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작가: 『슈퍼 아이돌 오두리』의 이송현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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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오랜만에 장편동화 『슈퍼 아이돌 오두리』를 발표하셨습니다. 이 작품을 구상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슈퍼 아이돌 오두리』는 TV 시트콤을 준비하던 시절, 아역 배우 오디션을 볼 때가 있었는데 그때의 경험이 계기가 되어 쓰게 된 작품입니다. 솔직히 아역 배우 오디션 보다는 성인 연기자들 오디션에 더 흥미를 갖고 있었는데요, (아무래도 그 당시 잘 나간다는 배우들을 직접 볼 수 있으니까요.) 오전 오디션 끝나고도 오후에 있는 2차 오디션을, 점심도 안 먹고 준비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나름 충격을 받았습니다. 성인 배우들 못지않게 너무 열심히 하는 거예요. 자신의 꿈을 향해 최선을 다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많이 놀라기도 하고, 멋있어 보이기도 했지요. 아홉 살에서 열두 살밖에 안 되는 아이들이 너무 대단해 보이지 뭐예요. 그래서 언젠가 이 아이들을 작품으로 꼭 그려 봐야겠다, 해서 탄생한 것이 『슈퍼 아이돌 오두리』입니다.

시리즈 일공일삼 시리즈 90 | 이송현 | 그림 정혜경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3년 11월 10일 | 정가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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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주인공 오두리가 오디션 보는 장면이 실감나게 그려지는데요. 선생님께서 방송작가로 활동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오두리처럼 오디션을 준비하거나 슈퍼 아이돌을 꿈꾸는 아이들에게 어떤 말을 해 주고 싶으신가요?

무슨 일을 하든, 자연스러운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억지스럽게, 과장되게 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을 긴장하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것이 본인에게도 좋은 경험으로 남을 것이고, 따라오는 결과도 좋은 것 같습니다. 오디션 볼 때, 극성 엄마의 코치에 따라 움직이는 아이들도 종종 있었어요. 하지만 자기 혼자 대본을 보고 노력해서 최선을 다한 친구들의 연기가 훨씬 진실성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뭐든 자발적으로 즐겁게 하는 사람이 최고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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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이란이처럼 확고한 꿈을 가진 아이도 있지만 오두리처럼 이 꿈이 내 꿈이 맞나 헷갈리는 아이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어릴 때는 이것저것 해 보고 싶어서 꿈이 여러 번 바뀌기도 하고요. 선생님께서는 어린 시절에 어떤 꿈을 꾸셨나요? 선생님의 어릴 적 꿈 이야기를 좀 들려주세요.

저 역시,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면 ‘이란이’보다는 ‘오두리’쪽에 가까운 아이였어요. 자고 일어나면 매번 꿈이 바뀌었지요. 오늘은 ‘전투기 조종사’였다가, 내일은 ‘스케이트 선수’로 바뀌곤 했지요. 그럴 때마다 엄마는 “꿈꾸는 건 공짜니까,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이것저것 많이 생각해 봐.”라고 하셨어요. 진짜로 꿈꾸는 건 공짜니까, 이것저것 많이 상상했지요. 재미있는 시간이었어요. 실제로 그렇게 꿨던 꿈들을 위해서 노력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피겨스케이팅에 그림, 피아노, 첼로……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 것은 다 시도해 본 것 같아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학기 초에 장래 희망에 대해 적어 오라고 하면 항상 빈칸에 2가지 꿈을 적었어요. ‘군인+작가’, ‘선생님+작가’ 이런 식으로요. 앞에 적어 놓은 꿈들은 항상 바뀌었는데, 뒤에 별책 부록처럼 적어 넣었던 ‘작가’는 변하지 않았어요. 결국 ‘작가’가 지금의 제 직업이 되었지요. 아마도 알게 모르게 전 작가가 되고 싶은 꿈을 가장 깊이 꾸었던 모양입니다.

Q4.오두리의 동생, 오지성이 누나 챙기느라 바쁜 엄마를 원망하지 않고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향해 씩씩하게 달려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사실 엄마가 나는 뒷전이고 다른 형제만 챙겨 준다면 많이 서운하고 속상할 것 같은데 말이에요.

지성이 같은 상황이라면 당연히 속상하지요. 실제로 저도 어릴 적, 엄마가 남동생만 예뻐하는 것 같아서 매번 심통을 부리던 심통 대마왕이었어요.
이런 말 하긴 쑥스럽지만, 전 아주 약간~ 오지성 같은 면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아요.
오지성 캐릭터는 어린 시절, 제 기억이 살짝 입혀진 인물이에요. 어렸을 때, 엄마는 내가 뭘 하겠다고 하면 반대를 한 적이 없으세요. 대신에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인지, 그래서 힘들어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할 자신이 있는지,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은지를 먼저 확인하시고 허락을 하셨지요. 그러다 보니, 취미를 선택하든 무엇을 하든지 조금 힘들어도 참을 수 있었고 끝까지 해낼 수 있었어요. 가끔 하기 싫다고, 힘들다고 징징거렸던 기억도 있었는데 그때 엄마는 그런 말을 했어요. “네가 선택한 거니까 네가 책임져.” 지금 생각해 보면 어린 애한테 너무한걸,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때는 뭐라고 반박할 수가 없었어요. 늘 내가 선택해서 한 일들이었으니까요.

Q5.오두리, 오지성, 이규진, 이란이 등 저마다 개성이 다른 아이들 캐릭터가 특히 매력적이었어요. 지성이는 쿨하고 해맑은 아이이고, 규진이는 상큼하고 멋진 남자아이고, 심술부리던 란이도 알고 봤더니 화끈한 매력이 있고요. 인물 캐릭터를 어떻게 구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이야기를 쓸 때, 전체의 줄거리나 전달해야 할 메시지를 먼저 설정하지 않아요. 언제나 재미있는 캐릭터를 가장 먼저 머릿속에 그려 보지요. 웃긴 행동이나 대사가 떠올라서 캐릭터가 생기는 경우도 있고, 우연히 본 누군가의 작은 습관에 느낌이 와서 캐릭터를 만드는 경우도 있어요.

Q6.선생님의 글에는 경쾌한 유머가 있어서 특히 재미있게 읽혀지는 것 같아요. 톡톡 튀게 재미있는 글을 쓰시는 비결이 무엇인가요?

이 질문의 답변은 앞서 말한 캐릭터를 만드는 이야기와 연결이 될 것 같은데요. 글쎄, 글을 쓰면서 ‘흠, 이 부분에서 경쾌한 유머를 넣어야겠군.’이라던가, ‘좋아! 여기에선 톡톡 튀게 쓰자.’ 하는 식의 계획은 짜지 않아요. 그리고 솔직히 고백하자면, 제 글이 유머 있고 톡톡 튀는지 나는 몰라요.
대신에 캐릭터를 만들 때면 항상 캐릭터 수첩을 빼곡히 채우지요. 책 속에 드러나지 않더라도 인물을 만들면 그 인물의 가족 관계, 습관, 말버릇, 행동 등을 자세히 기입합니다. 그러다 보면 그 인물이 진짜 내 친구 같고 살아 있는 것 같아서 글을 쓸 때도 재미있고 신나요. 특히 대사를 쓸 때는 제가 직접 소리 내서 연기를 해 보기도 해요. 물론 안타깝게도 발연기지만 말이지요.

Q7.오두리처럼 스스로 꿈을 키워 가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겠지요. 꿈을 찾는 10대들에게 동화 작가이자 인생 선배로서, 격려의 말씀을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으랏차차!”
무엇을 하든 늘 제가 외치는 말입니다. 작가의 말 마지막에도, 제 이름 앞에도 늘 적어 넣는 말이기도 하지요. 일종의 기합인데, 자기 최면 효과가 그만입니다. “으랏차차!” 외치고 나면 기운도 나고 어떤 일을 하든지 힘을 내서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무엇을 하든 “으랏차차!” 힘내십시오. 그리고 즐겁게 하십시오. 이루지 못할 것, 두려울 것은 이 세상에 없어요. 뭐든 다 잘 할 수 있습니다. 내가 내 자신을 믿고 움직인다면 말이지요.
내 외모가 미스코리아감이 아니라고, 전교 1등을 못한다고 해도 걱정할 것 없습니다. 미모의 얼굴이나 전교 1등의 두뇌는 비록 내 것이 아닐지 몰라도, 세상에 내가 잘 할 수 있고 멋지게 해낼 수 있는 일은 반드시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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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8.다음 작품으로는 어떤 이야기를 쓰실 계획이신가요? 앞으로의 작품 계획이 궁금합니다.

쓰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요. 하지만 걱정도 많지요. 침착하게 앉아서 공부를 좀 많이 해야 할 것 같은 작품이거든요.
상상만 해도 활기차고 신나는 몸동작을 보이는 유쾌한 묘기 소년의 이야기와 「헝거 게임」 같은 판타지 시리즈물을 계획하고 있어요. 좀 더 미래 지향적인 이야기가 될 것 같아요.
어떤 작품을 쓰든, 읽는 분들이 많이 웃을 수 있는 즐거운 이야기였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누구에게나 힘이 되고 좋은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1. 최지영
    2015.12.1 9:22 오전

    저희 반 4학년 아이들과 함께 돌려읽기 책으로 선정하여 읽어보았습니다. 아이들에게 꿈이란 막연한 것이 아니며 부모가 자신의 꿈을 그려줄 수 없다는 것을 ‘오두리’와 ‘규진’이를 비교하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읽으면서 오타가 종종 보여서 그 점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수정해서 다시 많은 아이들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145쪽: 양화 –>영화
    164쪽:그라마나–>드라마
    180쪽:어맛–>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