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닥속닥 책 이야기: 2012년 여름, 비룡소에 어린이 편집자가 떴다! 「사회는 쉽다!」어린이 편집자 체험 현장 스케치

지난 7월 25일 비룡소 편집부 사무실에서 아주 특별한 손님을 맞이했어요. 초등학생 어린이 10명이 ‘어린이 편집자 체험’을 하기 위해 찾아왔거든요. 이번 어린이 편집자 체험은 8월에 새롭게 선보이는 「사회는 쉽다!」 시리즈의 출간을 기념하고자 마련한 특별 행사입니다. 무척 더운 날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서울 전역은 물론 용인, 의정부, 춘천 등 여러 지역의 어린이들이 먼 비룡소 사무실까지 땡볕을 뚫고 방문해 주셨습니다.

어린이 편집자 체험은 편집자의 역할과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아보는 짧은 강연으로 시작했어요. 비룡소의 김은하 편집장님이 어린이 편집자들보다 먼저 책을 만들어 온 선배 편집자로서 편집자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고,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려 주었지요. 편집자는 어떤 책을 만들면 좋을까 기획하는 데서부터 출발해, 작가 선생님을 모셔서 책의 내용에 대해 상의하고, 글·그림 원고가 나오면 실제 책의 형태를 디자이너와 함께 정하고, 원고를 편집해서 인쇄용 필름을 뽑고, 인쇄와 제작 과정을 거쳐 한 권의 책을 완성해요. 책이 만들어지는 거의 모든 과정에 편집자가 참여하는 셈이지요.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꼼꼼히 챙겨야 하는 편집자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방송국의 PD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어요.

책장과 책상으로 가득한 비룡소 편집부를 한 바퀴 둘러본 다음, 그림책팀의 김효영 팀장님으로부터 그림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들어 보았어요. 글 원고를 조판한 교정지, 콘티를 붙인 교정지, 인쇄 교정쇄, 저자 교정지에 인쇄 가제본까지, 각양각색 종이 뭉치들이 테이블 한가득 놓였습니다. 한 편의 이야기가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무수한 단계를 거쳐야 해요. 한참 편집 작업 중인 원고를 살펴보면서 편집자가 하는 일을 구체적으로 알아보았어요. 내용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 그림을 수정하고, 글씨체를 달리하고, 여러 가지 제목 중에서 가장 좋은 제목을 찾아내고, 책의 느낌을 잘 살릴 수 있는 종이를 고르는 등 편집자는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해서 하나하나 고민하고 상의해서 결정하지요.

편집부 견학을 마친 뒤에는 미술부 탐방에 나섰어요. 책을 만드는 북디자인 작업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궁금하셨죠? 미술부의 허선정 팀장님이 디자이너가 무슨 일을 하는지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림 작가 선생님이 그린 그림을 원화라고 해요. 완성된 원화는 스캔해서 컴퓨터 편집 프로그램으로 디자인을 하게 돼요. 물론 글과 그림이 잘 어우러지도록 디자인해서 본문과 표지를 만들게 됩니다. 편집과 디자인 작업이 다 끝나면 필름을 출력해서 인쇄를 하게 되는데요. 디자이너는 의도했던 대로 인쇄가 잘 되는지도 꼼꼼히 챙겨야 해요. 디자이너는 책의 꼴을 디자인할 뿐만 아니라 책을 알리기 위해 만드는 수첩이나 부채, 쇼핑백 등 다양한 홍보물을 만들기도 하고 신문 광고 등을 디자인하기도 하지요.

그동안 ‘책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책을 만드는 출판사는 어떤 곳일까? 편집자는 무슨 일을 할까?’ 등 책을 보면서 품어 왔던 이런저런 궁금증들을 모두 해결할 절호의 기회였던 것 같아요. 이제 어린이 편집자들이 활약할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바로 출간 작업 중인 「사회는 쉽다!」 원고의 교정지를 보고 직접 교정교열을 하는 것이었지요. 어린이 편집자들은 각자 맡고 싶은 원고를 한 권씩 골라 보았는데요. 1권은 민주 정치에 관한 『왕, 총리, 대통령 중 누가 가장 높을까?』, 2권은 건국 신화에 관한 『처음 세상이 생겨났을 때』, 3권은 우리 역사에 관한 『모두 우리나라야!』였어요. 제 예상보다 많은 친구들이 역사와 신화에 관심을 보이더군요! 준비한 교정지들이 담당 편집자에게 한 부씩 전달되었습니다. 어린이 편집자들은 편집자답게 빨간 볼펜을 들고 원고를 꼼꼼히 읽어 나가기 시작했어요. 틀린 글자는 없는지, 그림과 글이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고 있는지 확인하면서요.

책상 앞에 앉아 교정지와 마주한 어린이 편집자들의 모습은 무척이나 진지했어요. 원고에서 눈을 떼지 않고 열중한 모습이 참 멋졌어요. 그렇게 약 한 시간이 흐르고 원고 교정을 마무리했어요. 어린이 편집자들은 편집자로서 원고를 본 소감과 원고에 대한 자기 의견을 발표했어요. 또박또박 소신껏 자기 생각을 발표하며 어린이 편집자들은 오늘의 체험 과제를 훌륭하게 마쳤어요.

그런데 어린이 편집자의 역할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책이 나오면 잘 나왔는지 봐야겠죠? 그리고 「사회는 쉽다!」의 어린이 편집자로서 판권 페이지에 실린 자기 이름을 확인해야 하거든요. 판권 페이지에는 그 책을 만드는 데 애쓴 사람들의 이름이 실려 있어요. 비룡소의 어린이 편집자들도 「사회는 쉽다!」의 출간에 한몫 거들었으니 이름이 실릴 만하죠?

  1. 권현수
    2014.7.7 2:55 오후

    이게 벌써 2년 전이네요 ㅎㅎ 정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2. 엄하늘
    2012.11.12 8:03 오후

    저는 했다가 떨어졌어요ㅠㅠ
    한번더 기회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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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전선희
    2012.9.4 11:36 오전

    아이들이 한번씩 경험해 보면 아주 좋을 체험인것 같습니다. 저희집 아이도 기회가 되면 도~~~~전해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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