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심리 여행: 아이를 행복하게 하는 힘 ‘감수성’, 그림책으로 발달시켜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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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봄입니다. 그림책 『코를 킁킁』(비룡소)을 펼쳐 봅니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동물들이 봄 냄새를 맡으며 달려간 곳에 노란 꽃 한 송이가 피어 있네요. 겨울의 끝자락에 피어난 꽃을 보며 동물들은 기뻐하며 덩실덩실 춤을 춥니다. 봄은 그림책을 보던 엄마랑 아기를 꼬박꼬박 졸게 합니다. 마당의 백구도, 뜰에서 놀던 아이도, 볕을 쬐며 신문을 보는 할아버지도, 얼룩 고양이도, 아기 오리도, 집 짓던 거미도 스르르 단잠에 빠져 듭니다. 모두가 잠든 사이 아기는 홀로 깨어나 봄을 맞이합니다. 그림책 『봄이 오면』(사계절)이 그리는 한 낮의 봄 풍경이지요. 봄은 이처럼 우리의 기분을 좋게 합니다.

▲ 『코를 킁킁』

그래서 해마다 4월이 되면 저는 아이들과 단어 모으기 놀이를 합니다. 아이들에게 ‘4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를 얘기해 보게 하는 것이지요. 유아와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은 주로 ‘따뜻함’, ‘나비’, ‘개나리’, ‘진달래’, ‘아지랑이’, ‘개구리’, ‘봄바람’처럼 계절에 관한 단어를 얘기합니다. 어른들은 하늘 한 번 쳐다볼 겨를 없이, 밤하늘의 별을 바라볼 여유 없이 바쁜 일상을 살지만 아이들의 무의식 속에는 자연이 있습니다. 어쩌면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어 놀고 싶은 마음의 반영인지도 모릅니다.
따뜻한 봄날, 아이를 위한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자연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게 아닐까 합니다. 아이의 오관(五官)을 활짝 열어 주어 자연의 변화와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상호 작용 말이지요. 다섯 개의 감각 기관으로 눈, 귀, 코, 혀, 피부를 말하는 오관은 감수성 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보고, 듣고, 냄새를 맡고, 피부로 느끼고, 맛을 음미할 때의 느낌을 다양한 표정과 풍요로운 언어로 표현하는 능력은 오관을 활짝 열어 놓는 데서 비롯되니까요. 그래서 감수성이 발달한 아이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의 오관을 잘 활용합니다.

 
감수성에 대해 얼마만큼 알고 있나요?
감수성이란 무엇일까요? 많은 이들이 감수성을 아름다운 풍경에 감탄하고 슬픈 책이나 영화를 보면서 울고 기쁠 때는 한껏 기뻐하는 반응쯤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감수성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단순히 감상적인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감수성(感受性, sensitivity)은 외부의 자극에 대한 민감성을 뜻합니다. 즉 사람이나 사물과 현상에서 더 많은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섬세함입니다. 교육학에서는 감수성을 외부의 자극이나 인상을 끊임없이 수용하고 감상하는 성질이나 능력으로 정의합니다. 어떤 대상을 보고 느끼거나, 어떤 상황에 대하여 느끼는 정서적 반응이 감수성이라는 것이지요. 문학비평용어사전에서는 감수성을 감성이라고도 일컫고 이성에 대립되는 개념으로 인간 의식의 정서적 성향을 가리키는 말로 정의합니다.
심리학에서도 감성(感性)이라는 단어와 함께 사용하는데 한때 EQ(감성 지수, Emotional Quotient) 바람이 불었습니다. 감성이란 자극이나 자극의 변화를 느끼는 성질, 외계의 대상을 오관(五官)으로 감각하고 지각하여 표상을 형성하는 인간의 인식 능력, 어려운 상황을 견디면서 남을 이해하고 함께 팀을 이루어 목표한 바를 이루어 갈 수 있는 능력이 바로 감성이지요. 즉 자기의 감정 상태를 인식하고 적절하게 조절하여 표현할 수 있고 상대방의 사고나 감정, 의도 등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게 하는 능력입니다. 심리 상담에서는 세 번째 정의에 초점을 둡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감정이 풍부해도 다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상관하지 않고 자기 위주로만 생각하며, 자존심에 상처받으면 마음속의 화를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은 대인 관계가 원만하지 않고 불행하게 살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정의가 조금씩 다르긴 해도 감수성은 첨단 과학 문명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데, 매끄러운 인간관계를 맺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힘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합니다.
이달에는 아이가 가진 문제, 엄마를 불안하게 만드는 일들을 잠시 내려놓고 아이의 감수성 발달에 정성을 들여 보시기 바랍니다. 더불어 엄마의 감수성도 점검해 보았으면 합니다. 그림책을 활용해서 말이지요. 나들이하기에 좋은 4월, 계절의 이점을 활용한다면 집에서 그림책만 보면서 아이와 소통하는 것보다 훨씬 행복도가 높아질 것입니다. 아이에 대한 엄마의 걱정 중에서 감수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겠지만 아이에게 꼭 필요한 교육 주제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어떤 그림책이 아이의 감수성 발달을 도와주나요?

▲ 『온 세상이 반짝반짝』

친구 또는 가족 간의 갈등과 화해, 자연의 변화와 아름다움, 감정 조절, 자기 사랑, 나눔 ‧ 배려 ‧ 협동 ‧ 관용 ‧ 평등의 중요성, 타인에 대한 이해를 담은 그림책들 모두가 아이의 감수성 발달을 도와줍니다. 아빠 ‧ 엄마와 함께 또는 혼자 그림책을 보면서 쌓은 자연, 동물과 식물, 사물, 사람에 대한 지식이 실제 생활 속에서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를 맡고 혀로 맛을 느끼며 피부로 느껴보는 경험이 반복되는 과정을 통해 감수성은 발달합니다.
많은 그림책들 중에서 아이들로 하여금 세상 만물을 섬세하게 바라보게 하는 힘을 가진 그림책을 권합니다. 한국안데르센상 대상 수상작인 『온 세상이 반짝반짝』(비룡소)은 아이들의 감수성은 물론이고 아빠 엄마의 감수성을 일깨워 주는 그림책입니다. 우리 주위에 존재하는 반짝이는 것들을 그려 냈습니다. 아기 고양이의 하루를 따라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반짝이는 대상들이 시적인 언어와 판화 기법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담겨 있지요. 우리 주위에는 무수히 많은 반짝임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러한 반짝임을 눈여겨보지도 않았고 반짝임의 의미도 찾지 않았습니다. 반짝이는 것은 밤하늘을 수놓은 별이라고만 생각하며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까만 밤 고개 들면 볼 수 있는 반짝반짝 작은 별. 텅 빈 길 지날 때 친구가 되어 주는 반짝반짝 가로등. 이른 새벽 하나둘 반갑게 인사하는 반짝반짝 부지런한 불빛. 또르르 굴러 코끝에 맺히는 반짝반짝 차가운 이슬. 여기저기 춤추는 반짝반짝 신나는 물결. 힘차게 뛰어올랐단 금세 사라지는 반짝반짝 물고기들. 꽃잎에 앉았다 어느새 날아오르는 반짝반짝 날개들. 반짝이는 눈들이 너무 많아 어지러울 때도 있어. ‘찰칵’ 한순간에 사라져 버려 아쉬울 때도 있고, 때론 너무 밝아 똑바로 바라볼 수도 없어. 가끔은 낡고 초라해 보일 때도 있어. 그래도 반짝이는 게 좋아. 물과 함께 뛰노는 반짝이는 아이들. 엄마 눈 속의 아이도 아이 눈 속의 엄마도 모두 반짝반짝. 온 세상이 반짝반짝.
―『온 세상이 반짝반짝』

어떤 반짝임은 밤하늘의 별처럼 아름답고 어떤 반짝임은 도시의 어두운 도로를 밝혀 줍니다. 물고기는 힘차게 뛰어 올라 반짝이고 잠자리는 열심히 날갯짓을 하며 반짝입니다. 어떤 반짝임은 사진 찍을 때처럼 찰나에 사라져 버리고 자동차의 수많은 전조등은 눈부셔서 우리의 눈을 감기지만 꼭 필요한 반짝임입니다. 길가 재활용 수거함에 쌓여 있는 빈 병들도 반짝입니다. 지금은 비록 낡고 초라한 모습이지만 깨끗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기다리며 그 자리에서 반짝입니다.
누구에게나 반짝이는 순간이 있는데 각자의 자리에서 반짝이는 존재들은 모두가 소중하며 때로는 그 반짝임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어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반짝임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종이로 만든 책인데도 소리가 나고, 만져지며 냄새가 나는 듯합니다.

시리즈 비룡소 창작 그림책 43 | 글, 그림 이윤우
연령 3~8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3월 15일 | 정가 12,000원
수상/추천 한국안데르센상 외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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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감수성 발달을 도와주려면, 그림책으로 어떻게 소통하는 것이 좋을까요?
아이의 생각과 경험을 넓혀 주는 아빠 엄마와의 상호 작용은 감수성 발달을 촉진시키는 원동력이 되지요. 『온 세상이 반짝반짝』은 소리, 감촉, 냄새 등을 찾으며 이야기 나누기에 좋은 그림책입니다. 차가운 이슬의 감촉, 한낮 태양의 뜨거움, 시원한 물, 흘러가는 물결 소리, 카메라의 찰칵 소리, 물고기 냄새, 풀냄새. 책장마다 아이의 오관을 열어 주는 반짝임이 펼쳐집니다. 반짝임이 아름다운 이유를 아이와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그다음에 아이에게 ‘그림책에 있는 것 말고 또 무엇이 반짝일까?’ 하고 물음을 던지고 함께 집 안을 둘러봅니다. 그림책이 있는 방에서 반짝이는 물건 찾기, 거실과 부엌, 옷 방, 욕실, 베란다까지 찬찬히 살펴보게 합니다. 반짝이는 것들을 누가 많이 찾나 내기해 보세요. 봄볕이 좋은 날에는 밖으로 나가 반짝이는 것을 찾아봅니다. 아이는 그림책에서 본 것들을 찾아 반가움을 표현할 수도 있고, 새로운 반짝임을 찾아내기도 할 것입니다. 새로 찾은 반짝임에는 어떤 아름다움이 있는지, 우리에게 어떤 기쁨을 주는지 이야기하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아이의 표현 능력이 발달함은 물론이고 감수성도 발달하게 됩니다. 이때는 아이와의 언어적 상호 작용을 풍부하게 해 주면 좋습니다. 아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눠 보세요.
아이와 함께 반짝이는 많은 것을 찾은 후에는, 무엇보다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반짝임은 바로 자신의 맑은 눈과 예쁜 마음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 줄 수 있는 반짝임을 가진 사람이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같은 다소 심오한 질문도 해 볼 수 있겠지요. 물론 아빠 엄마도 자문해 보시면 좋고요.

감수성이 창의적 아이디어의 원천이 된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을 보여 주세요!
감수성은 우리가 주변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창의적 아이디어로 연결시켜 주는 힘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주위를 둘러보고 지금 당장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아무거나 한 가지 말해 보라고 하면 선뜻 대답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대부분 무척 난감한 표정을 짓습니다. 이는 당연한 현상입니다. 주변의 익숙한 것들에 대해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당연하게 보고 당연하게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 왔기 때문이지요. 다른 관점에서 보는 눈을 갖지 못한 탓이기도 합니다.
창의적 사고의 세계적 권위자인 에드워드 드 보노는 평소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던 것들을 ‘주의 영역’으로 끌어오게 하는 힘이 바로 감수성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들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쳐 버린 익숙함의 더미 속에서 상상의 재료를 찾아 재미있는 창조물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지요. 그 창조물들은 인간의 삶을 더욱 편리하고 윤택하게 만들며 때로는 누군가의 생명을 지켜 내는 역할을 합니다.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의 작가인 앤디 앤드루스가 어린이를 위해 만든 이야기가 『세상을 바꾼 아이』(밝은미래)라는 제목의 그림책으로 나와 있습니다. 창의적 아이디어의 원천인 감수성으로 슈퍼 씨앗을 개발하여 2,000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굶주림에서 벗어나게 한 노먼 볼로그 박사(1914~2009)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지요.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여러분에게 세상을 바꾼 한 아이 이야기를 들려줄게요. 그 아이 이름은 노먼 볼로그였어요. 노먼은 미국 아이오와의 한 농장에 살았어요. 농장 옥수수 밭에서 여동생들이랑 숨바꼭질하며 노는 걸 좋아하는 소년이었지요. 노먼은 키가 큰 데다 좀 말랐어요. 옥수수수염처럼 옅은 노란색 머리카락은 부드럽게 하늘거렸고요. 노먼은 옥수수 밭에 숨은 동생들을 잘도 찾아냈어요.
―『세상을 바꾼 아이』중에서

노먼 볼로그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또 다른 실존 인물 세 명의 이야기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그런데 모든 이야기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노먼 볼로그는 굶주린 사람들을 돕기 위해 슈퍼 씨앗을 개발했습니다. 노먼에게 이 일을 제안한 사람은 미국 부통령이었던 헨리 월레스였지요. 그리고 헨리에게 식물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전해 준 사람은 어린 시절에 만난 조지 워싱턴 카버(식물 연구가 ‧ 농업경제학 교육가)입니다. 그리고 부모 잃은 가여운 조지를 키워 준 사람은 모지스 카버였고요. 결국 네 사람의 작은 행동이 결국 어마어마한 수의 생명을 살린 것이지요.
슈퍼 씨앗이 발명되는 데 기여한 여러 사람의 행동을 나비 효과 이론으로 설명하고 있는 그림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이를 초월한 우정을 맺으며 세상을 더 좋게 변화시키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이들끼리 나눈 아름다운 대화가 돋보입니다.

“헨리, 하느님은 뭔가 배우라고 우리에게 식물을 주셨단다. 우리는 배운 걸로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어, 이건 아주 중요한 임무야.”
“목발을 받으면 그 친구가 아주 좋아하겠다. 그거 아니? 별거 아닌 일이 큰 변화를 만든단다. 우리가 관심을 갖기만 하면 말이야. 네가 하는 작은 일 하나가 세상을 바꿀 수도 있어.”
“얘야, 네가 하는 일은 모두 세상을 달라지게 한단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말이야. 난 네가 오늘 좋은 일을 해서 정말 자랑스럽구나.”
―『세상을 바꾼 아이』중에서

한 줄, 한 줄이 명문장처럼 기억에 남는 스토리 속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바로 아이들의 오관을 열어주고 감수성이 발달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 어른들의 교육 방법입니다. 언제나 아이들에게 관찰하고 생각하고 탐구할 기회를 주면서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지요. 무엇보다 우리 부모님들이 본받아야 할 모습은 아이에게 “네가 바로 세상을 바꾸는 아이가 될 수 있다.”고 말하며 아이 스스로 강한 믿음을 갖게 한 점이 아닐까요?
꼭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할 필요는 없지만 아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이든 그것은 결코 하찮은 것이 아니며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일깨워 주는 부모야말로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는 부모가 아닐까요? 그림책이 말해 주듯 네가 어제 한 일, 오늘 하는 일, 내일 할 일 모두가 중요하며 너의 움직임 하나하나, 하는 일 하나하나는 결코 평범한 일이 아니며,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도 모두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면 금상첨화겠지요.
『세상을 바꾼 아이』는 몇 번을 반복해서 읽어야 하는 그림책입니다. 생각이 필요한 그림책이니까요. 천천히 책장을 넘기며 아이에게 읽어 주세요. “슈퍼 씨앗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누구의 역할이 가장 컸을까?”, “너는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싶니?”, “세상을 바꾸기 위해 어떤 일을 해 보고 싶니?”,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은 무엇일까?” 하는 물음을 놓고 아이와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어 보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질문이 아이한테 비현실적으로 들릴 수도 있으므로 범위를 좁혀서 어제 한 일 중에서 가장 의미 있는 일, 오늘 한 일 중에서 가장 의미 있는 일, 내일 할 일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일과 그 이유를 대화의 주제로 삼아도 좋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문장을 찾아 종이에 적은 다음 잘 보이는 곳에 붙여 주세요. 한글을 깨치고 연필로 글쓰기가 자연스러워질 때쯤부터 아이에게 책 속에서 한 구절을 고르도록, 내 마음을 울린 문장을 찾아 직접 적게 하면 주옥같은 문장들이 쌓이고 쌓입니다. 크면서 힘든 순간, 좌절감에 울고 싶을 때 자신의 독서 역사가 담긴 문장 노트를 꺼내 보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도 자가 치유의 한 방법입니다. 제가 해 온 방법이기도 하죠. 힐링을 위한 독서를 주제로 부모 교육 강의를 할 때 권하기도 합니다.

감수성 훈련이 필요한 시대, 그림책 읽기를 권합니다.
세상이 각종 범죄와 사고로 얼룩져 내 아이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게 된 것은 공감의 부재 때문이라고 합니다. 덧붙여 감수성의 발달을 막는 교육도 그 이유가 되겠지요.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필수가 아니라 생각해서 뒷전으로 밀어 놓은 것 중 하나가 감수성이 아닐까 합니다. 모두들 이대로는 안 된다고, 세상을 바꾸어야 한다고, 세상이 바뀌어야 한다고 외쳐 대지만 뚜렷한 방법이 없습니다. 내 아이가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려면 아빠 ‧ 엄마의 감수성을 일깨우고 아이의 감수성이 발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미국의 ‘새로운 사회를 위한 뉴스쿨’의 심리학자들이 진행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사이언스≫에 실렸습니다. 연구 내용은 소설과 비소설을 읽고 난 뒤 상대방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는 ‘마음 이론’이 얼마나 향상되는지를 조사한 것이었지요. ‘마음 이론’이란 타인의 표정이나 행동, 말투 등을 보고 상대방이 어떤 심정인지를 알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문학성이 높은 소설,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은 소설, 논픽션의 일부를 읽게 한 결과 문학성이 높은 소설을 읽은 그룹의 감성 지능을 비롯한 점수가 다른 두 그룹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등장인물의 삶을 섬세하게 탐구하는 문학 작품을 읽은 독자들은 캐릭터 중심의 읽기를 하게 되어 해당 인물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는 힘이 길러지므로 타인에 대한 공감과 이해력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매일경제≫(2013년 11월 6일) 참고)
유‧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아니지만 무척 흥미롭고 가정에서 응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참고할 만합니다. 우리는 그림책으로 감수성을 높이는 훈련을 해 보면 어떨까요? 물론 그림책이 복잡한 스토리를 가진 소설처럼 등장인물의 삶에 대해 섬세하고 길게 탐구하게 하지는 못하지만 그림책이 주는 심미적인 기능, 다른 문학 작품들이 갖지 못한 매력이 아이들의 눈과 귀를 활짝 열어 줄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그 방법은 이전의 그림책 활용법과 조금 달라야겠지요. 많은 그림책을 보여 주기보다 일주일에 한 권 정도로 감수성을 높여 주는 그림책을 선택해 감각 기관을 활짝 열어 느끼게 한 다음, 책 속 이야기를 나누며 생활 속에서 그림책이 담은 메시지를 실천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식이어야 합니다. 이때는 다독보다는 정독이 좋고, 깊이 있는 대화, 실생활과의 연계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방법은 온 가족이 하루에 그림책 한 권 읽기를 하는 겁니다. 자기가 읽고 싶은 그림책을 자유롭게 골라 읽은 다음 서로 바꿔 읽기를 합니다. 그러고 나서 그림책을 읽을 때 각자 어떤 생각을 했는지, 어떤 감동을 받았는지 상대방의 생각을 유추해 보고 이야기 나누기를 해보는 것이지요. 상대방의 생각을 알아내려고 하면 최대한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보아야합니다. 그런 노력이 거듭될 때 타인에 대한 이해도는 자연스럽게 높아집니다.
계절에 어울리는 그림책을 읽고 자연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거나, 같은 장소를 매월 또는 계절별로 찾아가 조금씩 변화는 자연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게 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는 숲 유치원에서 주로 강조하는 활동입니다. 늘 새로운 곳을 찾아가는 야외 활동은 아이에게 다양한 자극이 주어지는 장점이 있지만 신중히 주변을 살펴보고 탐색하면서 느낄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전문 여행가들도 흔히들 이런 말을 합니다. 어떤 곳을 제대로 보고 느끼려면 계절별로 가 보아야 한다고 말이지요. 같은 곳을 찾아 가면 아이들은 식상해할 것 같지만 오히려 더 즐거워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두 달 전 그대로 놓여 있는 돌멩이를 보고 반가워 하고 새로 생긴 개미집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신기해 하지요. 감수성은 무조건 많이 보여 주고 빨리 움직임으로써 발달하는 것이 아니라 자세히 보고, 천천히 걷고, 귀 기울여 듣고, 천천히 느끼고, 여유 있게 생각하는 데서 생겨나는 느림의 미학입니다.
한편 아동 인권, 평화, 환경 보호 등을 주제로 한 그림책을 읽은 다음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천하게 하는 것, 관점의 변화를 일으키는 그림책을 함께 보고 사고와 행동이 경직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도 감수성 발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때 아이가 만난 책 속의 지식이 지혜로 쌓이겠지요. 더불어 감수성도 자연스럽게 발달할 테고요.

* 감수성 발달에 도움이 되는 비룡소의 그림책들

연령 4~5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3년 6월 1일 | 정가 8,500원
시리즈 지브라 1 | 글, 그림 브루노 무나리 | 옮김 이상희
연령 5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7월 20일 | 정가 3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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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밤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보기) 판매가 27,000 (정가 30,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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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 7~9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1998년 6월 10일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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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좋아하는 소 페르디난드 (보기) 판매가 10,800 (정가 12,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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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 7~9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3년 11월 22일 | 정가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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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 11~2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3년 4월 9일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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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휴양지 (보기) 판매가 10,800 (정가 12,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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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 5~7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2년 9월 2일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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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 음악대 (보기) 판매가 10,800 (정가 12,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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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비룡소 창작 그림책 47 | 글, 그림 이기훈
연령 6~13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4년 1월 3일 | 정가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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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피쉬 (보기) 판매가 18,000 (정가 20,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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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 5~1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4년 9월 1일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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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에서 (보기) 판매가 10,800 (정가 12,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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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 3~7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4년 12월 27일 | 정가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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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비룡소의 그림동화 131 | 글, 그림 앤 조나스 | 옮김 이상희
연령 5~7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4년 8월 3일 | 정가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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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비룡소의 그림동화 189 | 글, 그림 센우
연령 5~1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4년 2월 28일 | 정가 14,000원
수상/추천 교보문고 추천 도서 외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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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 6~8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2년 12월 16일 | 정가 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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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지브라 2 | 글, 그림 아오이 후버 코노 | 옮김 이상희
연령 5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7월 20일 | 정가 15,000원
연령 6~8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3년 1월 27일 | 정가 11,000원
수상/추천 칼데콧상 외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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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눈 환한 눈 (보기) 판매가 9,900 (정가 11,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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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비룡소의 그림동화 106 | 글, 그림 아이린 하스 | 옮김 백영미
연령 5~7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3년 8월 1일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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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 이야기 (보기) 판매가 10,800 (정가 12,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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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 4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1월 31일 | 정가 9,500원

▼참고 문헌
에드워드 드 보노, 신기호 역,『드 보노의 창의력 사전』(21세기 북스, 2004)
에드워드 드 보노, 이은정 역,『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샘솟는 드 보노의 수평적 사고』(한언, 2005)
원호섭, 「과학 에세이」, ≪매일경제≫(2013년 11월 6일)


d_img4글 : 김은아 (마음문학치료연구소 소장, 행복한그림동화책연구소소장)
대학에서 국어 국문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아동가족상담과 문학치료학을 공부했습니다. 현재 행복한 그림동화책 연구소와 마음문학치료 연구소를 운영하며 대학에서 아동상담과 아동문학, 부모교육 등의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책 기획자, 특별 기고가로서 어린이책의 매력을 전하기도 합니다. 그림책으로 마음 나눔을 실천하고자 행복한 도서관 만들기 운동과 다문화 가정 그림책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