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나라 도둑괴물 / 비룡소, 괴물과 젊은이의 역동적이고 신비한 대결.

시리즈 비룡소 전래동화 29 | 송언 | 그림 장선환
연령 5~1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4년 9월 12일 | 정가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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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나라 도둑괴물

비룡소 전래동화 – 29

송언 글 / 장선환 그림

36쪽 | 492g | 253*280*10mm

비룡소

 

여전히 그림책을 즐겨읽는 밤톨군은 살짝 동화쪽으로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시기입니다. 그림보다 글로써 재미를 느껴야하는 문고판형의 동화책에서는 아무래도 재미를 우선으로 하게 되는 시기이기도 하지요. 그 때 송언님의 동화를 골라오면 아이가 대부분 좋아합니다. 이 책의 작가를 보자마자 전래동화로 제법 접해본 땅속나라 괴물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 작가 특유의 입담을 어떻게 보여주셨을지 기대가 되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책을 펼치기 전 표지의 제목은 오돌토돌하게 음각이 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책을 잡고 있는 느낌이 좋습니다. 아이와 함께 종이를 대고 연필이나 색연필로 프로타쥬를 해보아도 재미있을 듯 하네요.

 

이 이야기는 신기한 땅속나라에 사는 무시무시한 괴물이 아름다운 처녀( 혹은 부인 )를 잡아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구전되는 이야기들에서 괴물은 머리가 여럿이기도 하고, 하나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는 아귀 대왕이라는 괴물에게 공주가 잡혀간 것으로 되어있네요. 작가는 괴물과 젊은이의 대결구도를 역동적이고 신비하게 그려내며 더욱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그림도 그 독특함을 뽐냅니다. 콩테와 목탄, 파스텔을 이용하여 다양하고 섬세한 선과 역동적인 화면을 연출해 이야기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듯 합니다. 익숙하면서도 약간 이국적으로 보이는 건물이나 용상의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네요.

책 속 아귀대왕의 얼굴은 그 이름처럼 생선 아귀를 참조하여 그렸다고 하는군요. 아귀의 모습을 궁금해하는 아이를 위해 아귀모습을 찾아보니 정말
비슷해서 절로 웃음이 나왔습니다.

글작가의 구수하고 따듯한 입말체와 반복의 묘미를 살린 리듬 있는 글은 읽는 재미를 준답니다.

첫째 군사가 내려가다 “다리가 후들거려 못 갑니다, 못 갑니다.” 올라오고,

둘째 군사가 내려가다 “간이 오그라들어 못 갑니다, 못 갑니다.” 올라오고,

셋째 군사가 내려가다 “심장이 얼어붙어 못 갑니다, 못 갑니다.” 올라오니 이를 어째.

지하의 공간은 흑백에 가깝게 표현하여 그림만으로도 지상인지 지하의 괴물의 공간인지를 알아볼 수 있게 그려져 있습니다. 그덕분에 파란색 허리띠와
붉은 색 댕기의 색이 유독 눈에 띄네요.

인물들의 외모나 표정, 행동 등을 통해 인물이 가진 특성이 잘 드러나고 있죠. 눈을 감은 호랑이에게서는 신령한 힘도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재미있는 숨은 그림 요소를 숨겨놓기도 했지요. 이 장면의 사진에서 나오지 않는 숨겨진 배경에는 ‘나뭇꾼과 선녀’ 에 나오는 나무꾼과
노루가 있는가 하면, 까치를 잡아먹으려는 구렁이일까요? 나무를 칭칭감고 있는 구렁이도 익살스럽게 그려져 있답니다

젊은이는 여러가지 역경을 무사히 이겨내며 공주를 구출하고 큰 상을 받았다죠. 게다가 버들 공주를 아내로 맞아 아들 셋에 딸 셋을 낳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고 하는군요. 마지막 장의 행복한 가족 모습에 함께 웃음이 나옵니다.

 

“옛날 옛날에 아주 옛날에 있었던 ” 으로 시작하여 ” 그래서 모두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 로 끝나는 전래동화의 귀결은 아이들에게 안전하게 즐거운 여행을 마쳐주는 것과 같다고 하죠. 이런 전래동화의 구조의 일관성과 안정성은 아이의 심리발달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군요. 마음의 틀을 안정시키면서 전반적인 세상과 인간관계에 대한 신뢰를 계속 쌓아나갈 수 있게 한다고 합니다. “어릴 때 이런 동화를 충분히 경험하는 것은 마음의 기초공사를 하는 것과 같다” 라고 「전래동화 속의 비밀코드」(살림) 라는 책에서 하지현 정신과 전문의가 이야기하기도 하죠.

오늘 잠자리에서 아이에게 전래동화 한편을 읽어주는 것은 어떠실까요. 이왕이면 읽으면서도 부모가 흥에 겨운 책이면 더 좋겠죠. 읽어주는 이의 흥겨움은 그대로 아이에게 전달될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