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풍이의 모험 “나는바람이다3 바티비아의 소년해적”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5년 3월 20일 | 정가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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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만약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내겐 왠지 후회하는 말로 들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다면? 어떤 사람의 알려지지 않은 일화 혹은 그 현장을 따라가는 소재라면 구미가 당긴다. (조선 화가 김홍도와 소년 만길이의 이야기를 그린 조경숙 작가님의 만길이의 봄, 두루마리를 펼치면 과거의 어떤 시점으로 가게 되는 마법의 두루마리 시리즈) 주인공과 함께 역사를 여행할 수 있으니까.

(리뷰: 만길이의 봄 (조 경숙) 마법의 두루마리는 많아서 생략)

“우리나라에 난파되었다가 탈출한 하멜을 조선 아이가 동행했다면”이라는 소재로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작품은 그래서 호기심이 동한다. 하멜 일행이 탈출했다는 사실 조금 충격이다. 그당시 시대적인 상황이 그랬겠지만 자꾸 반복되는 사실이 좀 창피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다.

1편은 한국 해풍이의 모험 ‘나는 바람이다 1 빨간 수염 사나이 하멜’

2편은 일본 해풍이의 모험 ‘나는 바람이다 2 나가사키에 부는 바람’

그리고 3편은 인도네시아 바타비아. 누가 바타비아의 해적일지, 그리고 바타비아는 어떤 곳이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바타비아는 현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말한다.

1667년 10월 22일 홀란드 상선 다섯 척은 일본 나가사키를 떠나 바타비아로 향한다. 십삼 년만에 조선을 탈출한 하멜 일행 여덟 명과 해풍이는 기함 스트리우프 호를 탄다. 뱃멀미로 고생하다 적응이 된 후 해풍은 손님도 아니고 선원도 아닌 자신을 위해 항해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하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돛대타기로 신고식을 치룬다. 그러나 바타비아에 도착하자 또다른 멀미가 난다. 바로 육지멀미.

유럽에서 가장 먼저 아시아에 도착한 포르투칼은 필요한 항구에 찾아가 대포를 들이대고 무역을 강요했고, 크고 작은 전투도 마다하지 않았다. 뒤따라 아시아로 온 홀란드와 영국도 포르투칼을 따라 주저하지 않고 대포를 사용했다. 그때부터 홀란드는 세계의 바다를 제집처럼 누비며 해상무역을 주름잡는 나라로 성장했고, 인도네시아 바타비아 총독은 동남아시아와 인도양을 주름잡는 동인도 회사의 최고 책임자다. 현재 자카르타의 옛이름은 자야카르타였는데 홀란드 옛종족 이름 바타비아 족을 따라 바타비아로 불렸다.

유럽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땅, 조선의 제주도에서 난파되었다가 기적처럼 살아 돌아온 일행은 동인도 회사의 관심을 끈다. 하지만 하멜은 “조선의 영토인 제주도에 1653년 8월16일 난파당한 범선 스페르베르 호에서 살아남은 선원들 가운데 여덟 명이 1666년 9월14일 일본 나가사키로 탈출할 때까지 경험한 사건 및 조선 백성의 관습과 국토의 상황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고, 십삼 년 동안 밀린 임금에 대한 문의를 하지만, 바타비아평의회는 데지마로 복귀한 1666년 9월이후부터 월급을 받을 자격을 다시 획득했다며, 13년의 시간 중 1월3개월 월급을 위로금으로 주겠다고 한다.

선원들은 잃어버린 십삼 년의 보상이 겨우 일년분 월급이라는 것에 실망하면서도 선원들 편에서 당당하게 총독과 맞선 하멜에 대해 통쾌하게 생각했다.

하멜과 일행은 선원숙소에 머물고 해풍이는 자바아 홀란드어 일본어에 능숙한 개인 무역상을 하는 하루 부인의 댁에 머물고 하루 부인은 해풍이를 아들처럼 대한다. 일하는 소년 아디와 함께 바타비아를 구경하고 적응하는데 하멜은 바타비아 밖에는 동인도 회사사람들을 납치하려고 회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자바섬의 해적들이 많다며 절대 성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당부한다.

그런데 아디는 잠시 성밖에 다녀오자며 담을 훌쩍 넘는다. 잠시 다녀와도 되겠다 싶어 같이 나가는데..

해적들에게 납치되었음을 알게 된 해풍은 어떻게 이 상황을 넘길까 고민하는데 한국에서 온 박둘쇠라는 남자를 만나 반가워하지만 아저씨는 무슨 사연이 있는지 통역만 한다. 해풍이는 자신은 조선에서 온 이해풍이며 아버지를 찾으려고 바타비아에 왔다고 말한다.

그런데 아디는 어디에 갔을까?

하루 부인은 해풍을 찾기 위해 바타비아 총독과의 협상으로 (돈문제) 군인과 자신의 하인들을 성밖으로 보내지만 실패하고, 위나라고 자신을 밝힌 여인은 해풍이의 탈출을 도우며 평의회에 보내는 편지를 쥐어준다.

무사히 성안으로 돌아온 해풍은 하멜의 수소문으로 아버지를 만났다는 인도 선원을 만난다. 하지만 아버지는 홀란드로 보내지려 하자 성밖으로 나가셨다고 한다. 그럼 아버지는 해적에게 잡히신 건가? 아니면 해적이 되신걸까? 아디는 해풍에게 아버지의 단서를 말해주며 다시 성밖으로 나가길 권한다. 하멜에게 두번 다시 나가지 않는다고 했는데…

아이들 책은 하루에 휘리릭 읽어야 직성이 풀렸다. 주말에 만화책처럼 쌓아놓고 시리즈물을 읽기도 하는데 그렇게 후딱 읽고 나면 간혹 후회한다. 작가분들은 몇달 혹은 몇년 동안 머리 싸매고 쓴 책인 것도 살짝 걸리지만, 궁금증은 풀려도 다 읽었는데도 뭔가 허전함을 느낄 때도 있다. 물론 내 성격으로 하루 혹은 반나절만에 뚝딱 하고 마니.. 그래서 요즘엔 특히 역사가 가미된 책들은 궁금해도 참고 아껴가며 읽고 있다. 줄거리만 따라가다보면 왠지 내가 책 읽는 기계가 된듯해서 읽으며 표시하고 그걸 정리하면서 내 마음 속에 또 다른 나만의 책을 만든다.

해풍이는 바타비아를 탈출할 수 있을까? 4편으로 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