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가 거의 없는 265페이지 분량의 도서로
책 읽기 좋아하는 초등 5~6학년 아이들에게 추천하는 책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이라고 하면
세계사 배울 때 13세기 이탈리아 탐험가로 전 세계를 탐험하고
그 내용을 책으로 만든 게 동방견문록이라는 정도만 체크하고 넘어갔었는데
이번에 비룡소 문학 고전 시리즈로 나온 동방견문록 읽을 기회가 생겨
시간 나는 대로 읽어봄
동방견문록은 마르코폴로가 직접 쓴 게 아니라
제노바 감옥에 포로로 갇혀 있는 동안
감방에서 같이 지내던 루스티켈로다 피사에게 자신의 여행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1298년 이후 백 가지가 넘는 판본으로 전 세계로 퍼져 나가게 된 책이다.
제3자가 들은 이야기에다 여러 번 번역되고 퍼져나가면서
정확한 사실을 파악하기 어려운 것도 있지만
이렇게 탐험하며 기록을 남긴 것도 귀한 거라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거 같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내용들
티베트고원과 알타이산맥 쪽을 탐험하던 중 머문 지방의 모습들이
처음엔 황당했었는데
지리와 엮어서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되기도 함
지금으로선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지만
이 지방에선 생존이 걸린 문제라
생긴 문화 같음
이곳에서는 만일 남편이 20일 넘게 길을 떠나 집을 비워야 하면,
아내는 남편이 떠날 때 다른 남편을 맞아들여
원래 남편이 돌아올 때까지 같이 살 수 있다.
남자들 역시 어딜 가든 마음대로 다른 아내를 얻을 수 있다.
21 위텐 지방의 풍습
마르코폴로가 전 세계를 탐험하면서
각 지역별 희귀한 물품들을 가져와
교류하면서 부자가 되었다는 얘기에 부러운 마음으로 읽었으나
읽을수록 살아 돌아온 게 경이로울 정도로
정말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이 많은 거 같음
세계를 여행하다 보니 다양한 종교도 많이 접하는데
특히 종교와 관련된 마법 같은 일화는 조금 당황스럽긴 했음..
마르코폴로가 여행 다니는 동안 우리나라의 역사는 어땠을지 궁금했는데
작품 해설에 나와 있음
우리나라의 경우 13세기에 고려가 몽골의 침공을 받았고,
그때 팔만대장경과 함께 삼별초의 항쟁이 있었다.
동방견문록은 워낙 많은 분량에다 여기저기 퍼지면서
왜곡된 내용도 많은데
비룡소 동방견문록의 원서인
프랑스 출판사 에콜데루아지르의 책은
윤문이나 새로 고쳐쓰기 없이 원문의 중요 부분만
발췌한 축약본이라고 함
요즘은 유튜브 검색만 해도 세계 방방곡곡의
문화와 이슈들을 접할 수 있지만
종이 책으로 지도와 내용 왔다 갔다 하면서 읽는 재미와
과거로의 여행 같아 세계 문화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에게
충분히 흥미를 끌 수 있는 책인 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