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철학자 우후의 두 번째 이야기인데 따뜻한 마음을 배우게 하는 책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친근한 캐릭터, 곰이 주인공으로 등장해서 동물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준다. 아이들을 그대로 동물들로 표현한 것 같아서 친근함이 느껴지는 책이다.
여덟 가지의 이야기가 실려있는데 진흙탕에 빠져서 돌아 온 우후에게 엄마가 어떻게 대하는지 나오는이야기가 마음에 든다. 진흙탕에서 엉망이 되어 돌아 온 우후에게 엄마는 옷을 더렵혔다고 화를 내지도 인상을 쓰지도 않고 웃으면서 우후의 기분을 맞춰 주고 마음을 풀어준다. 그리고 진흙을 다 씻어 버리고는 “진흙 괴물이 아니라 우리 우후가 여기 있네”라고 웃는다. 옷을 더럽히고 오면 인상을 쓰는 나를 반성했다. 우후의 엄마처럼 인내를 갖고, 너그러운 마음을 갖고 아이를 대해야 겠다고 반성했다.
또 반짝거리는 오후 이야기도 재미있다. 우후는 자기가 좋아하던 파란 바지가 작아져서 벗어야 하는데 그 바지가 너무 좋아서 벗기가 싫다. 하지만 뱀, 오소리 할아버지와 만나서 이야기를 하면서 깨닫게 된다. 자라면 작아진 옷을 벗어야 하고 그러면 그보다 더 옷을 갖게 된다는 것을. 옷이 상징하는 것은 옷, 그 자체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일 거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정신의 성장, 지식 등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작가가 이 이야기를 맨 마지막에 넣은 의도도 알 것 같다.
눈 내린날 재미있게 놀고 나서 오후에 몸이 더워진다는 우후에게 아빠가 “오후의 몸이 난로다”라고 이야기 해주는데 그것도 아주 멋진 표현이라서 재미있었다. “해가 천천히 걸으면서 딸기를 빨갛게, 가지와 토마토를 크게 만든다”는 부분도 재미있는 표현이다.
긴장감이 넘치는 사건이나 스릴은 없지만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느껴지는 책이다. 아이들의 인성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에 딸에게도 읽어주었다. 스스로 읽을 줄 아는 나이가 됐어도 엄마나 아빠가 읽어주는 걸 즐길 때가 있는 게 아이들인 것 같다.