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ㄱㄴㄷ과 함께 자라는 중입니다.

시리즈 비룡소 아기 그림책 50 | 글, 그림 박은영
연령 2~5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7년 1월 19일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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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소 아기 그림책 50

기차 ㄱㄴㄷ / 박은영 / 비룡소

 

 비룡소 시리즈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아기그림책은 달남매 모두 참 좋아합니다.

아기그림책이라고 분류해 놓았지만 여섯살이 된 종달양이 더 잘 보기도 해요.

세살 종달양은 그저 기차가 좋아서 칙칙폭폭을 외치며 하루에도 수십번 책장을 넘겼고,

네살 종달양은 기역, 니은, 디귿을 읽기 시작했고,

다섯살 종달양은 기차, 나무, 다리를 읽기 시작했고,

여섯살 종달양은 이제 달달군을 옆에 앉히고 책을 읽어 줍니다.

세살 달달군은 누나의 책 읽어주는 소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세살 종달양이 그랬듯,

열심히 ‘칙칙폭폭’만 외쳐댑니다.

이것이 <기차 ㄱㄴㄷ>과 함께 자란, 자라는 중인 달남매의 일상입니다.

 

 눈에 선명히 들어오는 자음들을 가장 먼저 만나고, 진한 글씨의 낱말들을 만나고, 문장을 읽으며

작가의 의도를 아이들이 고스란히 따라가는 것을 보며 신기해 하다 보니

어쩌면 작가가 아이들을, 한글을 그만큼 잘 알고 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을 바꾸어 보게 됩니다.

그림 역시 원색이 주는 발랄함을 그대로 살려서 큼직하고 선명합니다.

비바람이나 커다랗고 컴컴한 터널 마저도

이것만 지나면 우리 앞에 다시 밝은 풍경이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에

두렵지 않습니다.

 

크고 작게 표현된 기차를 따라 여행하다 보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네요.

기차가 종착역에 도착해 몸을 쉬듯이,

책장의 마지막을 덮듯이,

괜스레 마음까지 편안해 지는 장면이에요.

-

 처음 구입할 때도 단순히 ㄱㄴㄷ, 한글 공부만을 위해 이 책을 집어들지는 않았어요.

순전히 엄마 기준으로 그림에 반해서 구입했고,

꾸준히 아이 곁에서 사랑받는 것을 보며 오히려 기특했던 책입니다.

4년 동안 꼬질꼬질 아이들 손 때 묻은 책을 비룡소 연못지기로 받은 새 책으로 바꿔줄까 하다

손맛이 제대로 익은 책이기에 그냥 두었습니다.

물고 빠는 시기는 지나서 만난 보드북이라 봐도 봐도 튼튼하고 이제는 책장의 안방마님 같은 느낌이랄까요.

새 책은 글쎄요.

아마도 새로 태어날 조카의 몫이 되지 않을까요.

원래 좋은 책은 나눠보는 거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