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주는 것만으로 큰 힘이 된대요

시리즈 일공일삼 시리즈 56 | 김혜정 | 그림 김민준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6년 1월 29일 | 정가 13,000원
구매하기
맞아 언니 상담소 (보기) 판매가 13,500 (정가 15,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10%↓ + 3%P + 2%P)
구매

며칠 전에 친구가 텔레비전 방송 프로그램인 ‘영재 발굴단’에서 나온 청각장애자인 부모를 둔 영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아이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지지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게 큰 힘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 경청의 힘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는데, 이 책 <맞아 언니 상담소>에서도 그 힘을 또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요즘은 목소리가 커야 한다고 해서 자기 말만 앞세우다 보니 남의 이야기를 잘 듣지 않는 경향이다. 그러니 ‘경청’과 ‘배려’가 인성 요건으로 강조되고 있는 것 아닌가.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한다, “마음 속 이야기를 시원하게 못하고 사니 이런 것들이 쌓여서 마음의 병을 키우는 것”이라고. 이런 것은 우리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일 듯하다. 그래서 이 책의 주인공들이 만든 ‘맞아 언니’ 카페가 아주 멋지게 보였다.

‘맞아 언니’ 카페는 초등 5학년생들이 회원들이 올린 고민에 맞장구를 쳐주기 위해 세운 카페다. 누구라도 좋으니 마음 속 이야기를 그냥 들어주기만 해도 화가 풀릴 것 같은데 도저히 하소연할 곳이 없을 때가 있다. 이럴 때 정말 답답하다. 이런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등장한 곳이 ‘맞아 언니’ 카페이다. 이 카페를 차린 미래와 은별, 세나는 카페 이용자가 늘어나자 좋은 일을 하고 있다며 자부심을 갖게 된다.

그런데 학교 앞 문방구의 주인아줌마가 누군가가 쏜 비비총 때문에 다리를 다치는 사고가 일어나는데, 세나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자신이 댓글을 달아주었던 게시글의 작성자가 일으킨것 같다. 자신은 좋은 뜻에서 지지하는 댓글을 달아 주었는데, 그 글을 곡해해 남을 해코지 하는 사건이 일어나니 마음이 편치 않다. 카페 운영자들은 아무리 화가 나게 했어도 복수는 안 된다고 생각하며 그 게시글을 올린 사람을 찾는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누군가의 말에 무조건적으로 맞장구치는 것이 결코 좋기만 한 것이 아님을 깨닫고 카페 운영 방침을 변경한다. 또한 이 사건을 해결하면서 미래는 역시 카페 운영자였던 선우에 대해 갖고 있던 오해를 풀 수 있게 된다.

요즘에는 SNS를 통한 왕따 문제도 심각하다고 하던데, 이 책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도 이 아이들처럼 문명의 이기를 제대로 이용할 줄 아는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세상의 많은 사건들을 보면 잘 들어주지 않아서 생긴 일들이 참 많다. 이 책에서처럼 카페나 SNS를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소통의 창구로 사용했으면 좋겠다.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고 했다. 슬픔뿐 아니라 화나 불쾌감, 짜증 같은 나쁜 감정도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많이 해소된다. 그게 바로 수다의 힘이다. 그런데 지금은 모두가 바빠 한가히 수다 떨 시간이 없다. 그런 고로 여기저기서 자기 얘기 좀 들어달라고 아우성이다. SNS의 이용 증가도 그 한 사례라 볼 수 있다. 그런데 SNS 같은 가상세계에서뿐 아니라 자기 주위를 둘러보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많이 있을 것이다. 가족, 친구 등등. 그런데 내가 먼저 그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어야 그들 역시도 내 이야기를 잘 들어줄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나 역시도 이 책을 통해 우리 아이들의 얘기를 귀담아 들어야겠다고 되새기게 되었다. 이 책은 이런 교훈을 흥미로운 이야기로 들려준다. 이 책의 작가인 김혜정은 <닌자걸스>, <판타스틱걸>, <하이킹걸즈> 등 여학생을 주인공하는 청소년소설을 쓴 문학가로 내가 평소에도 좋아하는 작가인데, 이 책 역시도 매우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