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먹는 늑대야 – 너도 꽃이었구나

시리즈 물들숲 그림책 9 | 이준규 | 그림 유승희 | 기획 김나현
연령 5~8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5년 5월 29일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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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먹는 늑대야~

이번에도 역시 비룡소의 좋은 책을 만났어요!

 

아기돼지 삼형제나 양치기 소년, 빨간 망토 등에서

늑대는 늘 포악하고 무시무시한 존재로 나왔지요.

그래서 우리 꼬마는 늑대를 동물 중에 제일 무서워했어요.

 

한때 산에서 늑대가 내려오면 어떡하지?가

공포의 화두였을 때도 있었거든요 ㅎㅎ

 

사실 저 또한 그 동안의 동화에 길들여져서

늑대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강했는데

꽃을 먹는 늑대야를 통해 늑대에 대해

다시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첫 페이지에 나와 있는 글입니다.

“철쭉 향이 좋아 하얀 눈이 좋아 껑충껑충 뛰는 늑대야.

슬프거나 그릴울 때는

아우우우우 하우우우우울 길게 울지!”

이 서술의 느낌이 바로 늑대에 대해

대화체로 이야기하는 서술자의 시선이라고 생각하시면

글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짐작하실 수 있어요~^^

 

사실 이 꽃을 먹는 늑대야는

물들숲 그림책 시리즈의 하나로

참나무는 참 좋다!, 호박이 넝쿨째 등

생명의 한살이를 담은 생태그림책입니다.

 

우리 곁에서 흔히 보는 생명 또한 소중하다는 마음에서

창작되는 동화이기에 주는 울림이 더욱 큰 것 같아요~

 

꽃을 먹는 늑대야는 늑대의 일생과 삶을

대화체의 형식으로 소개합니다.

 

철쭉꽃이 한참 피던 봄,

늑대 5마리를 낳은 늑대 엄마는 먹을 것이 없어서

물을 마시러 냇가에 갔다가

아기새끼 한 마리는 오소리에게 잃고

오소리에게 죽임을 당한 또 한 마리의 새끼를

어쩔 수 없이 먹게 됩니다.

 

남은 세 마리의 새끼에게 젖을 주려면 먹을 것이 필요했으니까요…

먹이를 구해 돌아온 늑대 무리가 게워낸 부드러운 고기를 먹고

무리와 함께 자라는 세 마리의 새끼들은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하지만 많은 비는 새끼 늑대를 앗아가고

사냥꾼과 사냥개들에게 검은줄늑대마저 잃게 됩니다.

 

그런 비애는 늑대는 하우우우울 늑대의 하울링이

유독 슬픈 이유를 알려주는 듯 해요.

 

보금자리를 이동하며

은백색 암컷늑대를 만나게된 늑대 새끼들은

이듬해 봄 아기 늑대를 낳게 됩니다.

 

인상깊었던 장면은 비가 많이 내린 어느날

아기늑대가 감기로 죽게 되자

다른 아기늑대에게 감기가 옮을까

아기를 옮기는 엄마늑대의 뒷모습을 담은 부분이에요..

 

자연관찰 책에도

늑대의 일생은 나오지만

이렇게 늑대의 마음이 투영된 문학적 관찰책이

인지적, 정서적, 심미적으로 아이에게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그림책의 문체를 보세요…

또 내용도 함께요~

 

“산과 들이 노을빛으로 물들어 가는 가을이야.

늑대들은… 오랫동안 배불리 먹지 못했어.

사람들이 산에 덫을 놓아 토기도 사슴도 잡아가서야.

모두 다 늑대의 먹이인데 말이야.

게다가 포수들은 마구잡이로 늑대를 잡아갔어.

늑대들은 늘 사람을 피해 다녀야 해.

보금자리도 들키지 않게 아주 먼 곳으로 사냥을 나가야 했어.”

 

늑대와 심리적으로 동화되어 이루어지는 서술은

지금의 늑대와 사람의 관계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합니다.

 

또한 늑대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문체는

늑대의 삶과 죽음을 통해 늑대에 대한 이질감을 공감으로 바꿔 준답니다~

 

그림 또한 늑대나 풍경을 사실적으로 그리되

철쭉꽃이며 산의 모습을 꼼꼼하게 따뜻한 색감으로 담아

평온함 속에서 읽을 수 있답니다.

 

이 책은

늑대에 대한 관찰이 서사가 되어

늑대의 일생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밋밋하게 제시된 늑대관찰이 아니라서 그런지

꼬마는 하루에 한 번씩 이 책을 읽어달라고 하네요…

 

그리고 늑대의 아픔에 대해 정서적으로 공감을 하면서

아기가 죽었어?, 늑대 불쌍하다 등의 이야기도 합니다.

 

비록 소설같은 이야기로 펼쳐지지만

마지막 장에는 늑대의 특징을 잘 정리해 놓아

생태 그림책으로서의 역할도 잊지 않았어요.

 

늑대의 12가지 특징을 서술해 놓은

마지막 장을 읽고 나면

이 책이 늑대의 생태적 특징 또한 놓치지 않고

거의 다 담아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꽃을 먹는 늑대야”

사람은 때로 사람의 먹이를 공유하는 동물들을

혹은 사람에게 해를 입히는 동물들을

잔혹하게 표현하고 거리감을 두기도 하지만

이 책을 보고 나니

너도 자연의 일부일 뿐,

본능이 원하는 대로 살고 죽는 자연일 뿐이구나…

 

사람이 그러하듯, 나무가 그러하듯, 계절이 그러하듯,

 

너도 꽃이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