 방법을 찾아내게 해주고 있다.  물론 현실에서 가능 여부를 이야기하기는 힘이 든다.  아무리 부모라도 아이들 문제엔 대놓고 개입하기는 힘드니 말이다.  ‘기역자 소풍’가계에서 만나게 되는 고냥이와 소풍 언니.  그곳에만 있는 장화를 구입하게 되는 정화, 명인, 주경이와 주경이 주변에 있던 현수와 우영이. 아이들은 학예회에서 스스로 깜짝팀을 만들어 내고 서로 의지를 하면서 소통을 하기 시작한다.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는 걸 알고 있다.  내 아이도 이런 시기를 겪었었고 그 시기의 고통을 옆에서 지켜봤으니 말이다.  여전히 아이들은 이런 과정들을 거치면서 성장하지만 결코 쉽지 않다.  황선미 작가의 이야기속에 있는 아이들처럼 해결 능력을 갖고 있는 아이들도 많지 않다.  공주 역활을 하는 아이의 눈에 난 아이들이 서로 뭉치는 경우도 쉽지 않지만 책을 읽는 나는 그 아이들을 응원한다.  스스로 일어나고 헤쳐나가는 아이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단지 책일지라도 말이다.  아동 도서의 최고 작가라고 단언할 수 있는 황선미 작가는 이렇게 아이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너도 할수 있다고, 힘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