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A: 이달의 Q&A

『이상한 나라에 빠진 앨리스』를 읽고 많이 놀랐습니다. 제목 때문인지 아이가 제일 먼저 이 책을 읽더군요. 근데 아이가 마약이니 섹스라는 말이 나온다고 책 읽는 걸 중단하더라고요. 그래서 읽어 봤더니 중학생이 읽기에 괜찮은지 염려되었습니다. 제가 구식이라 그런지 읽게 하고 싶지 않네요. 다른 책도 이럴까 걱정도 되고요. 이 책 중학생이 읽어도 괜찮을까?
답 좀 주세요. (ID:blue2727)

책의 소재를 두고 이걸 내 아이에게 읽혀도 될까 고민하시는 분이 많으세요. 책에서 사용된 소재나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책 내용과 성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건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등장인물들이 말하고자 하는 게 무엇이며, 그것을 통해 느끼는 바가 무엇이냐 하는 점일 거예요.
『이상한 나라에 빠진 앨리스』는 한 평범한 소녀가 타의에 의해 마약을 경험하게 되고 그 이후 심각한 마약 중독에 빠져 모든 것을 잃게 된다는 내용이에요. 주인공의 일기 형식으로 되어 있어, 이야기의 전달력이 강한 책이랍니다.
사실, 이 책은 1971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되었을 때, 미국 내 여러 주에서 청소년이 읽지 못하도록 금서로 지정되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2003년에 미국 도서관 협회는 이 책을 1990년대 발간된 책 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책 100권 중 6위에 선정했고, 현재는 청소년들이 꼭 읽어야 할 필독서가 되었어요. 시대가 변화하며 사람들이 이 책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한 거죠. 이 책에는 분명 마약이나 섹스에 대한 내용이 언급되어 있지만, 결국 이 소설이 이야기하는 건 ‘마약 중독성에 대한 위험과 부모 자식간의 대화의 필요성’이에요. 한 소녀의 사실 같은 기록을 통해 마약의 심각성을 느끼고 혹시라도 이런 일이 닥쳤을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자문하게 하지요.
흔히 10대를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말하듯, 청소년들은 호기심이 강하고 충동적인 행동을 할 때가 많아요. 하지만 자기 주변이나 세상을 바라보며 스스로 무언가를 깨달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나이이기도 하지요. 그럴 때 한 권의 책이 간접 경험의 통로가 되어 주는 건 두말할 것 없는 사실이고요.
만약 책의 수위나 내용이 걱정스럽다면 부모가 먼저 그 책을 읽어 보는 건 어떨까요? 직접적으로 드러내 놓고 말할 수 없는 것들을 아이와 같이 얘기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