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쥐 스프 >를 쓰고 그린 아놀드 로벨의 책이다. < 생쥐 스프 >를 재미있게 보았기 때문에 이 책도 기대를 하고 봤는데 < 생쥐 스프 >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통통하고 포근해 보이는 올빼미가 아주 귀여웠고 작가의 통통 튀는 상상력이 빛나는 책이다.
늙고 가엾은 겨울이 문을 쿵쿵 두드리자 올빼미가 몸이나 녹이라며 손님으로 초대했는데 그 겨울은 예의도 없고 자기 멋대로다. 온 집안을 휘집고 다니고 눈으로 가득 차게 만든다.
겨울에게 몸이나 녹이라고 초대하는 올빼미의 생각이 너무 기발하고 순진해서 꼭 아이들을 보는 것 같다. 겨울이 나간 뒤에 벌벌 덜면서 눈이 쌓인 집 안에서 담요를 덮어 쓰고 있는 올빼미의 모습은 정말 귀엽다.
올빼미의 행동들은 아이들과 많이 닮아서 올빼미의 행동에 웃음이 나온다. 계단을 오르내리다가 계단의 딱 중간에 앉아 있는 것도 아이들이 하는 놀이와 너무 닮았고, 침대에 누워있다가 발 있는 곳에 튀어나온 두 개의 혹 때문에 잠을 못 자고 난로 옆, 안락 의자에서 자는 것도 그렇다. 침대는 그 혹 두 개에게 양보를 한다고 하는데 그게 자신의 발이라는 걸 모르는 것이 얼마나 웃기는지…
슬픈 걸 억지로 생각해내서 눈물을 쥐어 짜내서 그걸로 눈물차를 끓여 먹는 것도 신기한 발상이다. 눈물차 맛이 짭조름하다고 올빼미는 말한다. 아이들이 억지로 눈물 짜낼 때 나도 써 먹어야겠다. “니 눈물로 엄마 차 좀 만들어야 겠다”고 주전자를 아이 눈 아래에 갖다 대면 뭐가고 할까? 베시시 웃고 말 것 같다.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달이 자기를 따라 온다고 생각하고 달에게 따라 오지 말라고 하는 부분이다. 어쩌면 우리 딸이랑 똑같은지…깜짝 놀랐다. 우리 아이도 어느 날, 집에 오다가 자꾸만 달을 돌아다 보더니 아주 심각한 얼굴로 “엄마, 달님이가 왜 자꾸만 나만 따라 와?” 라고 물어서 날 웃게 만든 적이 있었다. 지금보다 어릴 땐데 지금도 둥근 달만 보면 그 때 딸아이의 동그래진 눈과 진지한 표정이 생각나서 혼자서 웃는다.
아이의 마음을 이렇게 잘 알고 제대로 표현한 작가가 대단하다. 직접 쓰고 그린 거라 더 생생한 것 같다. 올빼미의 친근함이 더 매력적인 책이다. 아이들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