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칠판에 딱 붙은 아이들’

연령 9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5년 4월 17일 | 정가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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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바다’ ’커졌다’ ‘달을 마셨어요’의 그림작가 서현님

‘책 읽는 강아지 몽몽’ ‘사라진 축구공’ ‘방귀 스티커’ ‘그림자 길들이기’ ‘잔소리 붕어빵’의 최은옥 작가님

유쾌하지만 의미있는 내용을 담은 책을 내신 두 분이 만나 정말 멋진 작품이 탄생했다. 칠판에 딱 붙은 아이들. 3명의 아이들 손바닥이 칠판에 딱 붙었다. 그런데 시선은 각각이다. 별로 유쾌하지 않은 상황은 분명하지만 이렇게 시선이 제각각인 이유는 뭐지?

지하철을 타면 예전엔 책을 읽거나 자거나 무가지를 읽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요즘엔 거의 핸드폰을 보고 있다. 귀를 막고 핸드폰만 보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간다. 친구들끼리 만나도 대화보다는 톡으로 이야기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는데.. 핸드폰 좀 그만 보라는 아빠의 말에 문자로 ‘왜요?’라고 묻는 선전까지 등장했다. 작가는 지하철에서 손만 들여다보는 핸드폰을 보며 자기만의 세계에 빠진 사람들의 모습이 가시처럼 박혀서 괴로웠다고 그 가시에서 이 이야기가 태어났다고 말한다.

기웅, 동훈, 민수는 성이 박씨라 세박자로 불리는 단짝이었다. ‘그 일’로 어느 날부터인가 세 아이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급기야 서로 얼굴도 쳐다보지 않는다. 공교롭게도 세 명이 아침당번인 날  아침 청소도 안 해서 담임선생님께 혼나며 서둘러 칠판을 닦으려는데 지우개가 날라가서 급히 손으로 칠판을 문지르던 아이들의 손바닥이 칠판에 딱 붙어버린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보통 책을 읽기 전에 차례를 보라고 하는데, 이 책은 차례와 내용이 너무나 절묘하다! 차례도 차칫 스포일러가 될까 싶어 스탑!

 

세 아이를 제외한 다른 아이들은 다른 교실로 옮기고, 부모님들이 오시고 칠판과 학교와 관련된 어른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세 박자의 손을 떼기 위한 방법이 펼쳐진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아이들의 기발한 방법이 등장하고 어른들의 기가막힌 방법들이 등장한다.

시간은 흐르고 아이들의 순수하고 기발한 방법도 아이들의 손을 떼지 못하고, 어른들의 책임 떠넘기기와 어처구니 없고 기가막힌 방법들도 다 소용없다. 도대체 세박자의 손을 뗄 방법은 뭘까?

보건 선생님의 엉뚱한 추리로 상황은 겉잡을 수 없이 커지고, 세박자만 남은 깜깜한 밤 세 아이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밝혀지는 ‘그 일’.. 그리고 마지막 또다른 반전!!

절묘한 내용과 더더욱 절묘한 그림으로 이 책이 더 빛이 난다. 칠판에 손이 딱 붙었다는 설정이 이기적인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아이들의 모습과 대조되는 부끄러운 어른들의 모습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우연하게 육아서적을 읽고 이 책을 보니 더더욱 아이들과의 관계,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된다. 서로 얼굴 바라보기가 힘든 요즘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도 이 책을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못하면 내 손도 키보드에 혹은 핸드폰에 붙어버릴지도 모른다. 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