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 영웅 ‘쿵푸치킨’

시리즈 치키치키 쿵푸치킨 | 글, 그림 신디 마르코 | 옮김 이원경
연령 7세 이상 | 출판사 고릴라박스 | 출간일 2015년 4월 27일 | 정가 7,500원
수상/추천 실버버치 상 외 1건

만약 내게 초능력이 생긴다면? 나는 앞을 내다보는 초능력이 있었으면 좋겠다. 멀리도 아니고 내일 그것도 내일 아침! 내일 아침의 모습을 미리 보고 대처하고 싶다. 아침마다 참을인자도 새기고 겉으로 내쉬지 않고 속으로 한숨을 팍팍 쉬며 도를 닦기 때문에 이런 촌스럽고 어처구니 없는 초능력이 생겼으면 좋겠다.

중1 큰아이는 순간이동 능력을 갖고 싶단다. 좀 더 자고 아침도 먹고 집에서 학교로 바로 슝 가고 싶다고 한다. 순간이동 능력이 생긴다면 교통체증도 없고 정말 좋겠다.

초3 작은아이는 친구들의 자기 마음을 알아주는 초능력을 갖고 싶단다. 처음에 그 말 듣고 아이가 왕따일까 걱정했는데 그건 아니고 친구들이 지들끼리 시끄럽게 떠들 때 자신에게 주의를 끌도록 초능력을 슝슝 쏘아주고 싶다고 한다. 다행이네..

원더우먼 놀이를 즐기던 작가가 쓴 귀여운 글을 만났다.

스파이더맨처럼 불시에 초능력이 생긴 꼬마가 있다. 치키라는 이름의 귀여운 꼬마 닭.

닭크시티라는 도시의 평범한 초등학교 2학년이고 동생 삐야기가 있다. (왜 얘는 계속 달걀인지 모르겠네..) 닭터 꽥 삼촌의 연구실에 놀던 중 치키와 삐야기는 거품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거대한 화학 물질 통에 풍덩 빠졌다. 다행히 삼촌이 재빨리 두 아이를 구해냈지만 잠시 후부터 기분이 이상해지더니 위험이 다가오면 짜릿한 느낌이 든다. 두 날개에서 돌풍이 불고 꼬꼬댁 소리는 귀가 찢어질 정도로 크다. 영웅 쫄쫄이도 만들고 삐야기와 함께 쿵푸치킨, 쿵푸달걀로 탄생!

깃털마니날려 축제장으로 소풍 가는 날. 선생님께 오늘의 규칙을 듣고 (쪼아도 안 되고, 밀쳐도 안 된닭! 친구랑 같이 다녀야 한닭! 버릇없이 굴면 안 된닭!) 치키와 삐야기는 신나게 놀 작정이었다. 그런데 치키의 부리가 씰룩거리고 꽁지가 찌릿찌릿 신호를 보낸다. 뭔가 나쁜 일이 일어날 징조!

갑자기 닭들이 꼬꼬댁거리고, 깃털 빠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수많은 깃털들이 사방에 날아다녔다. 깃털이 홀라당 빠진 홀닭들은 부끄럽고 추위를 느껴 쭈뼛할매가 파는 근질근질 스웨터를 사 입는다. 닭들이 먹은 과자와 쭈뼛할매가 수상하지만 쭈뼛할매는 도리어 큰소리를 치고 치키는 할매의 뜨개바늘 공법에 당하고 (나는 쭈뼛할매임매! 이 무서운 뜨개바늘로 너를 한 땀 한 땀 손봐 주겠음매! 각오해람매!) 힘도 빠진다.

우리의 영웅 쿵푸치킨은 힘도 되찾아야 하고 깃털이 홀라당 빠지는 이유와 다시 깃털이 자라날 방법도 알아내야 홀닭이들을 구해야 하는데..

유쾌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선생님의 말투 (~한닭) 쭈뼈할매의 말투 (~함매)가 재미있게 읽힌다. 초3 작은아이는 읽는 내내 깔깔거리더니 우리나라에도 슈퍼영웅이 있으면 좋겠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