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이 먼저 생각해봐야 하는 이야기

시리즈 블루픽션 76 | 장은선
연령 13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4년 11월 21일 | 정가 13,000원
수상/추천 2015 SF어워드 우수상 외 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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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이들과 어떻게 하면 더 잘 지낼수 있을까 고민할 즈음에 칼린 지브란님의 글을 본 적이 있었다.

 당신을 통해서 왔으나 당신에게서  온 것이 아니고,

당신과 함께 있으나 그렇다고 당신의 것은 아닙니다.

자녀에게 사랑을 주십시오.

그러나 생각은 줄 수가 없습니다.

자녀에게는 자녀의 생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칼릴 지브란의 “자녀에 대하여 ” 중에서

이렇게  쭉 이어지는 글은   내가 아이였을때 부모님에게 느꼈던 불만스러웠던 일들을

‘다 너를 위하는 일’이라며 나 역시 아이들에게  내 생각을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했었다.  내가 뭘 조심하며 아이들을 대해야할까 하는 충격이자 감동으로 다가왔던 글이였기에 대충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데도. 아이들 학년이 올라갈수록 부모의 의무라는 생각에

다시 내 생각을  강요하고 있는 내모습을  보게 되곤 한다.

지금으로부터 그다지 멀지 않은 미래.

노화를 멈추고 젊음을 유지하는 놀라운 과학기술을 이룩한   이 시대는 낮아진 사망률로 인해

감당할 수 없는 인구증가라는 핵폰탄급 결과를 맞게된다. 각 나라의 정부들이 선택한 건 ’자식세’이다.

아이를 가지면 그에 맞는 세금을 내도록 하게 되면서 자식은  부의 상징이 되게 된다. 부자가 아니라면

키울 수 없는 자식이기에 가난한 이들은  몰래 키우다 들켜  온 가족이 감옥으로 가게 되던가

아니면 아이를  버리는 쪽을  택하게 되고,  그런  아이들을 모아놓은  ’학교’는 ‘정부에 허가받지 않고

태어난 아이들을 집단으로 수용하고 교육하는 국가기관’이 되고만다.

몰래 키워지다 들켜 이 곳에 오게된 ”헤이하이즈’와   버려진 아이 ‘넘버즈’로 나누어진 학교에,

갑작스런 사고로 양쪽 부모님 모두를 한꺼번에 잃은 ‘등록아동’ 새벽이  들어오게되면서

아무도 묻지않았던 학교의 진짜 존재이유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서로의 존재이유로 갈라진 아이들틈에서 자신들이 왜 학교에서 원하는대로 ‘성인능력시험’에

목매는 인생을 부러워하며 살게됐는지, 그리고 성인권을 받지못한다면 실패한 인생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하도록 세뇌되었는지를  인정하려 들지않는 아이들에게

새벽이 우리의 개성과 능력은 수치로 알아내지는게 아니라 주장하는 모습에서,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  현실이 안 보일수 없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아무래도 많아지는 시험 결과에 신경쓰지 않는 아이들은 없을테고,

알게 모르게  ’다른 생각’보다는 ‘집중과 노력’을 요구하며 차가워지는

어른들의 시선에 움츠러들기도 할테니 말이다.

저자는  결과로 판단되어지는 학교 현실뿐 아니라 입을 빼앗긴 십대들을 위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는

말을 하지만,  학교가 원하는 것이 결국은 어른들의 뜻대로 살아줄 아이들을 키우자는 것이였다는

것이나  선생님중에, 혹은 새벽을 구하러 온 줄 알았던 정부 요원중에 한 명도 믿음을

보여주는 이가 없었다는 걸 보면  지켜줄 수 있다고

믿을만한  어른을 그리워하는 이야기는 아니였을가 하는 생각이 든다.

세월호 비극을 보면서, 수능이라는 시험에 떠는 수많은 부모들과 학생들을 떠올리면서,

그리고 나의 개성보다는 어른들이 맞춰놓은 규격에 힘들게 몸을 맞추며 다들 인정하는 삶을 위해

바쁘게 생활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청소년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 행복은 어디에 있는지에 관한 걸 어른들이 먼저 생각해 보고,

 어른들이 해줘야 할 이야기가 뭘까 생각해 보는 시간이 아니였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