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요

문경민 | 그림 민은정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5년 3월 6일 | 정가 11,000원

손자병법을 읽을 일이 어지간해선 없는 여자아이인 딸아이에게 이 책을 건네주었다. 고민이 많아지는 초등고학년이 된 아이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병법서로서의 손자병법뿐만 아니라 목표를 이루기위해 자신에게 숨겨진 능력을 찾기도 하고,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통해 위기의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책이기도 하다.

나이와 상관없이 고민은 늘 따라다닌다. 그 고민을 적절한 상황에서 가장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단련되고 성장한다. 초등 고학년이 되면, 가정이나 사회에서는 여전히 어리게 보지만, 학교 내에서는 저학년 동생들에게 모범을 보여야하고, 스스로도 다 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친구들과의 관계, 사회적 경쟁, 어린이에서 청소년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통해 겪는 고민들은 점점 늘어난다.

아이가 어렸을 때는 이것저것 이야기를 쏟아놓던 아이가 학교에서의 이야기를 점점 드러내놓지 않고, 부모보다는 친구들의 이야기와 친구들의 눈에 더 신경을 쓰게 된다. 좋은 친구를 곁에 두어야 하는 이유기도 하지만, 아이의 사회생활을 다 파악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화를 통해 고민을 이야기하고,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을 함께 나누고 싶지만, 쉽지 않다.

이 책의 목차를 살펴보면, 13가지의 에피소드가 소개되고 있다. 해결법을 제시하고 그에 따른 에피소드가 전개되는 방식이다. 해결방법으로 제시된 문장을 보면, 어른인 나에게도 도움이 되는 이야기이다. 아이에게 이 책을 보여주고 읽어보고싶냐고 물었더니 재미있겠다며 몇 개의 에피소드를 골라 읽었다.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지 말고 니가 읽고싶은 부분부터 먼저 읽어봐”라고 했더니, 목차를 읽어보고 2,4,8,9편을 골라서 읽는다. 줄거리가 필요한 책이 아니기에 내가 주로 아이에게 권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제2편 문제는 오래 끌지 마라 – 장난 문자 메시지 사건

제4편 기본을 갖추면 길이 열린다 – 지겨운 시험 공부

제8편 나만의 주관을 세워라 – 전교 어린이 회장 선거

제9편 스스로 생각하고 실천하라 – 책 스무 권, 독후감 열 편

마침, 오늘 학급회장선거를 하는 날이었다, 지난번에 읽었던 제8편 나만의 주관을 세워라 – 전교 어린이 회장 선거 편이 기억나서 오늘 같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학원선생님과 주변 어른들의 의견에 떠밀려 회장선거를 준비하는 한얼이는 왜 회장이 되어야하는지, 무엇을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없다. 그런 한얼이가 동생들의 질문에 자기가 왜 회장 선거에 나가려 하는지 고민을 시작한다. 나만의 생각, 판단, 가치관을 키우고 자기주관을 가져야한다는 도움글은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속시원하게 답해주지는 못한다.

이 책의 내용을 전반적으로 보면, 아이들이 고민할 수 있는 내용을 잘 골라담았다. 그러나 위의 예에서 볼 수 있듯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이 그래서 어떻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없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이 아쉬움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을 것이다. 주제는 던져졌고, 서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다보면 스스로 해결방법을 찾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