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집 – 크리스 콜럼버스, 네드 비지니

연령 12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5년 8월 7일 | 정가 15,000원

‘비밀의 집’은 영화 ‘해리포터’의 감독인 크리스 콜럼버스가 작가 네드 비지니와 함께 쓴 판타지 소설이다. 총 3부작으로 이루어진 책의 1부를 읽게 되었는데, 1부는 주인공인 워커 가 아이들이 크리스토퍼 하우스로 이사를 가며 시작된다.

처음 집을 방문한 날, 브렌든은 괴상한 노파를 만나게 된다. 이튿날 워커 가족이 저녁 식사를 하고 있을 때 노파는 다시 찾아와 크리스토퍼 하우스는 자신의 것이라며 그들을 위협한다. 괴물로 변한 노파의 행동들에 워커 가 남매들은 기절하고, 깨어나 보니 부모님의 행방도 모른 채 책 속의 세계에 떨어져 있었다. 그곳에서 그들은 친구를 만나기도, 목숨을 건 모험을 하기도 하며 자신들의 세계로 돌아갈 방법을 찾는다.

환상적인 모험을 통해 이 책에서는 개인의 욕망과 당위, 또는 책임감이라는 무게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노파는 아이들을 책 속으로 보내며 ‘파멸과 욕망의 서’라는 책을 찾아 오면 집으로 돌려 보내 주겠다고 한다. ‘파멸과 욕망의 서’는 한 사람이 자신의 욕망만을 따라 행동했을 떄 나타나는데,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힘을 가진 대신 책에 사로잡힐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워커 가 아이들은 각자 한 번씩 책을 발견하는데, 브렌든과 코델리아는 특히 대조적이다. 브렌든은 비행기 조종사 윌에게 얻은 수류탄을 던져 보고 싶다는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던진 후 책을 찾는다. 열어볼 수 밖에 없는 힘에 이끌려 책에 다가가지만, 그 순간 집에 있는 가족과 윌을 떠올라고 책을 내던진다. 이 때 브렌든은 책을 펼쳐 보려는 욕망보다 가족에 대한 책임을 우선시했다. 반대로 코델리아는 자신의 욕망을 따라 마법을 사용한 후 발견한 책을 열게 된다. 내용이 궁금하다는 욕망이 책임감을 이긴 것이다. 다행히 위험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이 장면을 통해 욕망을 억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게 되었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책 전반에 걸쳐 드러난 가족애이다. 익숙한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세계에 떨어진 워커 가 아이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어려움을 헤쳐 나간다. 코델리아는 맏이로서 동생들을 다독이려 노력한다. 브렌든은 나름대로 누나와 여동생을 보호하려고 한다. 엘리너는 막내지만 남매의 구심점이 되어 언니와 오빠에게 부모님을 찾아 돌아가야 한다는 처음의 목표를 상기시킨다. 모험에 휘말리기 전까지는 서로 투닥이던 아이들이 의지하는 모습은 새로우면서도 감동적이었다. 그들 사이의 갈등도 존재했는데, 코델리아가 노파의 꼬임에 넘어갔을 떄였다. 엘리너와 브렌든에게 해를 가하려던 코델리아는 동생들을 보자 금세 정신을 차렸다. 아무리 달콤한 말로 꼬인다고 해도 가족애는 무너뜨릴 수 없다고 생각했다.

어렵고 복잡하게 만들자면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소재로 작가는 재미있는 판타지 소설을 만들어 냈다. 아이들의 모험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꼭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