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작가: 『제돌이의 마지막 공연』의 김산하 · 김한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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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선생님들은 「STOP!」시리즈로 많은 독자들에게 알려져 있는데요, 이번에는 「STOP!」이 아닌 『제돌이의 마지막 공연』이라는 새로운 그림책으로 두 분이 호흡을 맞추셨네요. 이 작품은 어떤 계기로 만들게 되셨는지, 어떤 과정으로 완성되었는지 궁금해요.

시리즈 그림책 단행본 | 김산하 | 그림 김한민
연령 4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3년 5월 31일 | 정가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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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012년에 제돌이의 방류가 결정되었고, 때마침 세계적인 환경 운동가 제인 구달 박사님이 한국을 방문했어요. 박원순 서울시장님이 제돌이 방류 결정을 발표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라 제인 구달 박사님도 이 소식에 대해서 무척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지요. 저는 제인 구달 박사님의 한국 방문 일정을 짜는 역할을 맡고 있었거든요, 그때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지요. 그냥 제돌이를 만날 게 아니라, 제돌이의 이야기를 만들어서 세계적인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 박사님과 한국의 대표 생태학자인 최재천 교수님이 함께 이야기를 읽는 행사를 가지면 어떨까! 그래서 모든 게 시작되었습니다. 이야기와 밑그림만 완성된 상태였지만, 제인구달 박사님과 최재천 교수님은 제돌이가 헤엄치는 수조 앞에서 아이들에게 제돌이의 이야기를 낭독해 주셨답니다. 그 이후 출판사에 이 이야기를 보내 글과 그림을 다듬고 완성해서 『제돌이의 마지막 공연』이 탄생했지요.
 

Q2. 이 그림책은 오는 6월 중순 아시아 최초로 바다로 되돌아가게 된 제돌이의 사연을 재구성한 책인데요, 혹시 실제로 제돌이를 만나 보신 적이 있나요? 어떤 느낌이셨어요?

네, 제돌이를 만난 적이 있답니다. 제인 구달 박사님이 한국을 방문하셨을 때 최재천 교수님과 함께 제돌이를 만나러 서울대공원에 갔습니다. 비록 제돌이가 원래 놀던 제주 앞바다보다는 작은 공간이었지만 물살을 가르며 시원스럽게 헤엄치는 모습을 보며, 고향으로 돌아가 더 넓은 자유를 누려야 하는 동물이라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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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STOP」시리즈의 주인공 지니를 통해(지니는 동물과 말할 수 있다죠.) 제돌이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 보니, 제돌이의 마음이 더 여실히 전해졌어요.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도 들었고요. 이 작품으로 독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셨어요?

동물들을 함부로 잡으면 안 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합니다. 동물은 우리가 즐길 대상이 아니라 그들에게도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 살고 싶은 집과 동네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 누구나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사는 보금자리에서 자라나고 있죠. 마찬가지로 동물들도 자기가 속한 세계에서 살면서 성장하는 것인데, 인간은 그것을 빼앗으면서도 무엇이 문제인지 전혀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돌이를 계기로 모든 동물에 대해서, 모든 식물에 대해서, 모든 버섯과 미생물에 대해서 삶을 소중히 여기는 자세가 자라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저희의 바람입니다.
 

Q4. 김산하, 김한민 선생님께서는 책 작업뿐 아니라 실제로 동물들을 만나고, 동물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일들을 하고 계시고 있다고 들었어요. 어떤 일들인지 들려주세요.

동물학자, 식물학자, 작가, 디자이너가 뭉쳐 ‘마이크로 하비타트’라는 환경 보호 모임을 만들었어요. 우리는 순천만에서 ‘갯벌의 소리를 느껴라’라는 갯벌 보존 캠페인을 벌이기도 하고, 환경운동에 관심이 많은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 ‘생태예술전시’를 열어 제인 구달 박사님을 초청해 함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기도 했어요. 앞으로도 이런 활동을 꾸준히 할 예정이에요.
 

Q5. 이 책을 보면서 제돌이와 같은 동물들이 그들의 방식대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선생님들처럼 앞장서서 도울 수는 없지만, 어린이 독자들도 주어진 자리에서 동물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알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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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일들에서부터 시작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가령 물이나 전기를 아껴서 쓴다거나, 내 주위의 작은 동물이나 곤충을 해하지 않는 것 모두 자연을 사랑하는 중요한 실천 방식이에요. 가령, 어린이들도 핸드폰을 많이 쓰잖아요? 핸드폰에 들어가는 부품 중에 아프리카에서 나는 재료로 만드는 것이 있어요. 그런데 그 재료가 고릴라들이 많이 사는 곳에서 나요. 그러니 핸드폰을 자주 바꾸면 고릴라가 사는 곳을 파괴하게 되지요. 고릴라들은 살 곳을 잃고 죽어요. 참 슬픈 일이죠? 이렇게 우리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동물들과 지구의 운명에 영향을 준답니다. 다 연결되어 있는 거예요. 그래서 각자 주어진 자리에서 실천하는 아주 작은 행동도 중요하지요.
 
 

Q6.실제 이야기를 다룬 그림책이라서 더 인상적이었는데요, 선생님들께서 생각하시는 이 그림책을 더욱 재미있게 보는 방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실제로 제돌이가 방류되는 과정을 뉴스를 통해 접하고 이 이야기와 비교해 가면서 읽어 보면 더욱 재밌을 것 같아요. 또, 지니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잘 살펴봤으면 좋겠어요. 일방적으로 내 생각만 주장하는 게 아니라 양쪽의 이야기를 들어 보고 서로 양보할 수 있는 건 양보하면서 대화를 통해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는 방식이 중요한 것 같아요. 이렇게 대화의 중요성을 알기만 한다면 어린이들도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아주 중요한 일을 해낼 수 있거든요. 아이들은 누구하고나 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죠.
 

Q7.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 독자층까지, 넓고 깊게 아우르며 사랑받고 계신 모습이 부러워요. 선생님들의 앞으로 계획이 궁금합니다.

img_03산하: 『STOP!』의 환경 시리즈가 완간을 앞두고 있어요. 9권이 마지막이 될 것 같은데, 지금 8권 막바지 작업 중이지요. 동물을 사랑하는 많은 독자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았던 지니의 모험이 어떻게 마무리가 될지 이야기를 만드는 저희도 궁금하답니다.

한민: 저는 얼마 전에 말레이시아 정글의 신비한 동물 ‘따삐르’를 주인공을 한 그림책 『사뿐사뿐 따삐르』를 냈었고, 곧 『양서류의 꿈』이라는 후속작을 선보일 예정이에요. 제가 개구리, 도롱뇽, 두꺼비, 영원 같은 양서류를 무척 좋아하거든요. 아이들도 아주 어릴 땐 양서류들을 좋아해서 스스럼없이 만기도 하고 관찰도 잘하는데, 조금만 나이가 들면 미끈거린다면서 징그러워해요. 이게 무척 안타까웠어요. 괜한 편견만 없애면 이 녀석들도 너무나 사랑스러운 우리의 동물 이웃이거든요. 그래서 아이들로 하여금 양서류를 좋아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그림책을 그렸답니다. 기대해 주셔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