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닥속닥 책 이야기: 지금,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탐정’ 이야기

시리즈 블루픽션 63 | 최상희
연령 14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6월 1일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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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겨울이었어요. 최상희 작가님이 메일로 원고를 보내 주셨어요. 『명탐정의 아들』, 단박에 궁금증이 일어나는 제목이었죠. 그냥 탐정도 아닌 명탐정, 그것도 명탐정의 ‘아들’이라니, 그 신선한 발상에 “아, 재밌겠다!” 하는 생각부터 들었어요. 그러고는 혼자 푸핫 웃기도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기도 하고, 마음이 저릿하고 뭉클하여 생각에 잠기기도 하며 원고를 끝까지 읽었어요. 6개월간의 작업 끝에, 드디어 『명탐정의 아들』이 출간되었답니다.

「작가의 말」에서도 밝히셨듯 최상희 작가님은 어린 시절부터 추리소설의 팬이었다고 해요. 사실 이 책의 편집자인 저도 고백하건데 어린 시절 추리소설의 팬이었답니다. 책 대여점(일명 ‘책방’)이 한참 성행하던 시기, 빨간색 문고판으로 나온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을 몽땅 빌려 읽을 정도였거든요. 작가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반드시 해답이 있다는 것”이 추리소설의 매력인 것 같아요.
저도 나름 추리소설의 팬이라 자부했지만, 『명탐정의 아들』을 진행하며 그 소리가 쏙 들어갔어요. 셜록 홈스, 미스 마플, 포와로, 필립 말로 등등 곳곳에서 나오는 명탐정들의 대사와 이야기에 얽혀든 추리소설에 대한 지식들이 상당했거든요.
『명탐정의 아들』에서 ‘명탐정’을 맡고 있는 아빠 ‘고명달’은 엄마가 해외 전근을 간 틈을 타 오랜 꿈이었던 탐정 사무소를 차려요. 이른바 “명탐정 고명달 사무소”, 그리고 그것만으론 섭섭하니 카페 “크리스마스 푸딩의 모험(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 제목이랍니다.)”까지 차리죠. 주인공의 아들인 ‘고기왕’은 그런 철없는 아빠 덕분에 원치 않게 명탐정이 되고 말아요. 그리고 요리와 세탁, 청소 등 가사 전담에 카페 경영, 명탐정 비서, 고양이 추적까지 하느라 몸이 열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죠.
잠깐, 웬 고양이 추적이냐고요? 파리 날리던 탐정 사무소에 들어온 첫 일이 실종된 고양이를 찾아 주는 일이었어요. 한번 소문이 나자 계속 고양이 실종 사건만 맡게 된 거죠.

그러던 탐정 사무소에 드디어 진정한 첫 번째 의뢰인이 찾아와요. 의뢰인 이름은 오윤희.  행운의 열쇠 ‘온리럭키’가 사라지고 동생 오유리가 수상쩍은 행동을 일삼자, 열쇠의 행방과 동생의 학교생활에 대해 조사해 달라고 부탁한 거예요. 기왕이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열쇠만 찾아내면 될 거라 생각해요. 그런데 탐문 수사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오유리의 사망 소식이 들려오고 말죠. 대체 소녀는 왜 죽은 걸까요?

기왕이는 겉으로는 무심한 척, 어른인 척, 속을 잘 드러내지 않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가끔 악몽처럼 되살아나는 아픈 기억을 품고 있어요. 그리고 그 상처는 오유리의 사건을 조사하면서 다시 헤집어져요. 오유리가 죽은 후 적당히 수사를 마무리할 수도 있었지만 왠지 모르는 감정에 이끌려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게 되고, 수사를 해 나가며 자신의 상처와 조우하고 주변을 다시 되돌아보게 된 거예요. 기왕은 진실을 향해 한 발자국 다가서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 삶을 들여다보는 진정한 탐정이 되어 가요.

“나 말이야, 갑자기 걸레가 된 기분이었어. 진짜 걸레 말이야. 필요하지만 손 대고 싶지 않은 더러운 걸레.” -이성윤
“따 당하는 데 이유가 있니? 재수 없으면 걸리는 거지.” -민지혜
“찍히는 건 걔 운명이야. 그러고 나선 어떻게 할 수 없어. 누가 도와줄 수 없는 일이야.” -연초롱
“우린 배운 대로 했을 뿐이야.” -한송이
“개성이니 뭐니, 하며 똑같다는 소리 듣기 제일 싫어하면서 왜 똑같아지지 못해서 안달복달이지?” -유가련

기왕은 오유리 사건을 파헤치면서 탐문 조사를 해 나가요. 그리고 지나쳐 왔던 혹은 방관했던 우리의 여러 얼굴들을 발견하게 되죠.

최상희 작가님은 이 작품을 통해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 삶의 진실을 좇는 탐정이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해요. 『명탐정의 아들』을 읽고 이것이 우리의 이야기라 느껴진다면, 앞으로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우리의 태도도 조금은 나은 방향으로 바뀌지 않을까요?

  1. 전샛별
    2012.6.27 10:05 오전

    반드시 들여다보아야 할 지독한 현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되니 내가 노력해서 조금이나마 아름답게 바꿀 수 있는 현실이라면 꼭 노력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책에서는 나의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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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유정민정맘
    2012.6.20 11:55 오전

    많이 슬펐어요. 기왕이가 친구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그 아이들의 한마디가 참 잔인하게 느껴졌어요. 작가님이 언급하신 추리작가들의 모습이 왕따와 자살이라는 소재에 조금 묻혔어요. 진지하지 않은 기왕이의 아빠의 모습에 살짝 웃음이 나지만 전체적으로 많이 무거웠어요. 다 읽고나서 제발 이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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