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한 콩냄새~ 봄이 오는 냄새~

연령 4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4년 5월 27일 | 정가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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볶자 볶자 콩볶자

소중애 글 . 차정인 그림

비룡소

권장연령 : 5세 이상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읽어주면 안성맞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는 과정을 그림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보여주며,

음력 2월 초하룻날, 콩을 볶아 먹는 전통 풍습을 재미있게 그려낸 그림책이다.

글밥이 적지 않은 그림책이지만,

중간중간 재미있는 의성어, 의태어가 포함되어 있어 지루하지 않고

그로인한 재미가 두배 세배가 되는 책이다.

보는재미는 물론이요, 읽고 듣는재미까지 주는 1석 3조의 그림책이다.

소곤소곤, 무슨 이야기를 하시는걸까?

궁금증을 자아내는 겉표지는 할머니의 푸근함이 느껴지는 그림이다.


바람골 마을에 햇살이 눈에 보일 듯 말 듯 연노란새으로 바뀌고 있었어요.

봄이 가까이 온 것이지요.

차가운 겨울바람 북풍이 검고 큰 외투자락을 탁탁 털며 일어났어요.

“이제 슬슬 떠나 볼까?”

북풍은 주위를 휘휘 둘러보며 중얼거렸어요.

“할머니께 인사나 하고 떠나야지.”

북풍은 뒷산 기슭 초가집으로 날아갔어요.

초가집을 품고도 남을 만큼 커다란 북풍이 다소곳이 무렁ㅆ어요.

“지난겨울에 제가 뭐 불편하게 해 드린 일은 없는지요?”

할머니가 북풍의 손을 잡고 말했어요.

“자네 하는 일이 눈보라 날리고 얼음 얼리는 일인데, 뭐 불평할 것이 있나?

겨울이 매섭게 추워야 나쁜 해충들이 죽고, 농사가 잘되지. 고맙네.”

“겨울에 다시 오겠습니다. “

“그려, 그려. 겨울에 다시 만나세.”

“겨울은 잘 지나갔는데…… 철없는 봄바람이 걱정이야.”

부스럭부스럭, 꼬물꼬물,쪼르륵쪼르륵.

여기저기에서 새싹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폭폭폭, 꽃망울을 터뜨리는 나무들도 있었지요.

헐머니만 아직도 겨울옷을 갈아입지 않고 봄바람을 살폈어요.

“봄바람을 조심해야 해. 언제 변덕을 부릴지 모르거든.”

“할머니, 할머니. 왜 아직도 겨울옷을 입고 계세요?”

“봄바람을 믿을 수 없어 그렇단다.”

“그럼 언제 옷을 갈아입으시려고요?”

“음력 2월 초하루가 지나면 갈아입어야지.”

음력 2월 초하루가 되었어요.

바람이 땅에 내려온다는 날이지요.

나무들은 잔가지 하나 움직이지 않고 조용했고요.

할머니는 머리를 살래살래 흔들었어요.

“그래도 믿을 수 없어.”

동네아이들이 재잘재잘 떠들며 할머니네로 올라왔어요.

아이들이 깔깔깔 웃었어요.

아이들 웃음소리에 놀란 탓일까요? 나무의 잔가지가 파르르 흔들렸어요.

우우잉 우우잉!

바람이 불었어요.

나무의 잔가지가 흔들흔들, 굵은 가지도 출렁출렁거렸어요.

할머니가 창호지 문에 구멍을 폭 뚫고 밖을 살펴보았어요.

우워어헝 우워어헝!

“큰일이야, 큰일. 2월 초하룻날 바람이 세게 불면 농사를 망치는데…..

바람에 흙이 마르고, 씨앗이 날아가고, 꽃이 떨어지고, 새싹이 부러지거든.”

거친 바람에 잔가지가 우드드득 부러져 떨어졌어요.

“봄바람은 이 세상에서 자기 힘이 제일 세다고 잘난 척하는 거야.

우리가 봄바람의 코를 납작하게 해 주자.”

할머니가 아이들에게 소곤소곤 방법을 일러 줬지요.

아이들은 지팡이로 땅을 팍팍 찍으며 한 발짝씩 걸음을 옮겼지요.

봄바람은 있는 힘을 다해 아이들을 밀어붙였어요.

아이들은 무사히 마을에 도착했어요.

어른들께 할머니 말씀으ㄹ

소곤소곤 전했지요.

할머니도 커다란 가마솥에 콩을 안치고 불을 지핀 다음.

콩을 젓기 시작했지요.

“볶자 볶자 콩 볶자. 볶자 볶자 콩 볶자.”

장작불이 활활활 기운 좋게 타올랐어요.

“볶자 볶자 콩 볶자. 달달달달 콩 볶자.”

콩이 탁탁탁 튀기 시작했어요.

“탁탁탁탁, 쾅쾅쾅. 탁탁탁탁, 쾅쾅쾅.”

“흥, 이까짓 콩 볶는 소리쯤이야.”

우흐흐흐힝.

그런데, 탁탁탁탁, 쾅쾅쾅

그때, 아이들이 콩을 들고 나와 맛있게 먹기 시작했어요.

“오도도독 오도독.”

우우잉 우우잉!

봄바람은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연노랑 외투를 질질 끌며

마을을 떠났어요. 터덜터덜 할머니 집으로 향했지요.

바람이 가라앉자 마을 사람들은 만세를 불렀어요.

봄바람이 할머니 곁으로 다가가 말했어요.

“할머니, 할머니. 제가 잘못했어요. “

할머니가 볶은 콩 한바가지를 봄바람에게 주었어요.

봄바람은 콩을 한 주먹 입에 넣고 우드드득 우드득 먹었지요.

아까부터 얼마나 먹고 싶었는지 몰라요.

할머니는 방 안으로 들어가 한참동안

부스럭부스럭했어요.

할머니의 봄옷에 주위가 더욱 환해졌답니다.

꽃샘추위를 아직 잘 알지 못하는 우리집 꼬맹이들에게

지금 한창 바람불고 추운 날씨에 대하여 이야기 해주면 지금이 책에 나온 계절과 딱 맞아 떨어진다고 이야기해주었다.

큰 아이는 “아직도 겨울 아니야? 바람 불고 너무 춥잖아.” 라며 봄이 아니라고 한다.

작은 아이는 그림이 이쁘다며 반복해서 읽어달라고 한다.

의성어 의태어가 나오니 아이들은 반복해서 따라해본다.

책장을 넘기려고 하면 “엄마, 잠깐만.” 이라고 외치면서

“부스럭부스럭, 깔깔깔…” 등 따라하느라 책장을 넘기지 못한다.

콩볶는 그림에서는 본인들도 콩이 먹고 싶으니 볶아달라며 아우성이다.

작은 아이는 하루종일 “볶자 볶자 콩 볶자. 볶자 볶자 콩 볶자.” 를 주문처럼 외우며 온 집안을 돌아다닌다.

공부방에 초등 1,2학년에게 읽어주니,

역시나 꽃샘추위에 대하여 잘 모르는 아이들은 질문이 많다.

한 아이는 콩 먹는 아이들을 보더니,

“선생님. 애들은 얄미워서 봄바람한테 콩을 안나눠 주는데,

할머니는 마음씨 착하니깐 봄바람한테 콩을 나눠 줄것 같아요.” 라고 말한다.

나는 “우와~ 정말? 그래 그럼 콩을 나눠 주는지 한번 같이 보자.” 라고 말해주니

더욱 집중해서 책을 보기도 하였다.

아이들은 바람이 부는데 왜 콩을 볶냐고 물어온다.

전통풍습이라고 이야기해주니, 전통풍습이 뭔지 다시 물어온다.

엄마와 어른들이 본 ‘볶자 볶자 콩 볶자’는

그림이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순간의 표현이 너무 훌륭하다.

또한 그림만으로도 춥고 따뜻함. 세차게 바람이 불어오는 느낌등이 충분히 느껴져 좋았다.

아이들과 읽으며 전통풍습에 대하여서도 이야기하며,

많은 이야기꺼리가 나올것 같아 기대되는 책이라고 평가했다.

시기에 적절하게 맞춰 온 책 덕분에 봄이 더욱 기다려지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