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에 작곡가 방시혁이 멘토로 등장했었다. 우리에게 가수는 익숙하지만 작곡가들은 익숙하지 않았기에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유명한 곡들을 만드는 사람들의 모습을 조금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달까? 그 후 조권과 함께 <말놀이 동요집>을 냈다는 광고를 보았다. 유명한 작곡가와 유명한 가수가 만나서 무얼 했을까? 조권이 불렀다는 동요를 우연히 듣고 ‘참 재미있네’ 하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 내겐 다 큰 딸내미가 있어 이 책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고… 내겐 다시 “아기”가 생겼다. 오랫만에 키우게 된 이 아이에게 큰 아이 때처럼 온갖 정성을 다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고 아무래도 체력의 한계에 부딪혀 조금은 소홀해지는 것 같다. 내가 덜 신경쓰게 된다면 대신 좋은 동요, 좋은 책을 읽어주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여러가지 책들을 살펴보게 되었다. 그 때 생각난 책이 <말놀이 동요집>이다. 계속 흥얼거리게 만드는 음이 좋았었고 말의 폭포에 둘러쌓여 젖어야 하는 아이에게 좋은 말장난 놀이를 알려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방시혁”이라는 작곡가의 유명세에 묻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동요집의 동시는 최승호 시인이 쓰셨다. 아기자기 귀여운 말놀이들이 그냥 탄생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 집에는 최승호 시인의 말놀이 동시집이 한 권 있는데 그 책과 함께 오랫동안 아이와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겉표지를 넘기면 cd가 나오는데, 그 옆에는 cd를 꺼내 보관할 수 있는 케이스가 있어서 출판사의 세심함에 왠지 즐거웠다. 보통 이렇게 꺼낸 cd들이 돌아다니다가 흠집이 나기도 하고, 잃어버리는 경우가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cd를 꺼내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작동시켜 본다. 흥겨운 반주가 나오고 노래가 나올 때쯤 함께 책장을 넘기면서 책을 읽었다. 가장 익숙한 노래와 동시인 “원숭이”는 정말 흥겨워서 저절로 따라부르게 되는 듯.^^
사실 동시만으로도 충분히 공감되고 재미있는 말놀이이지만 동요로 들으면 반복과 흥미로운 리듬, 재미있는 음감으로 그 재미가 두 배, 세 배 늘어난다.
그 외에도 재미있는 동시, 동요들이 가득하다. 아직 말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말에 젖는 게 아주 중요하다. 많은 말에 둘러쌓이면 그것들을 안에 내제하고 있다가 말을 하게 될 때 즈음에는 안에 쌓아놓았던 것들을 풀어놓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말을 많이 해주는 것이 좋은데 얼마나 좋은 말을 해주느냐도 그만큼 중요하다. 좋은 어휘를 즐거운 분위기에서 편안하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법, 엄마와 함께 말놀이를 하고 즐겁게 노래 부르는 것이 아닐까?
책의 뒷부분에는 악보까지 나와 있어 꼭 cd가 없더라도 즐겁게 부를 수 있어 그것 또한 이 책의 장점으로 여겨진다. 책 한 권만 있으면 어디서든 즐길 수 있다는 점. 사실 “조 권”이란 가수가 불렀다는 말에 관심이 많기도 했는데…ㅋㅋ 가수가 부른 동요는 첫 곡 “원숭이” 뿐이고 다른 노래들은 아이드르이 목소리로 되어 있다. 뭐, 아기들 입장에서는 그 목소리를 더 좋아할 테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