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의 안목을 보다

시리즈 스토리킹 | 김지영 | 그림 강경수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5년 7월 17일 | 정가 10,000원
수상/추천 스토리킹 외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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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소의 제3회 스토리킹수상작.

1회 수상작인 ‘스무고개 탐정과 마술사’를 처음 만났을때 기억이 났다.

어린이 심사위원 100명이라니, 이 무슨 듣도 보도 못한 놀라운 문학상인가.

책에 대한 궁금증도 더 커졌고, 읽고 나서는 아무래도 학연이나 혈연 지연 등의 인간관계에 얽히지 않은 어린이들이 뽑은 어린이책이니 공정성에 있어서는 정말 깨끗한 수상작이겠고나 했던 기억.

그 뒤 2회 수상작인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를 만났을때도, 의외로 재미에 관한한 어린이들의 안목이 맞구나 란 생각이 들었던 기억.

이번 3회 수상작을 보면서는 음..

 

탐정이 되는게 꿈인 4학년 구인내가 주인공.

공부만 하는 모범생 나영재, 아역배우인 봉소리, 먹을것만 좋아하는 장대범 세 친구와 함께 ‘쥐포’라 불리게 된 사연은 첫 에피소드인 “돌연변이 말굽자석”에서 일러준다.

천둥번개가 치며 비가 쏟아지던 날 자석 수업을 하다 엉덩이에 자석이 붙어버린 나영재와 말썽을 일으킨 주범으로 몰린 구인내의 이야기는 금새 책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방귀를 따라다니는 자석이라니, 이 무슨 황당한 이야기인지. 한데 주인공 인내와 친구들은 이 사건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왜 자석이 엉덩이에 붙게 되었는지 열심히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또 다같이 머리를 맞댄 아이들은 매우 엉뚱하게 “헌귀소” 라는 방귀모금함을 만들어 반 아이들의 방귀를 모아 엉덩이에 붙은 말굽자석을 떼어내는데 성공한다.

 

이 사건으로 자석이 엉덩이에 붙었던 구인내, 나영재, 봉소리, 장대범 네 친구들은 방귀탐정과 방귀사총사라는 별명을 얻고, 이름이 촌시럽다며 Gas4, 쥐포 라는 영어 이름으로 바꿔 부른다.

 

두 번째 장은 모범생 나영재 이야기.

책만 읽고 사는 모범생 영재와 영재 엄마의 이야기를 역시 재기발랄하게 풀어나간다.

100평짜리 빌라에서 책에 둘러쌓여 사는 영재와, 일에 바빠 집에 들어오지 않는 아빠와 허전하고 공허함을 매일 다른 색상 매니큐어로 달래보려는 엄마.

영재와 엄마의 갈등을 인내의 도움으로 해결해나가는 이야기.

 

세 번째 장은 아역배우 봉소리 이야기.

학교에서는 아역배우라고 수업도 자주 빠지고 청소도 빠지는 특혜를 받아 여자 아이들의 질시를 받는 봉소리.

숙제를 빙자해 촬영장에 따라가게 된 쥐포 들이 모함을 받을 뻔한 봉소리도 구해주고, 잘못된 마음을 가진 다른 아역배우에게도 큰 깨달음을 주고, 학교 친구들에게도 봉소리의 진실을 알게해주는 눈물 핑 도는 이야기.

 

네 번째 장은 먹기대장 장대범 이야기.

제목부터 비상한 ‘방귀정복자’. 1장부터 남다른 방귀를 보였던 장대범이 학예회 준비를 하다 우연히 TV 프로그램에 방귀능력자로 출연하면서 벌어지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

 

주인공 네 명의 쥐포들이 각각의 장마다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다.

재미와 감동과 교훈이 골고루 섞여 있어, 수상작이 됨직한 책이다.

아이들이 수상작이라고 손을 들어줄 만 하고, 이 책을 수상작으로 고른 아이들의 안목도 예사롭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구인내의 말 중 아이들이 크게 공감받았을 법한 말들도 있어, 작가가 아이들에 대해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고 아이들의 심리를 잘 알고 있구나 란 느낌도 받았다.

“내가 공부까지 잘하면 니들이 열등감 느낄까 봐 안 하는 거야.”

이 대사에 우리 아이도 많이 웃었고, 매우 격한 공감을 보였으니까.

 

다만, 1회 스토리킹 수상작이었던 스무고개탐정이 출간될 무렵, 부쩍 ‘탐정’이 제목으로 들어간 책과 내용 중 아이들의 꿈이 ‘탐정’이었던 책이 많아졌더랬는데, 요즘 어린이책의 핫 키워드가 ‘탐정’이 되어버린건가 라는 궁금증과 소재나 주제가 너무 유행을 따라가는 책들이 많아지는게 아닐까 하는 염려도…

그러나 책 전체를 이끌어 나가는 글솜씨나 재미, 감동, 교훈을 적절히 버무린 구성력을 볼 때 “스무고개 탐정” 시리즈의 허교범 작가처럼 김지영 작가의 다음 작품도 큰 기대를 가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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