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슐레비츠 겨울저녁, 세상의 아름다움을 배워요!

연령 5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5년 11월 30일 | 정가 12,000원

유리 슐레비츠 겨울저녁, 세상의 아름다움을 배워요! – 비룡소

그림책이란 그림으로 느끼고, 볼 때마다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거나 미처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느끼게 하는데요~ 오랜만에 그림책을 보는 즐거움을 일깨워준 비룡소의 신간 유리 슐레비츠의’겨울 저녁’ 이에요.

 일상 속에서 만나는 아름다움! 얼마나 많은 행복을 느끼고 계신가요?

하루하루 살아가기에 바쁘다보니 점점 마음의 여유를 잃고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과 행복을 많이 놓치고 있는 것 같아요.

비룡소의 이번 신간 유리 슐레비츠의 ‘겨울 저녁’은 우리의 그런 일상을 되돌아보게 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세상의 아름다움을  알려주는 책이에요. 

‘겨울 저녁’ 덕분에 지난 2주간 윤과 윤맘의 변화, 소통, 일상에서 찾은 아름다움을 이야기 해 볼게요! ^^

글/그림 유리 슐레비츠

  칼데콧 상을 3회나 수상한 작가 유리 슐레비츠!

일본의 어린이문학 비평가 하라 쇼로부터 “리얼리즘 예술의 극치”라는 극찬을 받았던 유리 슐레비츠는

뛰어난 관찰력과 표현력으로 작은부분까지 섬세하게 표현하면서도 동양적인 여백의 미를 조화롭게 융화시켰다고 해요.

어린시절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긴 시간 유랑살이를 해야했는데 그 때 그림책 보는 것을 즐기고,

또, 정적이지만 동적으로 느끼게 하는 만화적 장면 구성과 이야기 전개는 훗날 그의 작품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해요.

이번 겨울 저녁 역시 해질녘 하늘의 세밀한 빛의 변화와 간결함으로 더 많은 감동을 주는 책이에요.

겨울 저녁 – 비룡소

칼데콧 아너 상을 받았던 SNOW, 한 눈에 같은 작가의 책임을 알 수 밖에 없겠지요? ^^

SNOW는 윤이 워낙 좋아하는 ​책이라 윤이도 단번에 같은 작가의 책임을 알아차렸답니다.

책을 받고 처음 책장을 넘길 때 이 페이지를 펼치는 순간 ‘헉!’ 숨이 멎을 것만 같았어요.

일출, 일몰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윤맘! 결혼 전에는 ​수없이 다녔던 일몰출사..

그 수많은 순간들이 순간 추르륵~ 머리를 스쳐가며 눈 앞에 광경이 펼쳐진 듯 심장이 뛰었어요.

한참을 그렇게 바라보다가 더 넘겨보라는 윤의 말을 듣고…

아! 윤에겐 한 번도 제대로 일몰을 보여준 적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미안했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지 않았다니…

이번에는 꼭! 윤과 함께 일몰을 보러 가야겠다 생각했어요.

일몰을 보던 아이는 말합니다.

“어두워졌어요”, “슬퍼요. 또 하루가 갔어요”

과연… 낮이 짧은 겨울의 저녁은 슬픔의 시간일까요?

그리고 윤맘을 또 한 번 놀라게 한 이 페이지..

사실적인 원근감으로 시야가 탁~ 트인 듯 나도 소년이 되어 해질녘 어디론가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을 지켜보는 느낌!

유리 슐레비츠가 정적이면서도 동적으로 느끼게 하는 것을 좋아했다고 했는데 바로 이 페이지 역시

그런 부분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어요.

사진이 작아 책에서의 느낌이 그대로 전달이 되진 않겠지만 일몰빛에 반짝이는 거리, 그 풍경을 바라보는 소년..

그와는 다르게 하루를 마감하며 어디론가 바삐 움직이는 듯 보이는 행인들은 약간의 설렘까지 느껴지는 듯해요.

간결하면서도 어찌 이런 느낌이 살아 나는지 그져 놀랍기만 하더라구요.

그럼.. 바삐가는 저 사람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요?​

남의 시선만을 중요시 할 것 같은 신사는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우리 딸과 아들에게 줄 멋진 장난감을 찾는답니다.

가장 좋은 것이 나타날 때까지 찾을거래요.

무언가 수다스럽고 엉뚱해 보이는 모자 쓴 아주머니도 집에서 기다릴 야옹이랑 귀염둥이랑 깜찍이에게 줄 먹이를 사러 간데요.

은퇴했지만 평온해 보이는 곡예사도 맨디와 랜디에게 줄 사탕과 쿠키.. 최고로 맛있는 것 찾는다네요.

이렇게 많은 이들은 바쁜 하루를 보내고 사랑하는 이들이 있는 곳으로

하루도 그들을 위해 열심히 보냈을텐데 무언가 또 그들을 위해 줄 것을 찾아 바삐 움직여요…

아마 우리 아이들의 모든 아빠, 엄마의 모습이겠죠? ^^

유리 슐레비츠의 책을 보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바로 숨은그림찾기예요.. ^^;;

햇빛이 완전히 사라지고 …  가로등이 하나, 둘, 도시의 불빛들이 세상을 환하게 밝힐즈음

찾으셨나요? ^^

무슨 말인지 모르시겠다면 위 그림들을 한 번 잘 보세요.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무언가를 찾던 사람들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무언가 한아름 안고 돌아갑니다. ^^

이런 풍경을 본 소년은 여전히 슬펐을까요?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보시기로!!! ^^

앞에서 유리 슐레비츠의 책은 숨은그림찾기라고 말씀드렸었는데요~

​저도 권말의 설명을 보고야 알게 된 문화… 촛대를 들고 행진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두 번 담겨 있어요.

어? 그런데.. 이 아이들은 앞의 모습과 뒷 모습이 달라요! ​

이 아이들은 유대인들의 빛 축제, 하누카 축제를 표현한 것이고,

녹색과 검은색이 섞인 옷을 입은 아이들이 촛대를 들고 행진하는 것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문화축제이자

추수감사절인 콴자 축제를 나타낸 것이라고 해요.

이렇게 책을 통해 또 그들의 문화를 배우게 되네요. 사실 어른들의 눈으론 다르다는 것을 찾기 어려울 듯 해요.. ^^;;

또, 유리 슐레비츠의 책에는 늘 책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어요.

Snow에서는 Mother goose books 로 마더구스 캐릭터들이 나와 함께 즐거운 춤을 추었었는데요~

이번에는 마더구스 극장이네요. ^^

책의 곳곳에 북스토어가 등장해요~! 그림 속의 간판들도 자세히 살펴보는 재미가 있답니다. ^^

유리 슐레비츠는 유랑시절 그림책을 보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이라고 했었는데

그래서인지 책에 대한 사랑이 크고, 책을 꼭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윤이 만난 ‘겨울 저녁’

 

 
 

매일 매일 읽은 책을 기록한 사진이에요. 책이 도착하고.. 겨울 저녁은 윤의 베스트가 되었어요.

겨울 저녁이 워낙 간결하기 때문에 책을 한 번 함께 읽고 나서는 ​수시로 혼자 넘겨보며 그림을 보더라구요.

게다가 하루 하루 책에서 보았던 것을 경험하고, 느낌을 이야기 나누고, 책을 다시 보고 할수록

혼자 그림을 보는 시간이 더 많아졌어요.

저도 책을 보며 작가가 담고자 했던 것이 무엇이었을지…

멀리 가지 않고 가까운 곳..

일상 속에서 해질녘의 아름다움.. 도시의 밤을 윤에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바람에 약한 아이라 그동안 한 번도 일몰이나 야경을 보여 준 적이 없었거든요.

그렇지만 이번에도 강추위 때문에 쉽지만은 았았어요..

우선.. 일몰은 언제나 볼 수 있는 것은 아녀서 구름이 적은 맑은 날

바람이 불어도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 15층 비상 계단에 올라가 산으로 지는 해를 보았어요.

그리고 반대편 건물에 비추는 하늘 빛과 멀리 떠 있는 달님.. 그리고 어렴풋이 붉은 하늘 빛을 이야기 했어요.

그리고 며칠 후.. 저녁 공연을 보러 가던 중이었어요.

역시 퇴근시간이 다 되어가서 어찌나 막히던지…

겨울이라 해가 빨리 지니 공연을 보러 가는 길에 일몰의 하늘과 가로등이 하나 둘 켜지는 모습,

건물들에 불이 하나 둘 들어오는 모습들을 차례차례 볼 수 있었어요~!

이 날 처음으로 차가 막히는 것에 감사를.. ^^;;

여기까진 가로등이 켜지지 않았죠?

여기선 위 사진에서 멀리 보이던 다리와 가로등도 모두 불이 켜졌어요.

5시 50분쯤이 되니 왼쪽길의 가로등이 먼저 불이켜지고, 오른쪽 가로등, 그리고 다리의 불이 차례 차례 켜지 더라구요.

윤에게 ‘겨울 저녁’ 책의 이야기와 함께 열심히 이야기를 해 주었어요.

모든 것들이 무심코 지나던 것들인데 ‘겨울 저녁’ 덕분에 막히는 차 안에서도 순간 순간이 의미있는 시간이 되더라구요.

멀리 남산타워도 처음 보고, 우리 나라 최대 소비중심지 명동의 야경도 보고,

남대문과 광화문의 야경도 볼 수 있었어요.

세종문화회관의 트리 앞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지켜보았어요.

‘윤아! 사람들이 모두 어때보여?’ 라고 물었더니 ‘막 뛰어가는 사람들이보여’라고 대답을.. ^^;;

‘그래? 저 사람들은 어디 가는 걸까?’ 물었더니 ‘집’ ^^;;​

 

대답은 아주 간결했지만 윤인 처음으로 야경에 푹~ 빠져 공연장 창가에 앉아 공연장 입장 전까지 창밖을 내다 보았다지요. ^^

공연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 동작대교를 건너며 잠시 전망대에 세웠어요.

똑딱이 카메라만 가지고 간게 어찌나 아쉽던지요.. ^^;;

바람이 세서 윤인 잠시 안아 보여주고, 저도 정말 오랜만에 보던 한강의 야경인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네요..

그리고 며칠 뒤 방문하게 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뜻하지 않았던 멋진 모습을 만났어요.

이 곳은 서울역사박물관 3층의 서울 모습을 재현해 놓은 전시장이에요.

서울 전체를 모형으로 구현하고, 서울의 곳곳을 대형화면과 함께 소개하고 설명하고 있었어요.

오오~ 이런 곳이 있다니!! 윤에게 높은 곳에 올라 바라보는 야경이 꼭! 이런 모습이라고 열심히 설명했지요..

모형인데도 어찌나 아름답던지요.. 윤과 여름이 되면 직접 높은 곳에 올라가 멋진 야경을 보자고 약속했어요. ^^

아직 6살인 윤! 그런 윤이 느낀 해질녘의 하늘과 밤의 풍경은 어땠을까요?

마지막으로 윤이 느낀 풍경을 그림으로 그려보기로 했어요.

사실 공연을 보고 온 다음 날 저녁 설겆이를 하고 있는데 윤 스스로 앉아 그림을 그리고 있더라구요.. ^^;;

그래서 밑그림을 그려 놓은 것에 윤이 보았던 하늘 색으로 하늘을 색칠해 보자고만 제안했어요.

짜잔~! 그렇게 해서 완성된 해질녘의 풍경이에요.

왼쪽은 썰매를 타고 있는 산타 할아버지고, 그 앞에 크리스마스 트리, 그리고 달과 별이 있는데 달이 잘 안 보이네요.

손과 발이 달린 것은 크레용이래요. 그래서 왜 크레용을 그렸냐고 했더니

햇님 안녕할 때 하늘이 꼭 크레용으로 색칠해 놓은 것 같았데요.. ^^

그리고 책에서도.. 윤이 본 도시의 야경에서도 곳곳에서 만났던 크리스마스 트리가 기억에 남았나봐요..

광화문의 야경을 보고 온 날 돌아오는 길에 윤이 우리 동네 야경은 어때요? 하고 묻더라구요.

그래서 늦게 들어 오는 날 길을 걸으며, 하늘을 보며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리고 이번엔 윤에게 우리 동네를 그려 보라고 했어요.

윤이 그린 우리 동네예요. 문과 창문만 많은 높은 건물은 아파트래요. ㅋㅋ

그리고 물고기가 그려진 곳은 키우는 물고기를 파는 가게, 그 옆에 돌담 위에 있는 곳은 어린이집이래요.

실제로 그렇게 위치해 있진 않은데 윤이 기억에 남는 곳만 표현한 듯 해요.. ^^;;

밑그림을 다 그리고 나서 밤하늘 색을 칠하라고 했어요.

 

열심히 칠하고 나선 빗과 칫솔을 가지고 흰색, 노란색, 주황색 물감 뿌리기로 반짝반짝 하늘의 별을 표현해 봤어요.

물감이 뿌려질 때 윤이 정말 반짝 거리는 거 같다며 좋아하더라구요.

노란 것은 별똥별이래요. ^^;;

그리고 겨울밤이니 눈이 와 있어야 한다고 지붕에도 길에도 눈을 그려주고 있어요.

그렇게 해서 완성된 우리동네 밤풍경이랍니다. ^^

이번에 ‘겨울 저녁’을 계기로 윤은 또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었어요.

아주 가까이 있었지만 알지 못하고, 느끼지 못했던 세상을요..

조금 더 커서 다시 책을 보게 된다면 도시에는 정말 다양한 장소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각자 자신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그로 인한 인공적인 불빛이 밝히는 밤의 세상도 해님이 비추는 낮 만큼이나 아름 답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겠죠? ^^

이렇게 ‘겨울 저녁’은 우리의 가까이 있으나 우리가 잊고 지내는 세상을, 행복을, 마음의 여유를

돌아보고 느끼게 하는 책이랍니다.

겨울이 다 가기 전에 아이들과 유리 슐레비츠의 따뜻한 그림책 ‘겨울 저녁’을 꼭~! 만나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